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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밀한 미스터리와 섬세한 드라마의 만남, 그 새로운 세계.

도저히 이유도, 결말도 알 수 없는 상황에 던져진 한 남자. 도대체 그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남자의 기억은 사고와 뇌수술을 거쳐 이미 산산조각이 난 상태. 그 남자의 조각난 기억을 맞춰가며,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 가는 정교한 퍼즐 게임, <거미숲>. 하지만 <거미숲>의 진짜 매력은 그 꽉 짜여진 '미스터리'만이 아니다. <거미숲>은 그 복잡한 사건들을 겪어 가는 인물의 치열한 감정변화에 집중한다. 그 섬세한 시선이 바로 <거미숲>의 다른 한 축인 '감성 스릴러'이다. 사건의 정교함과, 그 사건을 겪는 인간의 치열한 감성을 너무나도 잘 조화해 낸 <거미숲>은 2003년의 <살인의 추억>과 <올드보이>의 '웰메이드 미스터리 스릴러'의 계보를 이어가면서, 감성적으로 업그레이드된다. 2004년, 한국관객은 '미스터리 감성 스릴러' <거미숲>의 강렬함에 열광하게 될 것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감우성, 신비한 흡인력 서정의 첫 조우

오랫동안 만나왔지만 배우 이전에 매력적인 남자로 먼저 다가왔던 감우성. 하지만 그가 드라마에서 한 걸음 옮겨와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단 한편의 영화를 통해서 자신의 끼를 풀어내자, 사람들은 그가 무엇보다 연기 잘하고 안목 있는 배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떤 캐릭터를 입혀도 잘 소화 해낼 수 있는 마스크, 일상의 언어와 행동들이 풀어내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매력적인 연기. 부드러운 미소와 다정다감한 이미지 아래 그는 심장에 불을 가두고 있는 남자였다. 그리고 <섬>이라는 한편의 영화로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킨 서정. 그녀는 다른 여배우들과는 다른 독특한 행로로 그 이력을 시작했다. 그 작품에서 보여준 너무도 강렬한 이미지 덕분에 그녀의 다양하고 섬세한 면들은 늘 가려져 왔다. 사실, 서정은 도발적이고 자극적인 이미지 뒤에, 누구도 다 알 수 없는 신비한 매력을 품고 있는 여자였다. 그 두 배우가 숨겨둔 끼를 풀어내기 위해 신중한 인내 끝에 선택한 영화 <거미숲>. 언 듯 보기에 서로 전혀 다른 지점에 서 있는 듯한 두 배우가, 신뢰할 수 있는 한 작품에 대한 열정이라는 공통점으로 만나 강렬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2004년, 관객들은 감우성과 서정이라는 두 배우의 새로운 카리스마에 중독될 것이다.

단편 <소풍>으로 한국 최초로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쥐고 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송일곤 감독. 그의 첫 장편 영화 <꽃섬>은 섬세한 감성의 표현과 아름답고 독특한 영상미로 평단의 주목을 받으면서 국내외의 각종 영화제를 휩쓸었다. 그런 그가 이제 관객과 만나서 더 넓은 소통을 하고 싶다는 당당한 포부를 가지고, 한편의 잘 만든 상업영화를 내놓았다. 진중한 작가영화와 흥미 넘치는 상업영화의 경계에서 그 팽팽한 긴장을 놓지 않은 영화 <거미숲>. 2004년, 관객들은 그 긴장이 폭발하는 <거미숲>을 통해 송일곤 감독의 진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