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래원·엄정화 주연 <인사동 스캔들> 언론시사회 열려

영화 <인사동 스캔들>(감독 박희곤, 제작 쌈지 아이비젼 영상사업단)에서 호흡을 맞춘 김래원과 엄정화가 극중 멜로 라인이 없는 것에 대해 전혀 아쉽지 않다고 밝혔다.

영화 <인사동 스캔들>(감독 박희곤, 제작 쌈지 아이비젼 영상사업단)에서 호흡을 맞춘 김래원과 엄정화가 극중 멜로 라인이 없는 것에 대해 전혀 아쉽지 않다고 밝혔다.

엄정화 역시 "제목과 맡은 배역을 볼 때는 그런 멜로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이 없어서 더 좋았고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방해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실제로도 그런 신이 없어서 촬영하면서 서로에게 야릇한 감정을 느낄 세가 없었다"고 말했다.

<인사동 스캔들>은 한국영화 최초로 그림 복제와 복원과 복제에 대한 소재를 다룬 영화, 김래원이 파리 제3대학 최초의 동양인 복원가이자 귀신처럼 그림을 복제하는 복제 기술자 ‘이강준’으로, 엄정화가 살인, 사기, 복제, 도굴, 밀수입 등 자신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미술계를 쥐고 흔드는 갤러리 비문(秘門)의 악녀 ‘배태진’ 회장으로 각각 출연했다.

김래원은 "환경적으로 예전처럼 여유 있는 촬영이 못됐다"며 "한국영화 시장이 넉넉하지 못한데 그런 환경에서 찍다 보니 아무래도 급하게 찍었던 부분도 있고 잠을 못 자고 찍은 부분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김래원 또 "영화 촬영하기 1달 반 동안 부지런히 복원에 대해서 기술적인 부분도 공부하고 선생님에게 복원가로서의 지나온 삶들에 대해서도 얘기를 많이 듣는 등 준비를 많이 하고 열심히 했는데 막상 영화에는 복원하는 장면이 조그만 나와 아쉽다. 또 가장 추운 날, 가장 춥다는 강원도 산속 얼음 계곡물에 들어가서 몇 시간씩 밤새 찍었는데 정말 잠깐 나와 정말 아쉽다. 나중에 감독님께 말해 영화 끝에 나오는 메이킹 영상에 추가로 넣어달라고 조를까 생각 중이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과감한 헤어와 진한 메이크업, 화려한 의상 등 외모 변신까지 감행하며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한 엄정화는 "영화마다 이이가와 배경, 캐릭터가 다르기 때문에 그 캐릭터에 맞추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 '어떤 변신을 해야지'라는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그것만의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며 말했다.

영화에 대해서는 김래원은 "'인사동 스캔들'은 스토리가 강한 영화고 빠른 템포와 리듬감 있는 영화다. 또 반전과 복원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도 있는 영화"라며, 엄정화 역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고, 미술에 대한 매력도 느낄 수 있는 영화여서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소개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작품으로 데뷔하는 박희곤 감독은 "105일 동안 56회를 촬영하면서 한번도 돌아볼 틈이 없이 달렸던 것 같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열심히 한 날들인 것 같다"며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박 감독은 이어 "인사동의 이면에 관한 것은 책이나 자료를 통해 알 수가 없어서 하루는 시나리오를 쓰고 하루는 인사동을 나가서 인터뷰를 했다"며 "그때 만났던 분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토대로 캐릭터를 만들어나갔고 이후 배우들과 의논을 해가면서 대사나 특성들을 잡아나갔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등장인물들이 평면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에 "등장하는 이유나 살아가고 이유에 대해서 몇 가지 더 나열할 수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인사동 공간 안에 오늘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오늘의 시점으로 담고 싶었다"며 "그들의 과거에 관한 이야기는 최소화하고 과거에 집착하거나 과거에 인연이 매달리는 사람들보다는 오늘의 친구가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는 인사동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 부분들을 배제하는 것이 더 현실감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몽유도원도'고 가짜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가짜를 만들어서 보내준 사람이 일본 사람이라는 사실에 놀랐다"며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실은 꼭 영화에 담아야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인사동 스캔들>은 400년전 사라졌던 조선시대 궁중회원 안견의 그림으로 복원만 된다면 부르는 게 값인 '벽안도'를 손에 넣은 미술계의 큰손이자 자신을 부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갤러리 비문(秘門)의 악녀 ‘배태진’ 회장(엄정화)이 과거 자신의 복원한 그림의 유출사건으로 인사동의 쓰레기로 낙인찍혀 사라졌던 귀신같은 솜씨를 가진 천재적 복원 전문가이자 복제 기술자 ‘이강준’(김래원)을 찾아내 복원할 것을 제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일본 컬렉션에 넘겨 한탕 크게 챙기려는 배태진과 자신을 복원가로 키워준 사찰의 그림과 복수를 위해 계획을 세운 이강준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펼쳐진다. 미술품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았지만 미술품 복원과 복제 작업 과정을 이토록 세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린 영화는 <인사동 스캔들>이 처음이다. 등장인물들의 설명이 부족하고 이강준 일당의 계획이 너무 술술 진행되는 면이 있지만, 숨가쁘게 전개되는 미술품 복원과 복제 과정만으로도 긴장감을 조성하며 극에 몰입케 한다. 또한 복제 기술자들과 미술품 거래의 큰손, 미술품 위작 판매, 사설 경매시장, 위작 공장, 일본의 미술 컬렉션의 은밀한 거래 등 미술계 이면의 다양한 모습과 인물군상들을 보여주며 극의 흥미를 더한다. 여기에 김래원과 엄정화의 연기 대결과 적재적소에 배치된 다양한 캐릭터와 개성 넘치는 배우들의 연기가 잘 어울러져 기대 이상의 재미로 유쾌함을 선사한다. 그래도 악당이 영리하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는 설정은 다소 아쉬우며, 인사동 거리의 모습을 담지 않은 점도 의아스럽다.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이강준이 찾고자 하는 그림의 존재가 드러나는 장면에서 후반부의 반전을 충분히 예상할 수도 있겠지만, 극의 긴장감을 해치지는 않는다. 참고로 이 영화의 반전은 마치 한국 영화 <원스어폰타임>의 반전과 거의 비슷하다. 한편 복제와 복원의 과정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작품보존수복팀에서 한국화 담당을 맡고 있는 미술복원 전문가 차병갑씨와 영화 <취화선>에서 이미 그 솜씨를 발휘한 적 있는 전통 동양화 전문가 이형주 화백이 직접 참여하여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인사동 스캔들>은 12세 관람가로 4월 30일 개봉한다. 과련 <박쥐>와 <엑스맨 탄생 : 울버린>과의 싸움에서 복병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인사동 스캔들]

2009.04.15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