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내가 지금까지 해 온 영화가 아닌 또 다른 영화가 될 것"

- 102번째 작품 '화장' 제작발표회 열려... 주연배우 안성기와 원작자 김훈 작가 참석

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 <화장>이 4일 오전 부산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를 통해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임권택 감독, 주연배우인 안성기를 비롯 영화의 원작자인 김훈 작가가 참석해 언론의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이번 제작발표회는 지난 3일 개막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의 전작(全作) 회고전이 진행됨에 따라 임권택 감독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동시에 102번째 영화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 위해 특별히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개최됐다.

이날 무대에 오른 임권택 감독은 "평소에 김훈 작가의 작품을 거의 다 늘 기다렸다 읽고는 했다. 김훈 작가의 문장이 주는 엄청난 힘, 박진감, 그것을 영화화하여 영상으로 담아낸다는 것은 굉장히 해볼 만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주인공의 여자를 향한 심리적인 상을 잘 따라가면서 영상으로 잘만 담아낸다면, 내가 지금까지 해온 영화가 아닌 또 다른 영화가 될 수 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워낙 큰 과제지만 열심히 해보겠다"며 김훈 작가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102번째 작품에 대한 열의를 드러냈다.

임권택 감독과는 2002년 <취화선> 이후 11년만에 호흡을 맞추게 된 주인공 '오상무' 역의 안성기는 "임권택 감독님하고는 7번째 작품이다. 102번째 작품에 함께하게 되어 너무도 기쁘게 생각한다. 평소 존경하는 김훈 작가의 작품을 한다는 것도 굉장히 영광스럽다. ‘화장’은 소설로 봤을 때 이거 영화화하면 어렵겠지만 참 좋을 것 같다 생각했는데 그것이 현실화되니 가슴 벅차다. 그 동안 계속 연기를 해왔지만 잘 해봐야겠다는 욕심도 생긴다"라며 캐스팅 소감을 밝혔다.

'칼의 노래', '남한산성' 등의 작품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한 김훈 작가 역시 "두 분은 한국 영화계 거장이시기 때문에, 아무 걱정 없이 저의 소설을 좋은 영화로 만들어주실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라며 자신에게 이상문학상을 안겨준 작품 [화장]의 영화화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는 영화 <화장>에 대한 보다 심도 깊은 질문들이 오고 갔다. 102번째 작품에 대한 의미를 묻는 질문에 임권택 감독은 "102번째 영화를 한다는 것은, 나이만큼 살아내는 세월에 쌓인 체험이나 누적된 것들이 영상으로 표현하는 것이 영화다. 나이만큼 살아낸 삶의 유적을 영상으로 옮기는 일은, 젊었을 때의 순발력과 패기에는 미치지 못해도, 세상 살아내는 것에 대한 사려 깊음을 담아낼 수 있는 영화를 만든다는 뜻이라 생각된다"고 답했다.

기존의 작품들과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도 임권택 감독은 "이번 영화는 기존 작품들처럼 깊은 문화의 뿌리를 바탕으로 해서 삶을 드러내는 영화가 아니고, 현대를 살면서 인간으로서 본질적으로 우러나는 감정이 와 닿을 것이다. 여태까지 해왔던 영화와는 그 면모와 형식이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으며, 배우 안성기 역시 "감독님은 아주 일관되게 우리나라의 정서적, 전통적인 문제를 끊임없이 쭉 제기하면서 만드셨고, 그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본성들을 깊이 있게 파헤치는 작품을 하셨다. 이번에는 인간의 본성 쪽에 좀 더 초점을 맞춰 치밀하게 원작의 스토리를 영화적으로 풀어내실 것이다"라고 답해 기대를 고조시켰다.

영화 <화장>은 '화장'(火葬)과 '화장'(化粧)이라는 서로 다른 소재와 의미를 통해 두 여자 사이에서 번민하는 한 중년 남자의 심리를 묘사한 김훈 작가의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화장'을 원작으로, 임권택 감독이 102번째 메가폰을 잡는 작품이다. 더불어 임권택 감독과 1981년 <만다라>를 비롯 <안개마을><태백산맥><축제> 등의 작품을 통해 각별한 인연을 쌓아 온 안성기 배우가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영화 <화장>은 2013년 12월 크랭크인을 목표로 프리프로덕션을 진행 중이다.


2013.10.04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