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에 이어 이번 영화도 조직 폭력 집단이 나오는 영화군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계속 조폭 영화만 만드는데. 그냥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보는 수밖에.

이번에 등장한 조폭은 <신라의 달밤>에서 보았던, 조폭과는 반대 급부의 조폭입니다.
한마디로 멍청한 조폭이라는 뜻이죠. 조폭이 일반적으로 멍청하다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요류라고 할 수 있지만, 대체로 학력이 낮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죠.

암튼 이번에 등장한 두식이는 무식한 조폭의 대명사입니다. 그래서 결국 그는 고등학교에 편입하게 됩니다. 공고나 상고도 아니고, 인문계로 가지요. 조용한 시골학교에 갔으면 괜찮았을 것을, 도시의 인문계에 가는 바람에, 일은 괴상하게 꼬입니다. 학교의 비리를 알게된 것이죠. 그리고 조폭의 트래이드인 정의와 사회구현을 앞세우며, 학교의 비리와 싸웁니다. 결과는 뻔하죠. 암튼 조폭이 나오는 영화치고 재미없는 영화는 없다죠? 이 영화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조폭의 약발이 아직까지 유효한지?

- from 가리봉동 면도칼 to 영화를 맹그는 아그들

영화를 맹그는 아그들아 보거라! 잉∼

나는 가리봉에서 정의 구현과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활동하고 있는 정의 사회 정화 위원회 제3지부 부위원장 면도칼이다. 본명은 비밀 보장과 국가 안녕을 위하야 밝힐 수 없음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그 점 널리 이해바란다. 아무튼 2001년도 한해동안 너그들 영화를 맹그는 것들의 고생은 내 진심으로 치하한다. 그리고 국제 호텔 사건의 진상을 리얼하게 표현한 <친구>나 정의 구현과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가 큰 여성 동지들의 활약상을 잘 보여준 <조폭 마누라> 그리고 우리 조직들도 고학력 고학벌이라는 점을 자알 대변해준 <신라의 달밤> 마지막으로 우리 조직과 종교간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잘 보여준 <달마야 놀자>는 정말 잘 보았다. 물론 너그들이 우리 세계를 정확히 모르는 바, 미비한 실수도 있고, 간혹 우리는 가지고 너무 후까시 잡는 단체로 표현한 것에 대해 심기가 좋지는 않았다. 그렇치만서도 항상 느그들이 우리 조직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 주고 있다는 점은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도 머지 않아 <대부>와 같은 좋은 영화가 나오리라 믿는다. 만약에 돈이 없어 못 만들라치면 언제든지 가까운 지부로 연락 바란다.

그러나! 이번에 할 말은 좀 해야것다. 내가 일전에 우리 위원장님의 명령 땜시 <두사부일체>라는 영화를 보았는디, 개인적으로 제목은 마음에 들었다만, 영화 내용이 영 맘에 들지 않았다. 이유인 즉, 이 영화는 일단 우리 조직원들의 애환이 없다. 그리고 말만 조폭 영화이지 우리 얘기는 전혀 없다는 것이야! 전혀는 아니지만 거의 없다는 것이지. 심지어 고삐리들에게 맞는 장면이 있는가 하면 선상들한테 작업 들어가는 조직원의 모습도 나오고, 심지어 대학 안나왔다고 지랄하는 오야붕도 나오고, 영 맘에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일전에 절을 접수하는 영화가 있어서 한번 문제가 되었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학교를 접수한다는 둥, 영 우리 속을 좋지 않게 만들었다. 이것들아! 만들려면 제대로 만들어라. 우리가 너그들 시다바리가? 어이? 암케나 웃기기만 하면 끝나는 줄 아는데. 그러지 마라! 내년에도 그런 식으로 영화 찍으면 그 회사는 접수해버릴 것이니 조심하기 바란다. 이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우리 가리봉 지부 가족들의 마음을 대표해서 내가 쓴 것이다. 잘해라! 잘해!

- 2001년 12월 가리봉에서 대졸 조직원

그리고 우리도 다 이메일 쓸 줄 안다. 우리가 접수한 PC방이 몇 개인데. 한메일 아니고 핫메일도 쓸 줄 안다.
조심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