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선정작 10편 발표

부산국제영화제(BIFF) 조직위원회는 올해 영화제의 경쟁 섹션인 ‘뉴커런츠’(New Currents) 선정작 10편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16년간 아시아의 새로운 재능 발굴의 산실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는 ‘뉴커런츠’는 올해도 역시 미래 아시아 영화, 세계 영화의 주역이 될 뛰어난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세계 최초, 또는 해외 최초로 선보인다.

올해는 동아시아에서 서아시아, 남아시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지역에서 초청된 총 8개국 10편의 작품들이 다양한 주제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을 예정이다.

특히 올해에는 각 나라의 사회적, 정치적 현실을 독창적으로 반영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이라크 나히드 고바디·비얀 즈만피라 감독의 <111명의 여인들>에서는 아직도 권력과 예술인과의 사이가 불편한 이란 내 쿠르드족 문제를 이야기한다. 로드무비 형식의 이 작품은 한 편의 우화이면서 동시에 신랄한 풍자를 담고 있다. 또한 놀라운 반전과 함께 ‘양심’의 문제를 제기한 필리핀 빈센트 산도발 감독의 <유령>은 정치적 폭력에 의해 희생당하는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인도 니틴 카카르 감독의 <시네마>는 영화가 폭력의 반대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찬가이다.

이외에도 인간 내면의 모습과 타인과의 관계를 통한 성장통을 담은 영화들이 시선을 모은다. 일본 츠루오카 게이코 감독의 로드무비인 <고래마을>과 태국 나와폰 탐롱라타라닛 감독의 <36>은 성장과정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리암 나자피 감독의 <카얀>은 아랍문화와 서구문화가 교차하는 벤쿠버의 한 레스토랑에서 벌어지는 남녀 간의 사랑과 배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또한 최근 영화산업의 재도약과 함께 주목할만한 신인감독을 대거 배출하고 있는 대만의 장영치 감독과 수자오렌 감독은 각각 <빛의 손길>과 <17세의 꿈>으로 초청되어 관객과 만난다. <빛의 손길>은 맹인 피아니스트와 댄서의 꿈을 키워나가는 소녀가 사회 속 편견을 극복하고 교감해 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펼쳐 보이는 작품이며, <17세의 꿈>은 모두가 사랑하면서 동시에 외로움을 느끼는 인간군상을 그린 독특한 시점의 작품이다.

여기에 2012년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연구과정을 통해 주목 받은, 이돈구 감독의 <가시꽃>과 김승현 감독의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도 ‘뉴 커런츠’ 부문에 선정됐다. 순 제작비 3백만 원으로 <시>의 ‘초 저예산 인디 버전’이라 할만한 <가시꽃>은 죄와 양심에 관한 성장 드라마이자, 과거사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스물여덟 살 주인공의 속죄담이다.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는 사소한 오해가 죽음이라는 극한까지 치달을 수 있는 삶의 비극·교훈을 역설하는 형제 드라마이자 복수극이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