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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묵

배우 조선묵은 개성 넘치는 조연으로 80년대의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풍미하며 눈부신 활약을 펼친 배우다. 영화 <실종>, <집행자> 등을 제작했을 뿐만 아니라, 2016년 개봉한 유지태·이정현 주연의 영화 <스플릿>에 조연뿐만 아니라 시나리오 에디터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칸트 씨의 발표회>와 <황무지>에 연달아 출연한 그는 "당시 겁이 없었다. 필름마저 빼앗아가는 무서운 세상인 줄 알았다면 출연하지 못했을 것"이라면 소회를 밝혔다. 특히 <황무지>에서는 군복 차림에 시너를 뿌려 불을 붙이며 찍었을 만큼 작품에 대한 열의가 상당했다. 많은 대사가 있는 것이 아니지만 <칸트 씨와 발표회>, <황무지> 모두 피해자이자 가해자였던 그 시절의 인물을 표정만으로도 고스란히 표현해내 관객들을 압도할 것이다.

<칸트 씨의 발표회> 칸트 役
태극기를 늘 들고 다니고, 이름도 직업 등 아무것도 알려진 바 없는 의문의 남자. 성당 앞의 보초를 서 있는 전경에게 종이 태극기를 흔들고, 국군의 날을 맞이해 제식 훈련을 하는 여의도 한복판에서 '실제 상황'이라 외치는 등 알 수 없는 행동을 한다. 언뜻 기괴한 말들을 늘어놓는 그를 지켜본 한 군인으로부터 존재가 밝혀진다.

서갑숙

서갑숙은 <안개기둥>, <우묵배미의 사랑>, <봉자> 등에 출연한 관록의 여배우다. 당시 출산 후 산후조리를 하던 도중에 출연을 하며 화제를 모은 서갑숙은 "이 영화가 시사하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 무엇인지를 가슴 깊이 새기며 촬영에 임하는 동안, 실제의 인물이 된 것처럼 매순간 가슴이 뜨겁고 아팠다"며 촬영 소감을 밝혔다. 또한 "가슴 아픈 이 현실을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이 영화의 이야기"라며 <황무지 5월의 고해>를 영화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누군가의 양심선언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진심을 전했다. 영화 속에서 희망이 사라진 한 여인 '조지미' 역을 맡은 서갑숙은 가슴 절절한 연기를 보여주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