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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에게는 이름조차 생소한 '루게릭병'을 처음으로 조명하는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는 전도유망한
법학도였다가 의식과 감각은 그대로인 채 온몸의 근육이 점점 마비되어가는 '루게릭병'에 걸려 서서히 죽어가는
'종우'(김명민)와 어린 시절 한 동네에서 자란 그와 운명처럼 재회해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한 뒤 그를 곁에서
헌신적으로 사랑하고 간호하며 끝까지 지키는 장례지도사 '지수'(하지원)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다.
기본적으로 시한부 인생의 남자와 그의 곁을 끝까지 지키는 착한 여자의 사랑이야기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최루성
신파 멜로'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박진표 감독은 감정을 극단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병마와 힘겹게 싸우는
종우의 모습은 그저 담담하게 보여주며, 그들이 겪는 고민과 아픔, 상처를 진솔하게 담아낸다. 또 눈물을
삼키며 의연하게 그를 지켜내려는 지수의 감정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또한 주된 공간이 병실과 장례식장이지만
침울하기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고 따뜻하다. 종우와 지수에게 병실은 단지 병을 치료하는 곳만이 아닌
사랑을 나누는 공간이다. 또한 그곳에서는 둘 외의 다른 가족들의 따뜻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힘은 두 배우의 연기에 있다. 실제 환자들의 병 진행속도에 맞춰 20kg 이상을
감량하며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김명민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그 어느 영화보다도 빛나는 연기를 선보인
하지원의 눈물 열연은 공감대와 함께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후반부 뒤늦게 남편의 고통을 몸소 느끼고 오열하는
하지원의 연기는 칭찬할 만하다. 하지원의 나름 과감한 베드신도 눈길을 끈다. 할머니가 깨어나지 않는 식물인간
남편을 원망하며 뺨을 때리는 신은 인상적이며, 종우의 시신을 염습하며 그의 품에 안기는 지수의 마지막 장면은
하지원의 노래와 어울러져 깊은 여운을 남긴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두 주인공의 이야기 외에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잘 살지 못해 생각보다 단조롭게
느껴진다는 점. 그래도 누군가를 깊게, 열렬히, 순수하게 사랑해 본 이라면 그들의 사랑이야기에 절로 눈물이
날듯.
2009.09.15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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