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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층의 악당>를 만들게 된 계기는?
A.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해서 만든 것은 아니구요. 어느 날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이게 괜찮겠다 싶어서 진행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어릴 때 읽었던 추리소설이나 스릴러물, 제가 평소에 느끼는 감성들이 조합된 것 같아요.

Q. <이층의 악당> 제목이 가진 의미는?
A. 제목이 잘 떠오르는 대본이 있는데 이번에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정말 간단하게 제목을 짓는 게 좋다고 생각하여 '이층의 악당이 세 들어 온다.'는 내용을 담아 <이층의 악당>이라고 지었습니다. 그리고 '악당'이라는 단어 자체가 요즘에 잘 쓰는 표현은 아닌데 추리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단어의 어감이 재미있어서 제목으로 썼습니다. 특별히 심오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Q. 배우 한석규, 김혜수와의 작업은 어땠나?
A. 아주 좋았죠. 한 선배님 같은 경우는 출연작들을 제가 다 기억할 정도로 저한테는 굉장히 대단한 배우였는데 이렇게 감독으로서 때로는 제가 연기지도를 한다는 게 어색할 정도로, 생각해보니까 대단한 경험이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이번 작품을 하면서 좋았던 점 중에 하나가 김혜수라는 사람하고 친해졌다는 거. 그만큼 좋은 동료? 같이 일하는 파트너쉽을 느끼게 해주는 그런 특별한 사람인 거 같아요.

Q. 영화 <이층의 악당>은 한마디로 정의를 내려주신다면?
A. '코미디 영화지만 탄탄한 줄거리와 드라마를 가지고 있는 영화다.'라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Q. 본인이 맡은 캐릭터 '연주'의 매력은?
A. 좀 히스테리컬하고 까칠한 여자라고 할 수 있지만 약간 백지 같은? 백치 같은? 순수한 면이 있고 그로 인해 남들과는 다른 엉뚱함이 있어요. 굉장히 순박하고 여린 면을 가지고 있구요. 자신의 의지와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거에 대해서 스트레스가 있는데 그런 면이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귀엽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Q. 오랜만에 한석규와 같이 작업을 했는데, 소감은?
A. 아주 오랜만에 봤는데, 변한 게 없으세요. 여전히 너무 다정다감하시고 진솔하시고 따뜻하시고. '창인'이라는 역할을 어떻게 표현할지 너무 궁금했거든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한석규씨의 애드립에 굉장히 놀랐는데요, 순간순간 변하는 코믹한 표정과 애드립 때문에 웃음이 터져 촬영이 중단될 정도였어요. 훌륭한 우리시대의 배우와 함께 공연할 수 있어서 좋았고, 각자에게 어울리는 역할로 다시 만났다는 게 정말 소중한 것 같아요. 그리고 한석규라는 사람은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변치 않을 거라는 확신이 생겼고, 정말 좋은 배우라는 거 다시 한번 느꼈어요.

Q. 손재곤 감독에 대해 평가한다면?
A. 제가 개인적으로 감독님을 아주 좋아하는 건 인간 손재곤으로서나 연출자로서 거품이나 군더더기 없이 정말 담백하고 정확하시다는 점이에요. 무언가를 하다 보면 욕심이 생기고 조금 과장되는 게 생기기 마련인데 그런 부분을 견제하시는 건지, 아니면 정말 이분의 영화 스타일 자체가 그런 건지 혼란이 올 정도로 어쩜 이렇게 담백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보통 감독님들 보면 현장에서 카리스마가 있으신데, 손재곤 감독님은 카리스마보다는 아주 수줍은 소년 같은 느낌?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인 스탭부터 막내 스탭까지 감독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너무나 깊은 존중이 있을 정도로 내적으로 아주 탄탄하신 분이시죠. <이층의 악당> 이후에도 감독님 작품이 저는 기대가 되구요, 작업하시면서 점점 더 확실한 자기 색깔이 드러나실 것 같아요.

Q. <이층의 악당>에 참여하게 된 이유는?
A. 시나리오를 건네 받은 뒤 아주 재미있게 단숨에 읽었고, 이야기는 물론 '창인'이라는 인물에 매력을 느꼈죠. 그리고 감독님께서 전작 <달콤, 살벌한 연인> 이후 4년 동안 차기작이 없었는데 얼마나 부단한 노력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거기다 제 스크린 첫 작품을 함께 했던 김혜수씨와 파트너를 하게 된다는 얘기를 듣고 아주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창인'의 매력은?
A. 평상시 저를 탈출할 수 있는, 그래서 좀 더 변화되고 변주된, 진폭이 큰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연기하는 저는 물론이고 관객분들에게 묘한 쾌감을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바로 그런 점이 이번 '창인'이 가진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손재곤 감독과 같이 작업한 느낌은?
A. 평소에 <아파트먼트>를 연출하신 빌리 와일더라는 감독을 무척 좋아하는데, 그 분이 평생 코미디 영화를 작업하신 분이에요. 그 분처럼 웃음과 유머를 통해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제가 손재곤 감독님께 "한국의 빌리 와일더 감독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죠. 우리 손 감독님은 그런 쪽에 있어서 아주 탁월한 재능과 끼가 아주 넘쳐나는 분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감독님과 또 작업을 해보고 싶고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감독님이 한국영화의 코미디 장르에서 한 축이 될 수 있는 그런 분이 되셨음 좋겠습니다.

Q. 영화 <이층의 악당>의 관전 포인트는?
A. <이층의 악당>은 코미디 영화입니다. 부담 없이 즐겁게 편한 마음으로 보시고 감독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 건지 각자 생각해보시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