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정말..재미나게 지내는 요령 1.
맥없이 웃기는 영화?! 조폭 코미디 - <보스상륙작전> <가문의 영광>

추석에는 가족들과 지내야 한다지만, 매번 그렇게 지낼 수 없지 않을까? 매번 가족들과 같이 오손 도손(?) 이야기의 꽃을 피우는 것도 한계가 있으리. 그래서 나름대로의 시간을 알차게 보낼 방법들을 궁리하게 된다. 만인의 문화생활 영화관으로 가게 된다. 잘 고른 영화 한편, 열 시사회 부럽지않다. 올 추석에는 그나마 볼만한 영화가 한 주 앞당겨 개봉되는 바람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허수가 많으니 잘 골라야 한닷.
코미디, 멜로, 액션, SF, 애니메이션 등 모든 장르가 어우러진 연휴 기간에 영화 잘 보자.

우선,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조폭 코미디 영화 들이 기다리고 있다. 추석하면 성룡이 나오는 홍콩 액션 영화가 친숙하지만, 끊임없이 나오는 조폭 코미디에 더 친숙해졌다. 추석시즌 흥행 가도의 양대산맥을 거두고있는 <보스상륙작전>과 <가문의 영광>을 살펴보자.

<보스상륙작전>은 9월6일 개봉하여 최다 스크린(전국 220개)를 잡았다. 또, 많은 구설수 속에 영화는 본의 아니게 홍보 된 영화다. 유명 연예인부터 시작하여, 국회에 계신 높은 어르신까지도 정치적인 시선으로 영화를 각각의 입장으로 해석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 <보스상륙작전>은 검찰이 룸싸롱을 개업하여 범죄를 소탕한다는 이야기이다. 조폭 코미디는 신선도가 떨어진지 오래지만 꾸준히 자기 복제를 거듭한 결과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영화다. 하지만, 재미는 있다. 그 재미가 전반전으로 끝나서 그렇긴 하지만 말이다. <보스상륙작전>은 그나마 이야기의 흐름은 자연스럽다. 각 장면마다 순발력 넘치는 웃음을 선사한다. 전반전은 재미 있지만 후반전은 체력적인 결함일까 자칫 졸릴 수도 있다. 그때부턴 각각의 캐릭터 분석을 시작하자. 캐릭터에 애정을 품고 나면.. 영화가 정말 유쾌해진다. 출연배우 많다고 어지럽다 그러지 말라. 다다익선이라 하지않던가? 그것도 막 우겨주는 조폭 코미디란다. 벌써부터 본전 생각하면 쓰나? 극장에 불도 안 들어왔는데?!

영화 <보스 상륙작전>운 시트콤<세친구>의 방송 작가출신 김성덕 감독의 데뷔 작품이다. 시트콤 작가 출신답게 영화가 눈에 익은 유머로 가득 차있다. 이런 점은 주인공이 따로 있는 다른 장르 영화보다 강점이다. 모든 출연자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각 영역에서 빛을 발한다. 많은 출연자 덕분에 쉴 틈을 주지않고 관객들은 웃기에 바쁘다. 각기 다른 성격의 배우들을 적절하게 배치한 치밀한 구성력은 대단하다. 자칫 산만해질 수도 있는 영화를 말이다. 전에 개봉한 영화들은 웃음 강박증에 싸여 웃음의 타이밍을 잃었다. 대개는 웃기는 영화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애기 하느냐 하겠지만, 이건 정말 중요하다. 재미있는 코미디라도 반복하면 지루하고, 지겹다.
신선한 소재를 뒤업고 계속 옷을 바꾸어 입고 있는 조폭 코미디. 발전은 있다. 나태해지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다.

두 번째로 요즘 한창 주가를 영화 <가문의 영광>는 영화 <보스상룩작전>과는 달리 배우에 의존한 영화다. 흔한 소재는 아니지만 이야기의 구성력이 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일명 김정은, 정준호 흥행 쌍두마차에 유동근의 코믹한 변신이라면 어느 누구도 마다하지않고 당장 극장에 달려갈 기세다. 이야기는 전라도 지방 조폭 가문 3J 의 막내 딸과 결혼 할 위기에 닥친 엘리트 출신 남자의 인생역전 극이다. 자신들과의 의사는 반영되지않고 같은 침대에서 하룻밤을 보낸 그들의 앞날은 파란만장하기만 한데… 영화<가문의 영광>에서 단연 돋보이는 역할은 유동근이다. 그 동안 무게 있는 역할로만 나오거나, 다정다감한 남자로 나왔다. 구수한 사투리부터 각 장면마다 어울리는 의상을 손수 준비했다. 그리고 능수능란한 표정 연기와 코믹한 연기로 김정은 역시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전작에 비해 말이다. 이들 사이에 끼어든 남자 정준호도 역시 소탈한 이미지로 맞선다. 원래 조폭 코미디가 장르의 일관성이 없기로 소문난 영화지만, 코믹, 멜로, 가족주의, 로맨틱 코미디 등 잡탕 식 코미디는 좀 자중 했으면 한다.

영화 <가문의 영광>은 매 장면 에피소드를 나열하듯이 이야기를 끼어 맞추기에 급급한 느낌이다. 좀더 이야기를 매끄럽게 다듬지 못한 결과라 할까? 배우에게 별다른 제한 없이 연기를 하는 방법도 좋다. 좋은 점이 돋보이려면 연출력이 뒷받침되어야 그 영화는 더 돋보인다. 영화가 좋아서가 아니라 배우들의 애드립에 반한 관객들이 극장으로 발을 내딛는다. 여전히 자신의 고유한 특징인 채 걸죽한 입담의 막강 공세를 펼치지만 무턱대고 남발한다면, 잘 만들어진 영화라 생각하지 않는다. 순간 순간 박수는 받겠지만 영화가 끝났을 땐 계속 박수 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 이미지보단 배우들의 연기의 폭에 맞춘 발랄한 영화다. 끝까지 영화에 집중하려면 바늘 정도는 준비 해야 할 듯.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코미디 영화가 개봉했다. 처음에 선보였던 신선하고 유쾌한 느낌의 영화보단, 장르 영화의 답습으로 인한 애매모호한 코미디 영화로 자리잡았다. 각자의 취향에 따라 영화를 선택하겠지만,
보고 난 뒤 본전이 생각나는 건 너무 욕심이 많아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