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 "장시간 큰 시험을 치른 듯한 기분"

- 이민우의 스크린 데뷔작 <원탁의 천사> 언론 공개

그룹 '신화'의 멤버이자 최근 솔로 활동에서도 성공을 거둔 이민우(M)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원탁의 천사>(감독 권성국, 제작 시네마제니스)가 16일(수) 오후 4시 서울극장 2관에서 기자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제작사 시네마제니스 김두한 대표와 권성국 감독 그리고 주연배우 이민우, 하동훈, 김상중, 임하룡 등이 참석했다.

<자카르타><피아노 치는 대통령>의 조감독을 거쳐 <원탁의 천사>로 감독 데뷔한 권성국 감독은 "두 주연배우가 가수 출신이기 때문에 일반 배우와는 조금 다른 선입견이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론 내 책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박찬욱 감독이 비를 데리고 영화를 찍으면 뭔가 나올 것 같은데, 내가 이민우와 하하를 데리고 찍으면 좀 가볍게 보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면서 "하지만 이번 작품을 하면서 두 친구들이 너무 열심히 해줬고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고 말했다.

같은 멤버 김동완과 에릭에 이어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이민우는 "노래를 부를 때 잡는 마이크와는 다른 느낌이다. 장시간 큰 시험을 치른 듯한 기분"이라며 "떨리고 긴장되고 창피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가수를 재미 삼아 한 것이 아닌 것처럼 연기 역시 재미로 시작한 것이 아니다"며 "아직은 부족하고 어색한 면이 많지만 '노력하는 사람은 길이 보인다'는 마음가짐으로 항상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하하'가 아닌 자신의 본명으로 첫 주연 신고식을 치른 하동훈은 "수능 때도, 가수 첫 무대 때도 이렇게 떨리지도 않았는데 오늘은 굉장히 떨린다"며 소감을 밝히고 "쇼프로그램에서의 '오바쟁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꾀 부리지 않고 목숨 걸고 찍었다"면서 "편견을 버리고 봐달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웃기야 한다는 것에 대한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노력했다"며 "웃기는 것보다는 나름대로 눈물에 초점을 많이 두고 연기했다"고 말하고 "이번 영화는 내 길을 정해주는 중요한 영화"라며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조폭 두목과 천사 역을 오가며 1인 2역을 소화한 김상중은 "<한반도>에서는 하루 반나절 찍었는데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깜짝 놀랬고 <원탁의 천사>에서는 많이 찍었는데 조금밖에 안나와서 깜짝 놀랬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탁의 죽은 아버지로 출연한 임하룡은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많이 아픈 시절에 영화를 찍게 돼서 오히려 더 오바해서 신파 연기를 했지 않나 걱정이 든다"면서 "보는 내내 먼저 떠난 동생이 생각나 눈물이 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영화 <원탁의 천사>는 천국으로 가기 전 단 한번이라도 아들과 친구처럼 지내고 싶었던 아빠가 불량천사의 도움으로 열여덟 살 고등학생 아들과 동갑내기로 일시 환생해, 우역곡절 끝에 아들과 다시 우정을 나눈다는 내용의 코미디로 졸지에 고등학생이 된 아빠가 아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 해프닝과 감동을 그린다. 죽은 아빠가 아들과 동갑내기 친구로 일시 환생한다는 흥미로운 설정에 몸은 18살이 되었지만 여전히 마음은 중년인 아빠가 실수를 연발하면서 벌이는 해프닝 그리고 하하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버물려 웃음을 선사한다. 하지만 TV 오락프로에서 익히 봐왔던 개그는 한계를 드러낸다. 또, 이야기의 이음새는 허술하고 에피소드 역시 억지스러워 막판 감동을 끌어내기에도 역부족이다. 게다가 영화의 또 다른 축인 불량천사가 조폭 두목을 데리러 간 병원에서 너무나도 우연히도 간호사인 딸을 보고 자신도 환생해, 잠시나마 딸과 사랑을 키워간다는 부분 역시 환생한 아빠의 이야기와 상호작용 하지 못해 재미는커녕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 김상중과 임하룡의 연기는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이민우의 단조로운 연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하동훈의 연기자로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고 김보연의 오랜만의 영화출연은 반가운 일이다.

아들과 동갑내기로 환생한 아빠가 아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 벌이는 좌충우돌 해프닝을 그린 <원탁의 천사>는 쇼박스㈜미디어플렉스 배급을 통해 8월 24일 개봉된다. [원탁의 천사]


2006.8.1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