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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생충에 의한 감염 재난 상황이라는 설정이 매우 독특하다. 어떻게 생각하게 되었나?
A. 3,4년 전에 우연히 연가시라는 기생충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다가 숙주의 뇌를
조종해서 물에 빠트려 죽게 한다는 습성이나 그 후 곤충 몸에서 빠져 나오는 모습이 충격적이었다. 이런 끔찍한
존재가 사람 몸에 들어가면 이야기 거리가 되겠다 싶었다.
Q. 환경오염 영향일까, 바이러스나 기생충에 의한 질병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혹시 모티브로 삼은 것이
있었나?
A. 몇 년 전에 신종플루 사태가 벌어졌을 때, 특효약인 '타미플루' 품귀현상이 벌어졌던 상황을 참고했다.
그 당시 '타미플루' 팔아먹으려고 다국적 제약회사에서 의도적으로 신종플루를 퍼뜨렸다, 누가 '타미플루'를
빼돌려서 비싼 값에 불법 유통시키고 있다, '타미플루'는 진짜 특효약이 아니다, 따위의 수많은 루머들이
인터넷에 떠돌아 다녔었다. 이런 재난 상황이 벌어질 때면 옵션처럼 동반되는 스토리들이다. 연가시는 특이하고
독특한 상황을 이야기 하는 것 같지만, 한번쯤은 경험해 봤거나 어쩌면 머지않아 경험해 볼 지도 모를 그런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더라.
Q. 감염재난 상황을 이야기로 푸는데 있어 가장 중점으로 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이 작품을 하면서 절대 지상과제로 삼은 것은 말이 되는 영화를 만들자는 거였다. 이 영화는 시작부터
있을 법한 이야기여야 하고, 벌어지는 상황들이 그럴 만 해야 하고, 해결되는 결말이 그럴 듯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황들을 뒷받침해 줄 적재적소의 정보들이 필요했다. 이 정보들이 과하거나 너무 깊이 파고들면,
이야기가 어려워지고, 흐름을 놓칠 위험이 있다. 반대로 부족하면 설득력을 잃게 된다. 설득력을 확보하는
데 부족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영화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을 적당한 정보량을 조절하는 게 이 영화에서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Q. 영화 <연가시>의 관람포인트를 뽑는다면 무엇인가?
A. 이 영화는 엄청난 속도감을 보여주는 영화다. 그 방대한 스토리와 정보들을 시간 안에 담아 넣었다는
게 감독인 내 스스로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영화는 숨가쁘게 달린다. 오락영화를 기대한다면, 스토리의 속도만
놓치지 않으면 최소한 지루하지는 않을 거다. 뭔가 남는 게 있는 영화를 기대한다면, 조금만 더 집중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닮아있음을 알아챈다면, 변종
연가시는 또 다른 의미로도 다가올 것이고, 감염자들 속에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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