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동안 영화속에서 보아왔던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떠올려 보자.
'아멜리에(2001년 국내 개봉작)'의 주인공 '아멜리에'는 우연한 기회에 남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 이후부터 그녀는 정말이지 정의의 행복 전사처럼 자신이 직접 나서서 사람들에게 잔잔하고도 큰 기쁨을 안겨주는 임무를 스스로 떠맡게 된다.

'철도원(99년 국내 개봉작)'의 주인공은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그 무엇보다도 자신이 철도원이라는 것을 앞세우는 캐릭터다. 철도원이기 때문에 항상 그 자리를 지켜야 하고 눈물을 흘려서도 안되는 직업정신이 투철한 주인공이다.

'조폭마누라(2001년 개봉작)'의 '은진'은 여자 조폭이다. 조폭이라는 남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세상에 둘도 없는 언니의 죽음앞에서는 끝없는 슬픔의 나락으로 빠져드는 캐릭터다.

'2009 로스트메모리즈(2001년 개봉작)'의 '사카모토'는 이성적이고 냉철한 형사지만 조국을 되찾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을 대하면서 내면의 변화 과정을 겪게 된다.

이처럼 영화속 인물들은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거나 아니면 다양한 상황속에서 변화되기도 한다. 너무 장편 영화만을 예로 들어 미안하긴 하지만 보다 많은 관객들이 본 영화를 예로 들어야 이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서 그런 것이니 양해를 바란다.

어찌되었든 여러분이 만든 주인공을 여러 가지의 사건이나 상황을 통해 감정 변화를 겪게 하거나 그런 상황에 처하게 하면 할수록 좋다. 주인공의 감정변화가 어떻게 전이될 것인가에 관객들은 조바심을 내고 갈등과 번민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야기는 흥미진진해진다. 하지만 독특한 캐릭터가 다양한 상황속에서도 일관된 행동을 보인다면 그것도 재미있는 캐릭터 설정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이야기든 주인공의 캐릭터가 범상하면 궁금증부터 유발한다. 범상한 상황과 범상한 캐릭터가 만났을 때 최상의 꺼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진 정형화된 인물이 나오면 이야기의 흥미를 반감시킬뿐 아니라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된다. 일단 재미가 없으니까.

정형화된 인물을 등장시키더라도 새로운 모습으로 특화시켜야 한다. 조폭도 여자 조폭이 신선한 이미지를 주는 것처럼 정형화된 캐릭터의 재창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한편의 시나리오상에서도 등장인물의 경중이 서로 다른데 주연, 조연, 단역 등으로 구분한다. 물론 가장 많이 나오는 사람은 주인공이다. 그렇다면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아야 함은 당연하다. 조연이라 해서 가볍게 다뤄서는 안된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는 제각각 확실하고 분명해야 한다. 다만, 주인공은 다른 인물들에 비해 단면이 아닌 입체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쉽게 말하면 주인공의 희노애락이 한 편의 이야기에 녹아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주인공이 한편의 시나리오에서 서로 다른 행동과 생각을 했다고 하면 이를 한번에 관통할 수 있는 요소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납득도 되지 않는 중구난방의 행동과 대사가 이유없이 나온다면 올바른 캐릭터의 설정이라고 볼 수 없다. 서로 다른 행동과 말을 했더라도 연결고리는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쓸 때 캐릭터의 설정은 매우 중요하다. 캐릭터가 바로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원천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고로 캐릭터 하나만 잘 만들면 시나리오의 반이상은 완성된 것과 같다. 초보자들에겐 설명이 너무 어렵지 않았나 싶다.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