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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전공했지만 영화판은 커녕 장판만 긁고 있는 진규. 에로영화사 '온니포맨'(only 4 Men)의 감독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한다. 다음 날 합격통보를 받은 진규는 출근하자마자 <올누드보이>의 조감독이 되고, 반복되는 거짓말 헌팅과 도둑촬영으로 '잡놈새끼들'이란 욕설에도 익숙해져 간다. 반면, 대사보다 몸연기가 더 자신있는 <올누드보이> 여배우 사빈은 자신의 몸만 지켜보는 스탭과는 달리 에로영화의 작품성을 고민하는 조감독 진규가 새롭게 보이고 회식 술자리가 끝난 뒤, 뜻한대로(?) 진규와 만리장성을 쌓는다. <올누드보이>와 사빈 사이에서 정신 없는 진규에게 그의 시나리오를 본 충무로 영화사에서 러브콜이 오는데…

각본/감독 : 공자관

낯뜨거운 세계로의 떳떳한 초대

내 인생의 가장 드라마틱하고 인상적인 순간이 있었다면 그건 에로영화를 했던 스물 다섯에서 스물 일곱까지 삼 년 동안이었던 것 같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우화의 주인공처럼 누군가에게 미치도록 그 삼 년 동안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에로영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성(性)을 상품화하는 것으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가진 성에 대한 편견과 억압만큼이나 그들도 사회의 편견과 가식, 이중적인 잣대로 상처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이 그들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에로비디오 세계에 한 때 몸담은 사람이라면 공자관 감독의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공자관은 그가 만든 에로영화로 한 때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유인즉슨 그가 만든 에로영화는 과장된 신음소리로 말초신경만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깃발을 꽂으며>(2002)와 같이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담으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개봉을 앞둔 <색화동>은 치열했던 3년 동안의 에로 영화판 경험을 토대로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려준다. 생생한 현장에서 베일에 감춰져 있던 흥미진진한 에로현장만이 아닌 그 속에 있는 사람의 모습에 주목한다. 그래서 <색화동>은 일회성 재미에만 그치지 않고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이 있다.

- 미상

[FILMOGRAPHY]

2007년 [색화동]
2003년 [이태원 버스] [하지마]
2002년 [깃발을 꽂으며] [만덕이의 보물상자] [이쁜이] [로또걸]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