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는 작업을 위한 수단 . 잘난놈과 잘난녀의 밀고 당기기 게임
섹스는 작업을 위한 수단~
섹스는 작업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상대방의 마음이 자신에게 넘어 오면 가차없이 등을 돌리는
작업남 민준(송일국)과 작업녀 지원(손예진)이 만났다. 첫 눈에 강하게 끌린 이들은 상대가 결코
쉽지 않음을 프로의 직감으로 느끼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는 것은 선수로서 용납이 되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빨리 끝내고자 하는 남자와 절대 쉽게 줄 수는 없다는 여자의 밀고 당기기
게임이 시작된다. 결코 이들에게 사랑이 존재했을까? 영화를 보는 그대들이 판단을 하길 바란다.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는 그랬다. 자기는 120명의 여자를 모두 사랑했더라고
멜로와 코믹의 조화 - 하지만 여운과 감동이 없는 시트콤
상업영화에 없어서는 안될 멜로와 코미디, 액션을 맛깔스럽게 섞은 <작업의 정석>은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만나 아옹다옹하다가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는 도식적인 결말에서
‘한참’이나 벗어나 있다. 그런 면에서 <작업의 정석>은 관객의 예상을 한 치도 어긋남 없이
따라가는 로맨틱 코미디와는 ‘격’이 다르다.
팽팽한 두 사람의 줄다리기는 제주도에서 막을 내린다. 처음에는 아주 구질구질한 여인숙에서 마무리를
질것 같았는데, 송일국 열성 아버지 노주현이 폭풍우를 뚫고 자식을 위해 돈과 옷을 구해주어.
백만원짜리 방에서 다금바리 회를 먹는 전혀 감동이 없는 드라마가 시작된다. 돈 많고 직업 좋고..
하룻밤을 여자 때문에 몇 백만원을 투자한다면 이 세상에 작업남이 안되는 놈이 바보가 아닐까?
나라도 지원(손예진)과 멋진 하룻밤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작업남이라면 연애의 법칙의 박해일처럼
여관비도 줄일려고 노력하는 공짜로 돈 안들이고 목적을 쟁취해야.하는것이 진정한 작업남의 생리가
아닌가? 단순히 정복을 위해 애태우는 여자를 잡기위해 하루밤에 몇 백만원은 정말 너무 커 보인다.
만약 송일국같은 근사한 외모와 재력이 빵빵해도 작업남이 안된다면 고자가 아닐까? ^^^
섹시한 미녀는
뽕짝을 좋아하고 나이트클럽에서 경품권을 위해 화끈한 물 쇼를 벌인다.
<작업의 정석>은 아기자기한 에피소드와 촌철살인의 대사로 인해 웃음의 횟수와 강도에 있어 제법
만족스럽다. 영화는 코믹한 에피소드를 시시때때로 나열해 가면서 객석을 향해 흥을 청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손예진의 본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현철의 노래에 맞추어 추는 모습은 진짜 섹시하다.
그리고 나이트클럽에서 추는 춤의 마지막을 물쇼로 마무리하는 장면은 역시 손예진의 매력이 넘쳐난다.
로맨틱 코미디의 정형을 독특한 캐릭터 구축으로 피해가는 <작업의 정석>은 요즘같이 쌀쌀한 날씨에
영화에 대해 이것저것 따지기보다는 영화 속 주인공인 ‘지원’과 ‘민준’의 작업담에 기꺼이 오감을
맡길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웃기만 한다면 남는 게 없지 않는가?
<선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오기환 감독의 5년만의 신작 <작업의 정석>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로 타고난 끼와 감각을
인정받은 신정구 작가가 통통 튀는 것 같은 탄력이 넘치지만 그 감정의 굴곡은 일정하여 영화를
보고 나오면 별로 머리에 생각나는 게 없다.
사소하지만 사실감 넘치는 에피소드가 부족으로 관객들로부터 “그래, 내 이야기야”라는 공감을
이끌어 내기가 아주 힘들다. 영화가 만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법, 연애를 하면서 겪게
되는 연인들의 각양각색의 이야기들을 채워 넣어 보는 이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했을 거지만.
영화를 보면 씁쓸해진다.
<작업의 정석>은 가벼워서 즐거운 영화이다. 이 영화 어디에도 심각한 구석이란 없다. 이 말랑한
로맨스를 보는 동안만큼은 사랑과 연애라는 단어에 경계선을 긋고 싶지 않아진다. <작업의 정석>은
지원과 민준을 예쁜 리본으로 묶은 채 영화를 끝맺지 않는다. 둘 사이에 당장 생겨난 호감이 나중에
어떻게 변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믿음은 남는다. 끝까지 연인 사이로 남지는 못한대도
계속 해서 좋은 친구로 남을 것 같다는 예감 말이다.
과연 로맨틱 코미디의 정수를 보여주겠다고 공헌한 오기환 감독의 <작업의 정석>은 극장 문을
나서는 관객들을 분명 행복하게 만드는 영화일까? 찡그리게 만드는 영화일까? 영화를 보는 그대들이
판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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