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70개국 307편 초청… ‘영화의 전당’ 시대 개막
올해부터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영화제 전용관인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이로써 개·폐막식은 기존의 해운대 요트경기장이 아닌 ‘영화의 전당’에서 개최된다. BIFF 조직위원회는 8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제16회 영화제의 개·폐막작 및 프로그램 섹션별 상영작과 행사 등을 발표했다. 올해 영화제는 10월 6일부터 14일까지 9일간 열리며, 2008년 공사를 시작하여 올해 드디어 완공된 ‘영화의 전당’을 비롯해 메가박스 해운대,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시청자미디어터 등 5개 극장 36개관에서 70개국 총 307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전체 작품 수는 지난해(67개국, 308편)와 비슷하지만, 세계 처음으로 공개하는 월드 프리미어와 자국에서 상영된 후 처음으로 부산에서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각각 89편과 46편으로 다소 줄었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 섹션과 ‘플래시 포워드’ 섹션 상영작 모두가 월드 또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부산영화제의 높은 위상을 보여줬다. 개막작은 <꽃섬><거미숲><깃><마법사들> 등을 연출한 송일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류스타 소지섭과 드라마 ‘동이’로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은 한효주가 호흡을 맞춘 <오직 그대만>이 선정됐다. 이 영화는 어두운 과거 때문에 링에서 내려와 마음을 굳게 닫고 살아가는 전직 복서가 시력을 잃어가는 전화 교환수를 만나 운명적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빛이 되기 위해 목숨을 건 시합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다. 폐막작은 일본의 저명한 작가 야스시 이노우에의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한 하라다 마사토 감독, 야쿠쇼 코지·키키 키린·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의 <내 어머니의 연대기>가 선정됐다. 프로그램은 ‘갈라 프레젠테이션’(8개국 7편), ‘아시아 영화의 창’(16개국 49편), ‘뉴 커런츠’(15개국 13편), ‘한국영화의 오늘’(25편), ‘월드 시네마’(40개국 73편), ‘와이드 앵글’(36개국 64편), ‘오픈 시네마’(6개국 7편), ‘플래시 포워드’(10개국 10편), ‘미드나잇 패션’(11개국 15편), ‘한국영화 회고전’(9편), ‘특별기획프로그램’(12개국 41편) 등 11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섹션별로 작품을 살펴보면, 거장들의 신작 또는 화제작을 주로 소개하는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3D로 변환한 <괴물 3D>과 '석궁테러사건‘을 극화한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 이정향 감독·송혜교 주연의 <오늘> 등 한국영화 3편을 비롯해 홍콩의 명장 조니 토와 진가신 감독의 신작 <탈명금>과 <무협>, 아미르 나데리 감독의 영화찬가 <컷>, 아웅산 수치 여사의 삶과 사랑을 다룬 뤽 베송 감독·양자경 주연의 <더 레이디> 등 총 7편이 소개된다.
아시아영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서는 지진과 정치적 혼란 등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일본과 이란의 기성 감독들의 창의적 에너지가 넘치는 작품들과 함께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중국의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기적>, 나오미 가와세 감독의 <하네즈>,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할복>, 소노 시온 감독의 <사랑의 죄><두더지>,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코토코>, 제제 다카히사 감독의 <고독사>,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마이 백 페이지> 등 일본 중견 감독들의 작품이 눈길을 끈다. 영화제 유일한 극영화 경쟁 부문이자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들의 새롭고 도전적인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는 ‘뉴 커런츠’ 부문에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의 김중현 감독의 <가시>와 영화 칼럼니스트 출신의 박영철 감독의 <동학, 수운 최제우> 등 한국 작품 2편을 비롯해 <8월에 내리는 이슬비>(아루나 자야와르다나, 스리랑카), <댐 라이프>(기타가와 히토시, 일본), <바다에서 돌아온 남자>(시우 팜, 베트남·스위스), <집으로 데려다 줄게요>(통퐁 찬타랑쿤, 태국·싱가포르), <산속에서 길을 잃다>(가오지펑, 중국), <거울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카밀라 안디니, 인도네시아), <소리없는 여행>(모르테자 파르샤바프, 이란), <니뇨>(로이 아크레나스, 필리핀), <버마로의 귀환>(미디 지, 미얀마·대만), <별이 빛나는 밤>(린슈유, 대만·중국), <인디안 서커스>(망게쉬 하다왈레, 인도) 등 총 15개국 13편의 작품이 '뉴커런츠상'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 한국영화의 현재를 보여주는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은 국내 개봉을 통해 이미 주목 받아 온 작품들을 소개하는 ‘파노라마’와 새로운 대중적 감각을 선보이는 영화를 소개하는 ‘비전’으로 나뉘어 소개된다. ‘파노라마’ 부문에서는 김기덕 감독의 <아멘>과 전수일 감독의 <핑크>, 전규환 감독의 <바라나시> 등 미개봉작과 함께 올해 최고 흥행작인 강형철 감독의 <써니> 감독판과 <최종병기 활>, <고지전> 등이 상영된다. 저예산 혹은 독립적으로 제작된 영화를 조명하는 ‘비전’ 부문에서는 배우 구혜선 감독의 <복숭아나무>와 200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허수아비들의 땅>으로 ‘뉴커런츠상’을 수상한 노경태 감독의 <검은 갈매기>, 1억도 채 안 되는 저예산이면서도 100% 3D 카메라로 촬영한 박홍민 감독의 <물고기> 등이 소개된다.
전 세계 비아시아권의 화제작과 신작들을 집중 소개하는 ‘월드 시네마’에서는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테렌스 맬릭 감독의 <트리 어브 라이프>을 비롯해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의 3D 영화 <피나>, 조디 포스터 감독이 멜 깁슨과 호흡을 맞춘 <비버>, 구스 반 산트 감독의 <레스트리스>, 샹탈 아커만 감독의 <알마이에르 가의 광기>,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의 <파우스트>,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르 아브르>, 장 피에르·뤽 다르덴 형제 감독의 <자전거 타는 소년> 등이 주목할 만하다. 세계 각국의 단편,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등을 소개하는 ‘와이드 앵글’ 섹션은 그 어느 해보다도 다양성이 돋보인다. 특히 다큐멘터리는 주목할 만하다. 20년이 넘는 긴 세월을 담은 여러 작품들은 기록의 힘을 보여주며, 작년과 마찬가지로 영화에 대한 역사를 꼼꼼히 기록한 작품들이 포진하고 있다. 여기에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온 음악영화들은 새로운 문화로 향하는 신선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그 어느 해보다도 많은 수의 부산국제영화제 AND의 지원을 받은 우수한 작품들이 완성된 모습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대중적인 영화를 소개하는 ‘오픈 시네마’ 부문에는 연일 한국 애니메이션의 신기록을 수립하고 있는 <마당을 나온 암탉>와 김윤석·유아인 주연의 <완득이>를 비롯해 일본 토모유키 다키모토 감독의 <별을 바라보는 개>, 프랑스 미셸 아자나비시우스 감독의 <아티스트>, 인도 A.L. 비자이 감독의 <신이 보내 준 딸>, 독일 마르쿠스 오토 로젠뮐러 감독의 <천재소년> 등 총 6개국 7편의 영화가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관객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새로운 재능, 미래의 거장을 발굴하기 위해 비아시아권 국가의 신예들이 만든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 극영화를 위주로 구성되는 경쟁 섹션인 ‘플래시 포워드’ 섹션에서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유명한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에스토니아 라이너 사르넷 감독의 <백치>, 폴란드 그레그 즐린스키 감독의 <용기>, 아르메니아 미카옐 바티니안 감독의 <조안과 목소리들> 등 10개국 10편의 작품이 '플래시 포워드상'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 인기 심야상영 프로그램인 ‘미드나잇 패션’에서는 이와이 슌지 감독·아오이 유우 주연의 <뱀파이어>를 비롯해 <옹박>의 프라챠 핀카엡 감독·조재현, 예지원 주연의 <더 킥>, 정소동 감독의 <백사대전>, 재일동포 구수연 감독의 <하드 로맨티커>, 케빈 스미스 감독의 <레드 스테이트>, 가츠히토 이시이 감독의 <스머글러> 등 코미디에서부터 액션, 스릴러, 호러까지 여러 장르의 풍성한 오락영화들을 선보인다. ‘한국영화 회고전’에서는 1960년대 한국 대중·장르 영화 최전선에 섰던 김기덕 감독의 작품 8편이 선보인다. 이밖에 홍콩 독립영화의 살아있는 전설 ‘욘판 감독 특별전 : 감성의 속삭임’,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6인 감독을 집중 조명하는 ‘포르투갈 6인의 감독전 : 극한의 시네아스트들’, 아시아 각국에서 만들어진 서부영화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아시아 웨스턴 : 동부의 사나이들’, 한국-호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서 마련된 ‘호주 영화 특별전: 호주 영화의 또 다른 얼굴’ 등 다채로운 특별기획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한편, 그동안 별도로 개최해왔던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과 아시아필름마켓(AFM), 부산국제필름커미션 영화산업박람회(BIFCOM)는 올해부터 벡스코에서 동시에 개최하여 프로젝트 투자와 제작기술 협의, 완성 작품 매매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게끔 했다. 특히 올해 영화제 기간에는 세계 영화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 학술 대회인 ‘부산영화포럼'(BCF)이 발족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세계 각지의 권위 있는 학술단체들이 참가하고 태국의 세계적 거장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과 영화 연구 분야의 대가 더들리 앤드류 예일대 교수가 특별 기조 발제자로 참여하여 영화의 예술적, 산업적 발전에 관한 다양한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올해 영화제 기간에도 국내외 수많은 영화감독과 배우가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확정된 해외 게스트로는 프랑스의 감독이자 제작자인 뤽 베송을 비롯 홍콩의 서극·정소동·진가신,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이와이 슌지·소노 시온·야마시타 노부히로·제제 타카히사·츠카모토 신야·이시이 유야 감독, 태국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중국 왕샤오슈아이·조니 토 감독과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 일본의 오다기리 조·츠마부키 사토시, 말레이시아의 양자경 등이다. 국내 배우와 감독들도 대거 영화제를 방문할 예정이다. 올해 ‘핸드프린팅’ 주인공으로는 김기덕 감독, 홍콩의 욘판 감독, 프랑스의 뤽 베송과 이자벨 위페르가 선정됐고, ‘마스터클래스’에는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프랑스의 뤽 베송, 홍콩의 욘판 감독이 참여해 자신의 영화 인생과 철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개·폐막작 예매는 26일 오후 5시부터, 일반 상영작 예매는 28일 오전 9시부터 각각 시작한다. 올해부터는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예매 가능하며 개·폐막작 입장권은 2만원, 일반상영작은 6천원, 3D 상영작은 8천원이다. 자세한 상영작 안내 및 상영일정은 홈페이지(www.biff.org)를 참조하면 된다. 허남식 조직위원장은 “영화의 전당 개관을 계기로 제2의 도약기를 열어가겠다”며 “올해 영화제에는 동아시아, 서아시아, 남아시아까지 폭넓은 아시아 지역에서 다양한 주제의 수작들과 평소 접하기 어려운 남미지역의 우수한 영화들도 초청하여 색다른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1.09.08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