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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01 > 스타일이 살아있는 멜로영화

2001년 깐느의 선택을 받았던 왕가위의 <화양연화>는 단순한 플롯과 작은 규모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의 가슴깊이 애절한 사랑이야기로 기억되고 있다. 이는 장면 하나하나에서부터 배우들의 의상 한 벌까지 세심한 배려와 노력을 기울인 독특한 미장센과 말로 못 다한 사랑의 느낌을 한껏 살려주는 음악이 어우러져 빚어낸 훌륭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작은 규모의 멜로영화에서도 최고의 스텝들과 함께라면 충분히 독특하고 기품 있는 영화가 나올 것이라는 확신 하에 충무로 최고의 스탭들이 스스로 선택한 영화 <가능한 변화들>은 저예산영화의 한계를 극복하여 스타일이 살아있는 멜로영화가 탄생하였다.

숨결이 느껴지는 리얼한 베드 씬

독특한 멜로영화인 <가능한 변화들>은 두 남녀의 하룻밤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과감하고 파격적인 정사 씬을 선보인다. 그렇지만 단순히 노출만을 부각시키는 정사 씬이 아니라, 영화의 품격과 리얼리티를 위해 그 어떤 영화에서도 선보이지 않았던, 누드예술사진의 느낌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Director of Photography - 김영철

국내 최고의 테크니션 김영철 촬영감독은 국내에 D.o.P 시스템을 정착시킨 장본인이다. 비쥬얼에 대한 장인으로서의 집착은 이 작품을 통해 보다 품격 있는 화면으로 형상화 될 것이다. 특히 <정사>에서 보여주었던 기품 있는 정사장면을 한 단계 성숙시킨 화면을 만들고자 한다.

Production Designer - 이인옥

ISSUE 02 > 탄탄하고 완결성 있는 시나리오

<가능한 변화들>은 2001년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나리오 부문에 당선되었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이창동 감독과 이광모 감독은 아래와 같이 평하였다.

"철학이적이며 종교적인 문제를 영화로 녹여내기란 절대 쉽지가 않다. <가능한 변화들>은 자칫 어려워 보일 수 있는 주제를 리얼리즘을 근간으로 독특한 구성과 미묘한 장치들을 이용하여 영화적으로 잘 풀어내었다... 최근, 한계에 다다른 리얼리즘 형식의 영화들이 일련의 상업영화의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변주되고 돌파구를 찾아야 되는지, 그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앞으로 영화화 되어 좋은 작품으로 탄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감독은 3년 동안 시나리오를 직접 썼으며 2년 동안 각색 작업을 진행 했다. 캐스팅을 위해 접촉한 배우들과 스탭들의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참여 의지는 <가능한 변화들>이 좋은 시나리오라는 분명한 확신과 믿음 때문일 것이다.

미묘하고 독특한 영화적 장치

<가능한 변화들>은 문학적 텍스트가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되는지를 긍정적으로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구성상 1부와 2부, 그리고 A톤과 B톤으로 변주되는 드라마는 자칫 상투적일 수 있는 멜로적인 특성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재미를 줄 것이다.

언뜻 분절되어 있는 듯한 1부와 2부의 이야기가 교회씬 같은 경우, 기묘하게 각 부분의 주인공들이 얽히면서 단순한 이분법적인 구성이 아님을 보여준다. 또한 세밀한 일상의 이면만을 묘파하기 보다는 '검은 옷 사내의 등장' 등 환타지한 설정으로 보다 폭넓은 세계를 아우르고자 하며, 이러한 퍼즐처럼 숨어있는 장치를 찾아보는 재미도 이 영화의 큰 매력이다.

ISSUE 03 > 저예산 영화의 돌파구

최근 제작비의 상승으로 멜로영화의 손익분기점이 최소 100만을 넘고 있다. 이야기의 규모와 상관없이 부풀어가는 제작비의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제작 시스템이 모색되어야 한다.

현물투자 시스템

이에 <가능한 변화들>은 합리적인 최소예산으로 리스크를 분담하고자 했다. 그 대안으로 투명한 예산집행과 제작비의 누수를 방지한 최소비용으로 스탭들의 현물투자 방식을 유도하게 되었다.

자신의 개런티나 장비료 일부를 영화에 재투자하는 방식을 채택한 <가능한 변화들>은 이러한 현물투자 방식을 도입하여 9억원의 순제작비 중에서 3억원 정도의 현금집행을 줄여 6억원의 제작비로 찍었으며, 스탭들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손익분기점에 다다르기 전까지는 마케팅비와 현금투자 원금을 변제하고 나서 현물투자자들의 원금을 균등 배분 하게 되고, 손익분기점이 넘을 경우 자신의 투자분을 외부투자자와 동일한 조건으로 투자 지분을 인정하여 균등 배분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제작사 수익의 50% 환원

또한 제작사 (주)무비넷은 스탭들의 적극적인 참여의지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손익분기점이 넘을 경우 제작사 (주)무비넷에게 지급되는 수익 중 50%를 스탭들에게 환원한다'는 의무조항을 계약서에 명시하였다.

비록 타영화에 비해 적은 개런티로 참여한 스탭들이지만 <가능한 변화들>의 성공은 곧 자신들이 되찾는 기쁨이 될 것이다. 스탭도 영화의 공동제작자이자 완성의 보람을 함께 얻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