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42개국 184편 초청

올해 전주국제영화제(JIFF)의 윤곽이 드러났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3일 오후 서울 명동의 세종호텔에서 조직위원장인 송하진 전주시장과 민병록 집행위원장, 유운성·맹수진 프로그래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제13회 영화제의 개·폐막작 등 상영작 및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함께 변화하는 영화제!’를 슬로건으로 디지털 대안 영화제를 지향하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4월 26일부터 5월 4일까지 9일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을 비롯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 일대의 14개 상영관에서 개최된다.

올해 상영작 편수는 작년 대비 6편 소폭 축소된 총 42개국 184편(장편 137편, 단편 47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장편영화의 편수는 6편 늘었으나 단편영화의 편수가 지난해보다 12편이나 줄어들었다. 상영작의 수를 소폭 줄이는 대신, 일부 상영작들의 상영 회수를 2회에서 3회로 확대하여 전체 상영 회수를 확대했다.

영화제 측은 "상영작을 줄이는 대신, 상영작들을 엄선하여 프로그램의 밀도를 높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예년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한 스펙트럼의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영화제의 가장 특징은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하나의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 더 다면적이고 다층적인 방식으로 기존의 영화들을 다시 보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세 개의 프로그램을 신설했다는 점. 먼저,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간 국내에 소개되지 못했던 작품이나 새로이 발굴, 복원된 고전 가운데 몇 편을 엄선해 상영하는 ‘되찾은 시간’(Time Regained)이 ‘시네마스케이프’ 내에 신설되었다. 또, 매년 한 명의 영화전문가(영화평론가 혹은 감독)을 게스트 큐레이터로 초청하고, 각자의 관심과 관점에 따라 특별한 주제 하에 총 8~10편의 영화를 선정토록 한 뒤, 영화제 기간 동안 풍부한 영화 해설 및 강연프로그램과 함께 특별히 엄선된 작품들을 상영하는 ‘게스트 큐레이터 프로그램’도 신설됐다. 올해 야심차게 준비한 게스트 큐레이터 프로그램의 첫 포문은 ‘파열 : 고전 영화의 붕괴’라는 제목으로 저명한 미국의 영화평론가이자 에딘버러영화제 예술감독인 크리스 후지와라가 진행한다. 그리고 올해로 50주년을 맞는 비엔나영화제의 역사를 기념하는 프로그램인 ‘비엔나 영화제 50주년 기념 특별전’도 마련된다.

주요 프로그램은 전주국제영화제 직접 제작하는 ‘디지털 삼인삼색’과 ‘숏!숏!숏!’ 프로젝트가 포함된 ‘JIFF 프로젝트’, 국제경쟁·한국장편경쟁·한국단편경쟁 등 경쟁부문을 모은 ‘경쟁부문’, 동시대 영화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시네마스케이프’, 다양한 영화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페스트’, 영화 미학의 최전선에 있는 최신 실험영화나 아방가르드 영화를 선보이는 ‘영화보다 낯선’, 특별전과 회고전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영화를 살펴보고자 마련된 ‘포커스’ 섹션 등 6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개막작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특별은곰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은 프랑스계 스위스 감독인 위르실라 메이에 감독의 <시스터>가, 폐막작은 1990년대 홍콩 뉴웨이브 대표 주자인 허안화 감독의 <심플 라이프>가 각각 선정됐다. <시스터>는 부유한 사람들의 휴양지인 스키장과 빈곤한 아랫마을을 오가며 살아가는 시몽과 세상을 너무 빨리 알아버린 채 목적 없이 살아가는 누나 루이의 고단한 삶을 담담한 시선으로 담아낸 성장영화이며, <심플 라이프>는 60년이 넘게 4세대에 걸쳐 한 홍콩 가정의 가정부로 일해 온 타오 지에와 그녀의 주인집 도련님인 영화프로듀서 로저 사이의 관계를 중심을 펼쳐지는 영화로 엽덕환와 유덕화의 빼어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전주국제영화제의 핵심 프로그램이자 디지털 단편 제작 프로젝트인 ‘디지털 삼인삼색’의 올해 참여 감독에 필리핀 영화의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라야 마틴, 스리랑카 영화를 세계의 관심에 올려놓은 비묵티 자야순다라, 중국 독립영화의 기수 잉 량 등 아시아 감독 3명이 참여해 각각 <그레이트 시네마 파티>(가제), <마지막 순간의 빛>(가제), <고립된 자들>(가제)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의 재능 있는 젊은 감독들을 대상으로 단편영화를 제작 지원하는 “숏!숏!숏!” 프로젝트에는 쌍둥이 형제 감독 김곡·김선 감독과 박정범 감독이 참여해 각각 <솔루션>, <일주일>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제, 한국 장편, 한국 단편으로 이뤄진 ‘경쟁부문’에서는 이대희 감독의 독립장편애니메이션 <파닥파닥> 등 10편의 영화가 ‘국제경쟁’에서, 김곡·김선 형제 감독의 <코메디 : 다 웃자고 하는 얘기> 등 13편의 영화가 ‘한국경쟁’에서, 한지혜 감독의 <누가 공정화를 죽였나?>등 17편의 영화가 ‘한국단편경쟁’에서 각각 경합을 벌인다.

동시대 세계 영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장·단편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시네마스케이프’에서는 <낙타(들)>(2001)의 박기용 감독이 뉴질랜드의 한 한국계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무빙>을 비롯 필리핀 영화계의 거장 라브 디아즈의 두 편의 신작 <출산의 세기>와 <플로렌티나 후발도>, 왕빙과 더불어 현재 가장 중요한 중국 다큐멘터리스트로 평가받고 있는 위광이의 신작 <독신자의 산> 등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최근 제작된 한국영화 중에서 우수 영화를 엄선해 소개하는 ‘한국영화 쇼케이스’ 섹션에는 작년 <트루맛쇼>로 관객상을 수상한 김재환 감독의 신작 < MB의 추억 >, 다큐멘터리 <소리아이>를 만든 백연아 감독이 대한민국 미혼모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은 <미쓰 마마>, 김무열이 첫 주연을 맡은 액션 극영화 <개들의 전쟁>, 수입·배급사 ‘조제’ 조성규 대표의 두 번째 장편영화로 언니네 이발관, 이상순 등 국내 대표적인 인디 뮤지션들이 총망라되어 배우로 출연한 <설마 그럴리가 없어> 등 2편의 극영화 2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영된다.

전주 지역에서 제작되는 독립영화들을 지원하고 그 성과를 국내외에 소개하기 위해 2006년 신설된 ‘로컬 시네마 전주’에는 이지송 감독의 <1/75’>, 이수유 감독의 <그대에게 가는 먼 길> 등 전주지역 독립단편영화의 현재를 보여주는 6편의 작품들이 상영된다.

미학적 실험의 최전선에서 작업하는 동시대 아방가르드 시네아스트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영화보다 낯선’에서는 올해 ‘디지털 삼인삼색’ 프로젝트 참여 감독인 필리핀 라야 마틴의 <부에나스 노체스 에스파냐>, 미국의 대표적 아방가르드 작가 제임스 베닝의 <소로>, 올해 베니스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영국 독립영화계의 무서운 신예 벤 리버스의 <손수레> 등 장·단편영화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영화마니아뿐 아니라 일반관객 및 가족관객들을 포함한 폭넓은 관객들을 위해 재미가 가득한 영화들로 구성되어 있는 ‘시네마페스트’ 섹션은 다양한 영화적 재미를 맛볼 수 있는 장편극영화와 다큐멘터리로 구성된 ‘영화궁전’, 장·단편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애니페스트’, 영화를 보기 위해서라면 밤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혈 영화관객들을 위한 ‘불면의 밤’, 따뜻한 봄 밤, 야외에서 친구와 가족과 함께 편안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야외상영’으로 구성된다. <워터 보이지><스윙 걸즈>를 연출한 일본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좌충우돌 코미디 < 로보-G >, 지난해 각종 해외영화제 관객상을 휩쓸며 화제를 모은 <라자르 선생님>, 중국의 ‘국보급 애니메이션’이라고 평가 받고 있는 <손오공>의 3D 복원판, 2001년 58세 아까운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비틀즈 멤버 조지 해리슨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조지 해리슨> 등이 상영된다.

영화제 기간에는 재능 있는 신인 프로듀서의 참신한 저예산 극영화 및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개발, 지원하는 ‘전주 프로젝트 프로모션’과 한국 영화산업의 현안을 고민하는 학술 행사 프로그램 ‘인더스트리 컨퍼런스’ 등으로 구성된 ‘전주 프로젝트 마켓’(JPM)도 함께 진행된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올해 홍보대사로 선정된 임슬옹과 손은서가 참석해 민병록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위촉장을 수여 받았다.

임슬옹과 손은서는 “항상 참석만 하다가 홍보대사로 참여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영화제의 얼굴인 만큼 책임감을 느끼면서 열심히 홍보 하겠다”고 말했다.

개·폐막작 예매는 10일 오후 2시부터, 일반 상영작 예매는 12일 오전 10시부터 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자세한 상영작 및 상영일정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