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소 a smile
 


2003, 드라마, 98분, 15세 관람가

제 작 : 미소필름
공동제작 : 가을엔터테인먼트
제 작 : 김석구 l 프로듀서 : 임순례
각본/감독 : 박경희
촬 영 : 임재수 l 조 명 : 정승주
편 집 : 박유경 l 동시녹음 : 김병철
배 급 : 동숭아트센터 ...more

2003년 2월 13일(금) 개봉
상영관 : 하이퍼택 나다
홈페이지 www.dsartcenter.co.kr

2003년 서울여성영화제 개막작!

 

출 연
소 정 : 추상미
지 석 : 송일곤
비행강사 : 조성하
안작가 : 진
민 수 : 박원상


About Movie ∥ 프로덕션 노트


세계 유수의 영화제가 발견한 시네아스트
: 서울여성영화제에서 밴쿠버까지...잇따른 러브콜

 

임순례 감독이 프로듀서를 자청하고 나서고 작가주의 영화에서 개성있는 연기를 선보인 저력있는 스타 추상미의 노 개런티 출연 등의 화제를 뿌리며 만만찮은 저력을 지닌 영화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미소>는 서울 여성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이 되는 것을 기점으로 2003년 내내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이 되었다. 재능있는 신인 작가들을 정확히 발굴해내는 것으로 정평이 난 밴쿠버 영화제 용호상 부문에 진출한 것은 물론, 이전 배용균, 문승욱 감독이 수상한 바 있는 로카르노 영화제에서도 비경쟁 부문인 '현재의 감독들'에 박경희 감독을 초청하였다. 또한 '북미의 칸느 영화제'라 불리며 아시아 영화를 북미 지역에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해온 토론토 영화제의 '크리틱스 초이스' 부문과 올 해 초 열리는 예체보리 영화제의 'Asian Hot' 부문에도 초청되었다. 녹녹치 않은 신인 박경희 감독은 국내 영화계 주목할만한 여성 감독의 등장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세계가 그 진중하고 철학적인 사유에 호기심을 표명하는 등 미래의 시네아스트로서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재목이다.


주저앉기보다 고통에 대해 사유하기
: 한국 영화 최초로 절망과 고통을 사유하는 진정성 있는 여성 캐릭터의 등장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고통받는 여성은 많았으나 고통을 생각하는 여성은 처음이다"
- 남인영(서울 여성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이제까지 영화 속 여성들은 고통이나 재난에 닥쳐 그것을 견디고 가는 인내심의 화신이거나 흔히 남자로 대변되는 구원의 손길에 의지해 가는 연약한 소녀에 지나지 않았다. 멜로드라마에서 흔히 드러나는 고통의 스펙타클은 '그녀에게 얼마나 큰 고통이 닥쳤는가' 또 '그 고통 속에서 얼마나 큰 파장으로 괴로워하여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가'를 중심으로 고통과 여성을 함께 즐기는 방식을 택해왔다.

하지만 <미소>의 소정은 우연하게 닥친 절망적인 상황으로 고통받는 그녀의 모습을 관객이 연민의 시선으로 즐길 수 있도록 놓아두지 않는다. 극심한 충격과 두려움으로 고동치는 내면과 달리 그녀는 외양적으로 여전히 일상을 살아가며 할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사진을 찍으러 경주로 떠나고 훗날 눈이 보이지 않을 때를 대비하여 포커스 아웃된 사진을 찍어보기도 한다. 소정은 관객 입장에서 당혹스러우리만큼 냉정하다. 때론 벽에 머리를 쿵쿵 부딪는 것으로 괴로움을 토로하지만 이 작품에 애틋한 감정이 깃든 최루성 시도는 전혀 배제되어있다. 오히려 감정선을 끊어내면서 소정이 처한 상황, 그녀의 감정을 냉철히 그려내는데 주력한다.

소정은 자신에게 닥친 고통의 실체를 확인하길 원하고 앞으로 닥쳐올 절망적인 앞날을 어떻게 끌어안아야 하는가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진정성을 가진 최초의 여성 캐릭터이다.


삶이란... 불가해한 우연의 연속 : 애쓰지만 안되는 것이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 삶이다

 

<미소>는 갑작스런 삶의 위기를 맞은 한 여자의 행로와 선택이 만들어 내는 슬픔과 어리석음 혹은 우스꽝스러움을 담담히 따라가며 삶과 인간에 대한 본질적 사유를 유도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삶의 본질을 꿰뚫고 고통을 초월한 반가사유상의 미소

박경희 감독은 실존의 한계에 부딪힌 사람들이 저지르는 해프닝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예컨대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거나 소정처럼 시력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전에 무언가 가치 있는 일들을 해 내야한다는 감정에 빠지고 또 그럴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건 사람들의 착각일 뿐이라는 것이다. 삶이란 언제나 이해하고 다 알아서 행하기 어려운 것이다. 단지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고 사는 것 뿐이다. 소정도 반가사유상의 미소를 촬영하는데 집착하고 시력이 없어지기 전 비상하여 넓은 시야를 가져보려 한다. 그러나 촬영한 미소는 늘 포커스가 나가있고 비행기는 추락한다. 애쓰지만 안 되는 것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 삶이다. 건조하게 그려지는 일상 속에서 폭발 직전인 소정의 내면은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해한 삶의 모습 그대로이다. 이런 의미에서 <미소>는 모든 것을 다 알 것 같지만 언제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어리석음에 대한 한 편의 담담한 우화로 읽혀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