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경은 22일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하하하>의 언론시사회가 끝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홍 감독님과 세 번째 작업이다. 홍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홍 감독님의 영화가 매번 똑같다고 하는데 나는 찍을 때마다 너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생활의 발견>, <극장전>에서 이미 홍상수 감독과 최고의 호흡을 보여준 김상경은 이번 세 번째 만남인 <하하하>에서 캐나다로 이민을 가려는 영화감독 조문경 역을 맡아 다시 한번 자연스러운 연기의 정점을 보여준다. 김상경은 "사실은 찍을 때보다는 보는 게 행복하다"며 "찍을 때는 너무 힘들었다. 내가 촬영을 했었던 건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지금 머리에 남는 건 즐거운 여행이었던 것 같다. 마치 여름에 휴가 갔다 온 것 같다. 영화 보면서 너무 흐뭇했다"고 말했다. 영화 <하하하>에는 김상경, 유준상, 문소리(목소리 출연), 예지원, 기주봉, 김영호 등 지금까지 홍 감독과 함께 해왔던 배우 외에도 김강우, 김규리, 윤여정 등 새로운 배우들이 합류했다. 조문경의 선배인 영화평론가 방중식을 연기한 유준상은 "돌이켜 보면 내가 어떻게 저렇게 했나 했을 정도로 상상할 수 없는 모습들이 나와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통영의 관광해설가 왕성옥 역의 문소리는 사투리 연기에 대해 "부산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 살았기 때문에 사투리 연기는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소리는 함께 칸에 진출한 임상수 감독과 홍상수 감독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예전에는 두 상수 감독님이 노출이 많았던 것 같은데, 한 분은 이불을 덮어주시고 한 분은 여전히 안 덮어준다는 것인 것 같다"며 "그래도 이창동 감독님보다는 다들 유쾌한 분"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부남 중식(유준상)의 애인인 스튜어디스 안연주 역의 예지원은 "이번에는 감독님이 나를 많이 눌러줬다"면서 "최대한 얌전하게 잔잔한 연기를 했는데 오랜만에 이런 연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예지원은 이어 "영화가 웃기고 즐겁지만, 내 역할이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날려고 했다"며 "차마 울지 못했는데 아마 집에 가서 혼자 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경(김상경)의 엄마로 출연한 윤여정은 <하하하>와 함께 <하녀>로 두 편이 칸 영화제에 진출한 것에 대해 "육십 평생 칸에 한 번도 못 가봤는데 기분이 너무 좋다. '오래 연기를 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부터 연기를 잘하려나 보다"며 소감을 말하고, 반면 "대본 없이 연기한 것도 처음이고 환경도 너무 열악해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10번째 장편 영화인 홍상수 감독은 영화에 대해 "통영은 어머니의 고향이기도 하면서도 이상한 매력이 있다. 그곳의 느낌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며, '하하하'라는 제목에 대해서는 "어느 날 지나가다가 '하하'라는 글자가 겹쳐져 쓰여있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여름이 강조되고 웃음소리인 것도 같아 영화 제목으로 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상수 감독은 국내 감독으로 최다인 6번째 칸 영화제에 진출한 것에 대해서 "칸에 가면 많은 사람에게 영화를 보여줄 수 있는데다가 그곳에 가게 되면 다음 영화를 만드는데 이것저것 도움을 받는 부분이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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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불리는 김상경이 "홍 감독의 영화는 찍을 때마다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올해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받은 <하하하>는 캐나다로 이민을 가려했던 나이든 영화감독 지망생 문경이
가장 친한 선배인 영화평론가 중식을 만나 청계산을 갔다가 우연히 얼마 전에 둘 다 통영을 갔다 온 걸 사실을 알고
술자리에서 각자의 통영에서의 여행담을 풀어놓는다는 내용으로, 한국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어머니(윤여정)를 만나기
위해 통영에 내려온 문경(김상경)은 얼굴은 그냥 그런데, 몸매가 너무 마음에 드는 까칠한 성격의 관광해설가 성옥(문소리)을
만나 그녀를 쫓아다니며 구애하고, 애인(예지원)의 여름 휴가를 맞아 통영에 함께 내려온 유부남 중식은 통영으로 내려와
지내는 친한 동생인 시인 정호(김강우)와 거의 매일 같이 술을 마시고 어울려 다니면서 그의 애인인 성옥과 짝사랑하는
정화(김규리)도 알게 되는 한편 결혼을 요구하는 애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전작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한 인물이
다른 장소(제천, 제주)에서 비슷하지만 알고 보면 다른 면이 많은 두 가지 이야기를 펼쳐냈다면, 이번 <하하하>는
두 인물이 같은 장소에서 다른 듯 했지만 같은 인연들이 엮인 이야기를 펼쳐낸다. 홍 감독의 이전 영화들처럼 임자가
있든 말든, 총각이든 유부남이든 어떻게든 여자를 꼬셔보려는, 또는 집착하는 치졸하고 뻔뻔한 남자들과 그런 남자들에게
휘둘리고 넘어가는 바보 같은 여자들의 연애이야기를 그만의 특유의 일상성과 위트로 담아냈다. 일상의 리얼리티에서 떨어져
있으면서도 가장 현실적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그의 방식과 위트는 여전히 가장 큰 힘이며 매력이다. 나이나 취향에 따라
느끼는 공감대와 재미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홍상수 감독의 영화 중에서 가장 가볍고 유쾌하다. 무엇보다 김상경,
유준상, 문소리 세 주연배우들의 능청스럽고 뻔뻔한 연기가 볼만하다. 김상경의 치졸한 연기와 유준상의 어눌한 연기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며, 특히 문소리의 연기는 새로운 재발견이라 할만큼 인상적이다. 현재의 문경과 중식의 대화를
흑백사진으로 처리한 부분도 이채롭다. 내달 5일 개봉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