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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 역 | 배우 조민상

"제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활동보조서비스가 꼭 필요합니다"

사고로 하루아침에 중증장애인이 됐다. 혼자 거동조차 힘들지만 장애 등급 심사에서 경증에 해당하는 5등급 판정을 받는다. 취업하려 애쓰지만 등급은 번번이 그의 발목을 붙잡는다. 어머니가 물려준 작은 집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도 될 수 없다. 자립을 위해 애쓰지만 잘못 받은 등급 때문에 번번이 거절당하고, 마지막 동아줄처럼 느껴지는 장애인 선배 병호의 말을 따른다.

병호 역 | 배우 임호준

"넌 운 좋은 줄 알아, 새끼야"

장애인 제도의 허점을 꿰고 있어 편법으로 장애인 등급을 받는 법에 빠삭하며, 순진한 장애인들을 등쳐 먹는 일에 능하다. 순진해 보이는 '재기'는 그의 새로운 희생양이다. 행정 소송을 해서 장애 등급을 낮출 수 있는 방법과 취업자리를 알아 봐주겠다는 핑계로 이제 막 장애인이 된 '재기'에게 호의를 베풀며 접근한다. 자연스럽게 '재기'의 돈을 갈취하며 급기야 '재기'의 사촌 누나 '은주'에게까지 손대려 한다.

은주 역 | 배우 한태경

"재기야, 누나 식당 일 못하게 됐어"

'재기'의 사촌 누나로, 5년 전 암으로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아들을 키우며 식당 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재기'의 사고 이후 '재기'까지 돌보며 숨 가쁘게 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나마 생계를 이어갈 수 있던 식당에서 일을 못 하게 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병호'의 활동 보조사 면접을 보게 되지만, 활동 보조사 채용은 핑계에 불과했다. 더러운 현실이지만 '재기'와 아들을 생각하면 쉽게 포기할 수가 없다.

봉수 역 | 배우 송민혁

"그래, 형이 그 유명한 달리는 2급이야"

'재기'가 교통사고로 입원했을 때 같은 병실을 사용하며 안면을 텄다. 멀쩡히 걸어 다니고 홀로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지만 '병호'의 코치 하에 장애인 2급 판정을 받는다. 자신과는 달리 어리숙한 '재기'가 눈에 밟힌다. 그런 '재기'에게 장애인 복지혜택과 전동 휠체어 사용 방법 등 장애인으로서 살아가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하지만 '봉수'가 할 수 있는 건 거기까지다. 평생 장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도와준 '병호'라는 권력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눈치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