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의 장르의 변주는 끊임없이 진화한다. 번한 내용에 지친 관객들의 취향이나 문화적인 코드를 이용해 뻔한 결말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을 극장으로 다시 오게 끔 일종의 마법을 건다. 다분히 미국의 문화적인 성향이 짙은 영화 <피너츠 송>은 그들의 문화적인 일면과 그들의 생활방식을 간접이나 체험할 수 있다.

영화 <피너츠 송>의 주인공 크리스티나(카메론 디아즈)는 샌프란치스코에서 문어발식 연애 사업으로 이름을 널리 알리며 지내는 최고의 여성이다. 물론 그녀 주변의 친구들의 자태 또한 아름답다. 그녀들에게 남자란 하룻밤을 즐기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남자에게 몸과 마음을 다주는 행위는 자신에게 상처만을 입힌다며, 그냥 그시간을 즐기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오늘도 그녀들의 쿨한 일상이 시작된다.

시작부터가 무언가 대단한 암시를 던지는 듯한 영화 <피너츠 송>이다. 그렇다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것은 없다. 이제부터 영화를 즐겨보자. 화려한 조명이 쏟아지는 밤에 하룻밤의 사랑과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사는 한평생 반려자와의 사랑은 다르다.색다른 관점에서 영화를 시작한다. 뻔한 내용의 장르라고 단정 짓는 관객들에게 영화 <피너츠 송>이 갖춘 무기는 전작에서도 마르고 닳도록 사용한 소재, 바로 섹스코미디 이다. 겉모습부터 화려한 탄약을 장전한 후, 영화 곳곳에 무수한 탄피들을 떨어뜨리며 계속 쏴댄다. 탄피가 다 떨어지는시점 부터 이야기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결말을 향하는 열차를 타면서 뭔가 색다를 것이라며 기대를 마지 못해 했던, 관객들의 기대심리를 무심히도 짓밟고 간다.

사우스파크의 시나리오 작가 였던 낸시 피멘탈은 감독 로저 컴블이 "남성인데 여성의 심리를 과연 잘표현 낼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품었지만, 영화를 찍는내내 너무나도 섬세한 연출력에 감탄했다" 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영화를 보는내내 각종 에피소드들은 남성들이 보고 싶어하는 여성들의 엽기적인 행위들로 가득차 있다.
마치 남성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한 묘한 느낌마저든다. 혹시 미국에서 잘려나간 4분 분량의 식당에서 부르는 피어츠 송을 보지 못하고 그런 말을 한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하여간 여성심리는 보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인듯하다.약간의 옥의 티들도 적지 않은 에피소드를 탕진 한 영화는 전형적인 행복한 결말로 종지부를 찍는다. 이러한 몇가지 부족한 점들이 내재되어 있지만시종일관 웃음을 멈출수 없다. 그 이유는 단연 카메론 디아즈의 백치미 넘치는 호방한 기질 덕분이다.

미워 할수 없는 그녀의 매력으로 영화의 단점들은 모두 다 지워진다. 단 카메론 디아즈가 싫다면, 고려해야 될 듯하다. 당분간 섹스코미디의 마지막 작품이 될듯한 영화 <피너츠 송>은 야하면서 웃기고, 엽기적인 장면들로 가득하다. 클럽, 결혼식장, 의상점등, 그녀들의 기막힌 쇼가 끊임없이 펼쳐진다.
그리고 한가지 더 영화가 끝난뒤에 펼쳐지는 NG컷들은 영화를 즐겁게 마무리 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된다. 최대한 섹시하게 최대한 우아하게 다가오는 그녀들의 멋진 <피너츠 송>은 극장을 나오면서도 흥얼거리게 된다.

매번 리뷰가 늦어져서 혹시나 영화<피너츠 송>을 보는 것을 망설이던 관객들도 있겠다. 극장 간판을 내리기전에 주저없이 극장에 달려가서 티켓을 끊고, 맘 편히 즐기시라! 그대들의 선택만이 남았다.

유쾌,상쾌,통쾌 한 웃음을 주는 <피너츠 송>을 놓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