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아이템을 갖고 있는가는 시나리오가 지닌 매력의 출발이자 동시에 끝이기도 하다. 영화적 요소가 강한 컨셉의 선택은 그래서 중요하다. 물론 영화적인 테마도 컨셉과 더불어 함께 작용된다는 것을 제고해야 한다.

'동갑내기 과외하기'나 '살인의 추억', '조폭 마누라', '친구' 등등은 제목에서도 그 컨셉을 유추할 수 있다. 컨셉이 드러나는 경우 관객의 호기심이나 흥미를 우선은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 '재미있겠다'하는 생각이 들거나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어야하지 않을까. 그 판단을 어떻게 하는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객관성을 띠고 생각해 보도록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그래야 한다는 건 아니다.

나름대로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극화할 가치가 있다면 거기에 애정을 담아 집필에 몰두하시길....

어떤 시나리오든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얼마만큼 살아있고 리얼한 캐릭터를 창조해 냈는가에 따라 영화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라 할 것이다. 개성 있는 캐릭터의 깊이 있는 성찰이야말로 영화를 보다 영화답게 만드는 요소이다.

'살인의 추억'에 나오는 박 형사(송강호 역)나 '오아시스'에 나오는 종두(설경구 역)는 그 인물이 지닌 캐릭터의 면면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장면에서 보여지는 캐릭터의 몸짓, 대사 하나도 섬세하게 그려줄 필요성이 있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그래야 캐릭터의 모습이 더욱 생생하게 살아난다. 대사만이 아니라 영화는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에 캐릭터의 작은 동작 하나에도 많은 의미가 담겨있기 마련이다.

각자가 매력 있게 보았던 영화 속 캐릭터들을 떠올려보시라. 왜 그들이 그렇게 매력적이었던가를....

영화를 만들기 위한 작품의 완성도는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발상을 하고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여러 가지의 테크닉을 익혔다면 이제는 완성도를 추구해야 한다. 그 완성도가 높을수록 시나리오는 관객에게 또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이야기지만 프리즘처럼 다양한 색채를 관객 각자에게 빛을 발하게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빈틈없이 꼼꼼한 이야기의 진행은 작가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의도를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 캐릭터와 사건 혹은 에피소드에 집약된 일관되고 총체적인 시나리오는 다른 영화와 차별성을 지닌 완성도를 유추할 수 있다. 말하자면 개성 있는 시나리오가 된다는 것이다.

영화를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주연 캐릭터에서가 아닌 여기저기서 나올법한 에피소드의 연결은 그것이 아무리 창의적이라 해도 그 영화만의 독특함을 살려내지 못한다. 어디에나 어울리는 캐릭터, 어디에나 어울리는 에피소드라면 과연 어느 개인 작가의 고유성이 담긴 시나리오가 나와줄까?

완성도란 꼼꼼함이며 주제나 인물에 대한 남다른 성찰로 이뤄지며 그 시나리오만이 가진 색깔이며 매력이다.

영화적 컨셉을 얼마만큼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는가 하는 것은 그 시나리오의 가치기준이 될 수 있다. 이 시나리오가 과연 영화화했을 때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오락성도 그렇다고 의미도 지니고 있지 않다면 그 가치는 과연 어디에 두어야 할까? 어느 한 면만이라도 영화화될만한 작품성이나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할 것이다. 하지만 가치만 있고 영화적인 완성도가 떨어진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한번의 대박을 꿈꾸기보다는 꾸준히 오랫동안 사랑 받는 영화도 좋지 않은가! 짧은 기간에 흥행 괘도에 오르는 것도 좋겠지만 나름대로의 가치나 작품성을 지녀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작품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작품일 것이다.

그런 작품을 쓰다보면 언젠가는 올 것이다. 본인이 쓴 시나리오가 영화화되고 연일 매진에 박스오피스 1위라는 차트와 만나게 될 날도 올 것이다. 진정으로 이것이 꿈이 아니길.....

영화는 개인이 움직여서 제작되는 것이 아니고 적은 금액이 투자되어 만들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영화처럼 단계별로의 끼가 모여서 완성되는 예술품도 없다. 때문에 개봉을 하고 나면 투입되었던 인력이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정도로 관객의 동원도 중요하다.

어쩌면 영화란 기획에서부터 관객의 동원까지가 영화제작의 한 패러다임이라 할 것이다. 기획, 투자, 제작사, 작가, 감독, 배우, 연출, 스텝, 관객 등등 그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하게 여기거나 지나쳐 버린다면 그 영화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제작도 장기간 소요되고 작품 하나에 매달려 있었던 인력구성원을 본다면 한 편의 영화를 만드는 데에 있어 경제성을 점검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의 영화작품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인력과 수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제작비 또한 만만치 않다. 여러분이 쓴 시나리오가 영화화되었을 때 성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공을 떠나 찾는 사람이 없는 영화를 만든다는 건 그야말로 서글픔일 것이다. 지금부터 자신의 시나리오가 돈이 되기를 기원해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로 인하여 즐겁고 더 행복할 수 있도록....

영화는 종전에 비해 보다 산업적이 되었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문화를 먹고산다. 문화를 먹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사람들이 된 것이다. 삶의 질 향상이니 하는 말들도 모두 이런 인간의 문화적 욕구 충족이 현대인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실감하게 한다.

의식주의 해결만으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의식주의 해결만으로는 살 수 없는 것이 현대인들이다. 그들은 타인의 생각을 알고 싶어하고 창의적인 예술과 그 시대의 문화를 즐기고 싶어한다.

현대인들의 문화적 욕구충족은 나날이 고도화되고 예술가들의 고뇌 역시 점층 가도를 달릴 수밖에 없다. 일반인들의 문화 예술적 감각도 끊임없이 고도화되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의 생각을 뛰어넘은 그 무엇, 그러면서도 그들을 리드할 수 있어야만 현대의 문화예술은 온전하게 자리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