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재, 남기웅, 임필성 3인 감독 프로젝트 <쇼 미> 첫 공개

- 전통설화를 모티브로 판타지와 코믹액션, 에로, 호러 등 다양한 장르로 담아내..

임창재, 남기웅, 임필성 등 3인의 감독이 연출한 <쇼 미 Show Me>(제작 세디프, 시월시네마)가 26일 오후 3시 20분 서울 시네마오즈 상영관에서 첫 공개됐다. 세네프 2003이 디지털 영화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세디프지원작(세네프 디지털 펀드)으로, <쇼 미 Show Me>는 한국 전통설화(說話)를 모티브로 세 명의 감독이 판타지와 코믹액션, 에로, 호러 등 다양한 장르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옴니버스 디지털 영화로 임필성 감독의 <자장가>, 남기웅 감독의 <준비된 악당은 속도가 다르다>, 임창재 감독의 <멀고 가까운> 등 3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 지난 23일 첫 상영된 바 있었지만 2편의 영화만 상영돼 이날 상영이 완성작으로 첫 공개된 것. 이날 상영장에는 세 명의 감독이 만들어 낸 독특한 영화를 보기 위해 모여둔 관객과 독립영화인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으며 프로듀소를 맡은 안철호, 감독 임창재·남기웅·임필성과 주연 배우 기주봉, 박지오, 조민선 등이 참석했다. 한편, <자장가>의 주연을 맡은 박해일은 이날 참석하지 못했다.

첫 번째 에피소드 <자장가>는 연출한 임필성 감독은 "오늘까지 후반작업을 하느라 완벽한 상태에서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말한 뒤 영화에 대해 "주인공의 심리적인 상황과 죄책감을 다뤘다. 그리고 주인공의 의식에 따라가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영화 <자장가>는 어머니를 살해한 영민(박해일 분)이 시체를 지하철을 돌아다니며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이야기로 몽환적이고 판타스틱한 분위기로 그려내고 있다. 최근 <국화꽃 향기> <살인의 추억> 등에 출연해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는 박해일이 주인공 영민 역을 맡아 열연한다. 하지만 검은 봉지가 어머니의 시체라는 설명이 부족해 영화의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감독은 이 부분을 재편집한 뒤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임필성 감독은 <소년기>, <베이비> 등 단편영화로 주목받아온 신인으로 현재 극영화 <남극일기>를 준비중에 있다.

이어 두 번째 에피소드 <준비된 악당은 속도가 다르다>를 연출한 남기웅 감독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돈과 권력을 집착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뤘다"며 소개하고 이어 "특히 가진 자들이 항상 이기는 현 사회의 부조리한 한 단면을 보여주는 한편의 우화 같은 영화"라고 덧붙였다. 영화 <준비된 악당은 속도가 다르다> 혹부리 영감을 모티브로 백수건달 건태(기주봉 분)가 인사동 한 상점에서 100만원만 투자하면 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벼락부자 설화지도' 얘기를 듣고 그 지도와 지도 속의 도깨비 방망이를 얻기 위한 과정을 코믹하고 판타스틱하게 그려낸다. 돈과 권력을 집착하는 현 시대의 단면을 풍자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강철> <대학로에서...> <우렁각시>에 이어 남기웅 감독 특유의 색깔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고생 끝에 도깨비집에 도착한 건태가 돈 대신 도깨비들에게 죽도록 얻어맞는 마지막 반전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마지막 세 번째 에피소드 <멀고 가까운>는 연출한 임창재 감독은 "현재와 상관없이 과거의 이야기로서 잠자고 있는 설화 속으로 들어가 꿈꾸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트랜스젠더로 카페주인 역을 맡은 박지오는 "본격적인 한국영화는 첫 작품인데 좋은 감독들과 하게돼 감사한다"고 말하고 "절름발이 같은 사람 세 명이 모여서 살아가는 이야기"라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첫 데뷔작인 조미선은 "첫 작품인데 좋은 감독들과 하게돼 너무 좋다. 좋은 기회를 준 감독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멀고 가까운>은 최근 <하얀방>로 데뷔한 임창재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선녀와 나무꾼을 모티브로 한 에로틱 판타지로 땅속에 숨겨진 보석을 찾아내는 신비로운 능력을 가진 아내와 한량 같은 남편, 둘 사이에 생긴 절름발이 벙어리 딸의 이야기이다. 정제된 영사미가 돋보이는 반면 영화의 생략이 심해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로미오와 줄리엣" 등으로 탄탄한 연기실력을 쌓은 박지오와 전수일 감독의 <파괴>에서 주연을 맡은 김영민 그리고 신인 조미선이 주연을 맡았다.

한편, 이날 상영은 상영관의 시설 미비로 상영도중 포커스가 나가고 필름과 사운드가 끊기는 사고가 여러 번 발생해 영화의 집중도를 떨어뜨려 관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필름페스티발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영화 <쇼 미 Show Me>는 일부분을 수정한 후 올 연말쯤 개봉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감독 임창재, 임필성, 남기웅)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