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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강 : 아이템을 특화시켜라 ::


copyright ⓒ 2002 양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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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활패턴은 문명의 이기속에서 시대적인 변천을 거듭해 왔다. 인간사의 변천은 영화의 변천사와도 같다. 아니 영화의 변천사가 인간의 생활 변천사와 같다고 해야하나? 이처럼 시대적인 흐름속에서 영화의 소재나 아이템 역시 그 주류속에서 발전되고 변천 혹은 변형되어 왔으니 말이다.

영화의 아이템은 다양하지만 인간과 인간의 다양한 시각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영화속 아이템은 항상 존재해 있는 것들의 재생이라 할 것이다. 같은 소재를 사용함에도 서로 다른 이야기가 등장함은 바로 사물을 바라보는 작가적 시각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각 개인에게 주어진 자연 혹은 사회적 환경, 개인의 역경에 따라 그 사람의 생활방식이 바뀌고 가치관이 바뀐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그 속에서 소재의 진부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방식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진귀한 발상과 새로움의 미학들이 인간의 정서를 동요시켜가며 어느 순간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 시각을 풀이해내는 방법에 있어 차등이 이뤄지기 때문에 많은 예술가들이 지금까지 존재하고 앞으로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호기심은 끝이 없어 늘 새로운 것을 찾고 정서의 위안을 각종의 예술이란 장르를 통해 얻기를 기대한다. 이런 기대심리는 작가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도록 충동질하고 작가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아주 작은 것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인간을 미래로, 내면으로, 공간으로 여행시켜가며 새로움의 꼬투리를 찾아 유영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는 인간의 욕구와 흥미를 충족시키는 하나의 오락적 요소로 작용한다. 예술적 장르의 하나인 영화를 통해 미화되거나 이야기화 되었을 때 우리는 극장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야기는 인간의 역사만큼이나 오래전부터 존재해왔던 장르이며 현대인들은 이야기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자고 나면 인터넷이라는 문명을 통해 헤아릴 수 없는 이야기들이 떠돌고 하루에도 수백종에 이르는 새로운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때문에 새로운 발견을 통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작가의 고통은 클 수밖에 없다. 이야기의 실마리를 어떻게 찾아내고 어떻게 풀어가야 할 것인가? 행여 이미 있는 이야기는 아닐까? 고민도 만만찮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키기 위한 전초전에 불과하며 이러한 노력조차 기울일 수 없다면 새로움을 찾아내는 작가적 재능조차 발휘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시작하기를 중단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아니 남다른 독특한 작가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며 작가에겐 끊임없이 솟구치는 욕망이자 에너지여야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며 씨앗이 땅에 떨어지게 되는 순간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라면 이미 남들로부터 작가적 재능을 인정받고 있을 것이다. 남들보다 뛰어난 감성을 인정받았기에 본인 스스로도 표현하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테니 말이다. 문제는 재능을 어떻게 키워 나가느냐일 것이다. 인내심의 발현 또한 중요한 요소라 할 것이다.

# 모티브 발견하기
 

소재는 항상 가까운 곳에 숨어있다. 그것을 발견하려는 작가의 관찰력과 통찰력이 좀 필요할 뿐이다.
주변의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왜?'라는 것을 끊임없이 붙여보도록 하자.
사물이든 생각이든 '왜?'라는 질문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이자 또다른 보고(寶庫)의 발견지이다. 뜻하지 않았던 이야기의 동기를 혹은 자연의 동기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한순간에 정서를 사로잡는 단어나 문장을 잃어낼 수 있을 것이다.

'오아시스', '버스 정류장', '생활의 발견' 등을 보면 우리 주변의 사소하고 흔한 장면에서부터 이야기의 출발이 시작된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부터의 관찰이 혹은 '왜?'라는 출발이 이들의 영화를 존재하게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

'오아시스'에서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종두와 공주가 만나 사랑을 한다면 어떨까? 그런 점에서 '오아시스'는 이야기의 동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버스 정류장'은 사회적으로 소외되었다기 보다는 인생을 삶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노총각과 여고생이 일궈내는 또다른 사랑이야기다.


# 아이템의 재생과 창조
 

- 역사이래 순수하게 새로운 창조란 없었다. 에서 의 창조가 아닌 에서 또다른 의 창조가 이뤄졌던 것이다. 새로운 이야기 역시 이미 존재해 있는 모습에서의 변형과 융합 그리고 작가적 새로운 시각의 재조명이 이야기에 개입된다. 그리하여 모방이나 표절을 뛰어넘는 작가적 고유 아이템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존재 아이템의 재생이면서도 새로운 창조로 가는 출발이라 할 것이다.

TV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예라고 할 것이다. 가족·남녀·제도와 비제도·의식과 의식·현재와 미래·과거와 현재 등등 갈등과 고민 그리고 해결이라는 방식의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던 안방 드라마의 주된 소재들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항상 재창조라는 방식으로 되풀이된다. 그것은 시대가 바뀌면서 가치체계가 바뀌고 갈등의 내용과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 발상하기
 

평소 흔히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면 거기에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 발상을 해보라. 평범을 넘어선 새로운 시각의 아이템이 떠오를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에서 플러스 발상 혹은 마이너스 발상을 하게 되면 색다른 가치기준의 이야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아유레디?', '예스터데이', '무사' 등등 한국의 블록버스터들이 관객의 외면을 당하면서 향후 한국에서는 블록버스터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조차 난무한다. 한국의 블록버스터들이 실패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튼튼하지 못한 시나리오에 있다고 본다. 할리우드 방식의 겉모습만을 차용하면서 그들의 시나리오는 흉내내지는 추월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상황들이다. 할리우드의 현란한 기술을 따라잡기에도 힘들어 시나리오의 내러티브 형성은 아예 젖혀놓은 느낌마저 들어 아쉬움이 크다.

블록버스터의 경우 영상의 웅장함 혹은 화려함에 비해 시나리오에 작가적 시각의 배제 혹은 축소되어 평균치를 뛰어넘지 못했다. 할리우드형의 영상액션만을 차용하고 그 영상에 준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만드는 일에 플러스 발상을 시도했더라면 참패는 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 작가적 시각만들기
 

소재나 아이템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 내가 먼저 생각한 아이템이라 해서 남들이 생각하지 말란 법은 없는 것이다. 사람들의 생각와 방식이 유사하다면 그것은 희귀성이 떨어지고 새로움의 가치조차 만들어지지 않는다. 작가 방식으로의 독특한 시선으로 풀이하되 그것이 납득 가능성을 지녀야 한다. 아무리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템일지라도 관객을 납득시킬 요소가 없다면 결코 특별하지도 좋지도 않은 것이다. 작가적 시각이라 해서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작가적 시각이지만 그것이 이야기로 만들어졌을 때는 타당성을 지니고 있어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결혼은 미친짓이다'에서의 '연희'는 결혼을 하고서도 사랑하는 남자와의 생활또한 포기하지 못한다. 보편적인 사회 통념으로라면 '연희'는 불륜을 저지르는 불륜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녀는 관객으로부터 이해를 얻는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이 좌절되고 사회적 제도속의 결혼을 선택하지만 그녀는 제도속의 피해자로 남는다. 왜일까? 결혼 적령기가 되면 결혼을 해야하는 보통의 여자이기 때문은 아닐까. 그럼에도 그녀가 사회적 통념을 깨고 이중생활을 과감하게 단행할 수 있었던 것은 진정한 사랑때문이었다고 이름을 붙여줄 수 있을까. 여기서 작가적 시각이 발휘된다고 할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구상하고 아이템을 떠올렸다면 각자의 아이템에 대한 새로움과 설득 가능성(영화적 리얼리티)이라는 점에 있어서 과연 몇 점을 줄 수 있을지 그 가치를 측정해 보기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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