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자 하는 이의 관심을 얻게 되면 어떤 소재나 아이템이든 그때부터 이야기 요소로 등장하게 된다.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요소들은 결투, 사랑, 추구, 모험, 추적, 구원, 탈출, 복수, 의문, 경쟁자, 희생자, 유혹, 변신, 변모, 성숙, 금지된 사랑, 희생, 발견, 놀람, 음모, 지독한 행위, 상승과 몰락, 웃음 등등을 들 수 있다.

보통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이야기들의 요소들을 살펴보면 위의 것들이 하나 이상씩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을 이야기 속에 첨가하여 인물들을 움직이게 하고 요소들에 대한 결과를 만들어가게 된다.

이야기가 보다 흥미진진하려면 인간의 복잡한 감정들을 사건의 상황들과 잘 맞물려 극대화되어 표현되어야 한다. 재미있는 요소라고 해서 무조건 쏟아놓는 것은 안된다. 재미있는 요소들을 얼마나 유효적절하게 배치하고 이야기를 엮어갈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광복절 특사'는 주인공들의 교도소 탈출과 복수, 경쟁, 음모, 웃음 등이 한번에 녹아있는 영화다. 이처럼 여러 가지의 매력적인 요소들을 시나리오에 담고자 할 때는 이야기를 빈틈없이 엮어야 한다. 요소들을 잔뜩 넣어놓기만 하고 잘 버무리지 못하면 오히려 섣부른 시나리오가 되기 쉽상이다. 여러 가지의 요소를 한 편에 다 수용하기가 버겁다고 생각된다면 한두가지의 요소만을 잘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너무 욕심을 부리다가 오히려 전체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으로'는 외할머니의 사랑과 희생, 상우의 정신적 성숙이 영화 전반에 잔잔하게 묻어나고 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종두와 공주가 만나 사랑을 하게 되는 '오아시스' 역시 시나리오의 요소들이 이야기 곳곳에 장치되어 있다.

이처럼 영화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으려면 삶 속에서 인간을 변화 혹은 변질시킬 수 있는 마력같은 요소가 필요한데 바로 시나리오 속의 이야기 요소들이 그 역할을 하게 된다.

이야기 구도는 크게 대립 혹은 장애물 구도로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영화는 인물간의 대립 혹은 대결구도나 이런 것이 없을 경우는 목적을 향해 가는 길목에 장치되어 있는 장애물 구도를 이루고 있다. 대립이나 대결구도는 인물간의 대립을 통해 긴장을 유발시킬 수 있고 끊임없이 관객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과연 이야기의 끝이 어떻게 맺게 될 것인가를 끝까지 보게 하는 심리적인 장치이면서도 이야기 진행의 굳건한 장치라 할 수 있다.

원하는 자와 줄 수 없는 자, 복수하려는 자와 복수를 당하지 않으려는 자, 사랑하는 자와 이별하려는 자 등처럼 인물간의 대립뿐 아니라 인물의 내면과 외면, 인물과 주변 환경(가족, 사회, 제도, 법, 기관 등)과의 대립도 이런 구도에 속한다고 하겠다.

장애물 구도는 주인공이 헤쳐 나가야할 현실이며 미래이다. 하나의 고비를 넘기고 나면 다음의 고비가 또 생성된다. 그렇게 주인공은 난관과 맞닥트리게 되고 그 난관을 뛰어넘게 되는 것이다. 만약, 사랑하는 두 남녀가 있다고 하자. 이들의 사랑에 아무런 제약도 없이 사랑을 한다면 싱거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사랑을 억압하고 서로를 갈라놓게 하는 요소들이 작용해야만 관객들이 그 사랑 이야기에 마음을 졸이며 보게 되고 눈물을 흘리거나 감동을 받게 된다. 난관을 극복하지 못했을 경우 비극이 될 것이며 무사히 극복한다면 그들에게 해피엔딩이 보장될 것이다. '폰'은 신문기자인 지원이 원조교제 기사의 피해자에게 집요한 협박전화를 받게 되면서 시작된다. 전화번호를 바꾸고자 하나 번호는 단 하나밖에 없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되고 '폰'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과 반전을 늦추지 않고 진행된다.

흥미로운 이야기 구도는 대립이나 장애물등의 전체적인 구도 이전에 얼마만큼 관객의 심리를 긴장과 이완의 상태로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장면의 지속적인 연결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것이 놀라움이든 비밀이든 감동이든 공포든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다면 아주 흥미로운 구도라고 할 것이다.

주인공은 단일 주인공이든 복수 주인공이든 뜻을 같이하는 인물들을 하나의 인물로 여기면 된다. 그렇게 하면 여러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고 해도 스토리를 진행시켜 가는데 대립 혹은 장애물 구도를 활용하여 시나리오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가문의 영광'은 엘리트 사위를 맞으려 하는 아버지와 아들 형제 그리고 딸을 같은 목적을 지닌 주인공으로 볼 수 있으며 엘리트인 준서는 이들에 반하는 인물이라 보면 된다. 서로 대립되는 상황 속에서 남녀 주인공은 대립을 하나의 완충요소로 흡수해 가는 과정이다.

'아유레디?'는 과거속의 악몽을 지니고 있는 주인공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단일 주인공이라고 한다면 그들의 악몽이 주인공과 대립하는 요소로 작용되는 것이다.

시나리오를 씀에 있어서 아이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양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아이템이라도 스토리 구성이나 진행이 서투르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템을 어떤 시나리오의 구조 즉, 패턴으로 풀어가느냐가 아주 중요하다.

아주 기막힌 음식의 재료가 있다고 하더라도 요리를 못하면 재료조차 엉망이 되는 이치와 같다. 제3자는 분명 전체의 패턴에 묻혀 숨어있는 기발한 아이템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아이템을 더욱 빛을 발하게 하는 것은 바로 스토리의 패턴임을 염두에 두도록 한다. 요리의 과정이 결과를 만들어내듯이 아이템을 이야기화 하고 시나리오화 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템을 더욱 빛나게도 할 수 있고 한순간에 휴지통에 버려질 수도 있다. 아이템을 어떻게 더욱 빛나게 발전시켜 나가는 가는 차후에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영화란 결국 인간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가 시나리오 상에 녹아 영상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