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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예고한 제보 전화를 받은 뉴스 메인 앵커, '세라'

"자꾸 눈앞에 나타나요. 죽은 모습 그대로"

강렬하다! 천우희, 완벽함 뒤에 감춰진 새로운 얼굴을 만나다!

'강렬함'과 '새로움'. 장르도 이야기도 다채로웠던 천우희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두 단어다. <써니>, <한공주>를 거쳐 <곡성>과 <우상>, <버티고> 등 인물의 드라마틱한 서사와 감정을 관객에게 납득시킬 때에도, 평범해 보이는 인물의 남다른 매력을 돋보이게 만들었던 [멜로가 체질]과 <비와 당신의 이야기>등의 작품에서도 그는 늘 새롭고 강렬했다. <앵커>에서 천우희는 메인 뉴스 간판 앵커의 전문성, 늘 최고의 자리에 머물러야 한다는 강박과 불안, 사건의 진상을 쫓는 집요함, 비밀 속으로 성큼 걸어 들어가는 용기와 모든 것이 흔들리는 진실과 맞서는 혼돈까지. 천우희는 <앵커>에서 그 어느 때보다 해내야 할 것이 많고 감정의 진폭이 컸던 '세라' 또한 특유의 강렬함과 설득력으로 표현해냈다.

죽은 제보자의 정신과 주치의, '인호'

"혹시 압니까? 그 사람이 정세라 씨한테도 찾아올지"

미스터리하다! 신하균, 비밀을 증폭시키며 의심을 드리우다!

신하균은 응시하는 시선만으로도 캐릭터의 속내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배우다. 전신마비의 장애보다 고군분투하는 간절한 진심이 더 와닿았던 <나의 특별한 형제>, 피해자의 가족이자 형사임에도 숱한 의문을 자아내며 스릴러의 긴장감을 책임진 [괴물] 등의 최근작은 그가 가진 결의 단적인 예다. <앵커>의 '인호'는 의사 역에 강한 신하균의 필모그래피에서도 새롭다. 최면 전문으로, 환자의 무의식 속으로 들어가 병증의 원인을 강박적으로 파헤친다. 죽은 제보자의 주치의였던 그가 사건 현장에 왜 찾아오는지. 자신에게 '미소'의 증세를 물어보러 온 '세라'에게 왜 '그 사람'을 언급하며 공포를 자극하는지. 수상한 전적은 물론, '그 사람'의 존재를 '세라'에게 일깨우는 그는, '세라'와 관객의 의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며 <앵커>의 미스터리를 밀어붙인다.

딸의 메인 뉴스 앵커 자리에 집착하는 엄마, '소정'

"엄마 생각에는, 이거 너한테 기회야. 진짜 앵커가 될 기회"

유일무이하다! 이혜영, 불안을 자극하며 긴장을 더하다!

데뷔부터 기존 배우들의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새로운 배우의 등장을 알렸던 이혜영. 시대보다 한발 앞서 도착한 개성으로 다른 누구도 할 수 없는 새로운 영화들의 대표적인 얼굴이 되었다. 한국 영화 부흥기의 대표작들 출연에 이어 <피도 눈물도 없이>로 연기 인생에 굵은 획을 그은 이혜영은 <당신얼굴 앞에서>와 <소설가의 영화>, [킬힐] 등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간 '엄마' 역할조차 희생하는 모성이라는 통념을 벗어난 입체성으로 연기한 이혜영은 <앵커>에서 딸의 성취를 자기 것으로 욕망하며 딸을 강박으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가장 가깝고도 끔찍할 수 있는 모녀 사이의 긴장감을 생생하게 그려내며 극에 서스펜스를 더한다.

'세라'의 자리를 위협하는 보도국 기자, 서승아ㅣ박지현

"하…이런 식은 아니죠. 다 끝났어요. 이젠 제 자리라고요"

아나운서 못지않은 진행 실력을 가진 보도국 기자. 국장이 눈여겨보는 기대주. 기자 출신 앵커가 주목받는 상황에서 아나운서로 시작해 겨우 3개월의 보도국 수습기자를 한 '세라'에게 '승아'는 충분히 위협적이다.

누군가 자신을 죽이러 올 거라는
전화를 건 제보자, 윤미소ㅣ박세현

"제 죽음이 정세라 앵커의 눈으로 확인되고, 보도되면 기쁠 것 같아요"

6살 딸과 사는 20대 미혼모. 뉴스 생방송 시작 직전, 제보 전화를 걸어온다. 늘 '세라'처럼 살고 싶었다는 그녀는 '그 사람'이 자기를 죽이러 올 거라고, 꼭 '정세라' 앵커가 자신의 죽음을 확인하고 취재해 달라는 섬뜩한 말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