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학교 짱이라며? 그럼 계속해라. 난 관심 없다."

세상사에 관심없는 듯 보이는 무심한 눈.
공격하지는 않지만 자신을 방어할 줄 아는 무서운 힘..
의미없이 던지는 말들과 달리 중요한 것의 우선 순위를 아는 머리.
내가 아직 혈기 왕성한 스무 살만 되었어도..
스크린 속을 헤집고 들어가 끌어내고 싶은 내 이상형이 아닌가?!

"너 82라며? 나도 82다. 3월. 불만 있냐?"

불만이 있으리가..
잘빠진 몸에 재치있는 멘트, 완벽해 보이지 않는 얼빵한 웃음.
평점 8점의 건방진 동갑내기지만 자원봉사 과외라도 해주고 싶은 인물아닌가?!
하지만 <말괄량이 길들이기> <바람둥이 길들이기> 등..무수한 길들이기 에피소드처럼.
삐딱한 늙다리 고딩의 마음을 여는 길은 사랑뿐이라는 것이 우리 모두가 느끼는 이야기의 한계일 것이다.

"너 별명 복길이지? 그 얼굴 가지고 무슨 재미로 살았냐?"

쭉쭉빵빵 잘빠진 것도 모자라서 원하는 것을 척척 대령해주는 수많은 여인네들에게 질식이라도 한 것일까? 우리의 동갑내기 제자 이지훈은 복길이 과외선생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명품으로 치장하면 자신도 우아하게 진열된 쇼윈도 위의 명품이라도 되는 양 행세하고, 힘의 세기를 잘 간파해서 적자생존의 법칙대로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삐딱하게 대응하면서도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알수가 없었던 것이다.

"I can manage myself without your help."

큰소리만 칠줄 아는 철없는 아이는 아니었다.
각 반의 범생이를 한데 모아 협박해가며 기출문제를 받아 내고.
수군거리는 무리는 거들떠도 보지 않으며 자신의 목표 평점 50점을 위해 전진한다.
왜 스스로 성적 향상따위를 구원책으로 삼았는지.. 왜 그런 식으로 수완에게 고백해야 했는지..
석연찮은 구석은 남아있지만.. 그래도 어찌 응원해 주지 않을수 있겠는가?!
이제 한번 제대로 살아보겠다는데.. 자심의 삶을 스스로 꾸려갈수 있겠다는데..

"넌 어떻게 된 여자가 쪽팔리지도 않냐? 아예 벗고 추지 그랬냐, 응? 아주 볼만하더만.."

하지만 나는 녀석이 처음 느낀 가슴앓이를 통해 그렇고 그런 어른이 되어가질 않기를 소원한다.
국사책에 나오는 역사좀 모른다고 해서.. 학교에서 가르치는 윤리적 가치기준좀 무시한다고 해서..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의 판단으로 꾸려 가면 되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 모두는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니까..

"동갑내기 과외구함!! 완벽한 역삼각 몸에 입만 살아있음..레슨비 절충 가능!!"

동갑내기 과외선생이 가르쳐 주지 못한 삶의 반칙에 대해 강연을 해주고 싶으니
복길이 선생 그만 닭대가리를 내게 넘겨보면 어떨까?
연상연하 과외하다 사랑하기...정도 만들어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