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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긋난 사랑의 아픔을 공유한 수인과 미아의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이 극대화 되는 영화의 핵심 공간 '카페 루트'. 이 아름다운 카페가 탄생되기까지는 제작진의 숨은 노고가 있었다.

조창호 감독의 바람대로 전국을 떠돌며 바다를 끼고 있는 카페를 찾아 다니던 제작팀은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위치한 상모리 지역을 어렵게 발견하지만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 곳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된다. 하지만 제작팀은 제주영상위원회의 협조를 얻어 끈질긴 구애와 부단한 노력으로 어렵게 촬영 허가를 받아내었다. 카페의 세트를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정성균 미술감독은 세트 제작 당시 태풍과도 같은 바람 때문에 제작에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른 어떤 곳보다도 영화의 분위기를 잘 담아 낼 수 있는 곳이었다고 전했다. 이렇듯 환상의 섬 제주도의 이국적인 정취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빼어난 풍광을 배경으로 홀로 카페를 지키는 미아의 쓸쓸함과 수인을 향한 심리변화에 중심을 두어 디자인된 '카페 루트'. '루트'란 중세유럽의 관현악기의 한 종류로, 로맹 가리의 단편 소설 <루트>에서 '루트'의 음을 "부드럽고 구슬프고 조금 모호한, 계속해달라는 애원 같기도 하고 비난 같기도 한" 이란 표현에서 영감을 받은 조창호 감독이 직접 지은 이름이다.

이처럼 '카페 루트'는 외부로부터 고립된 공간이자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으로 절망의 순간 다시 시작되는 두 남녀의 애절한 감정과 함께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그들의 가슴 시린 사랑을 더욱 깊고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극중에서 요리사 역할을 맡은 김남길과 전직 보조 마술사 역할을 맡은 황우슬혜. 크랭크인 전은 물론 촬영이 진행되는 기간에도 틈틈이 요리와 마술을 배우며 완벽하게 '수인'과 '미아'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선덕여왕>의 '비담'으로 빼어난 무술 실력을 뽐냈던 김남길이 다시 한 번 화려한 칼 솜씨를 자랑하기까지에는 <쌍화점>, <미인도>, <식객> 등 한국영화 최고의 요리감독 김수진 원장의 도움이 컸다. 평소 라면 외에 요리라고는 손도 대지 않지만 칼 다루는 것부터 세세한 동작까지 김수진 원장으로부터 사사 받아 수 차례 손을 베이는 각고의 노력 끝에 영화 속 전도유망한 요리사의 모습으로 완벽 변신한 김남길. 그가 영화 속 선보이는 다양한 요리를 통해 부드러운 남자의 매력을 발산하며 '미아'뿐 아니라 여성 관객들의 마음까지도 요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극중 사랑했던 연인 '상병'을 돕는 보조 마술사로 등장하는 황우슬혜는 몇 컷의 장면을 위해 마술의 기초부터 하나씩 배우는 열정을 보였다. 마술을 배우는 것이 연기를 하는 것보다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고백하는 그녀는 작은 제스처 하나하나가 중요한 마술에서 거울을 보고 계속 연습을 거듭한 끝에 영화 속 멋진 장면을 연출할 수 있었다고. 그녀가 선보이는 마술은 사랑의 아픔을 교묘히 감추는 '수인'과 '미아'의 비밀스런 속삭임을 표현하며 마술과도 같은 사랑을 기대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