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하정우·강동원·정경호·유아인, 모두 말 안 듣는 배우"

배우 김윤석이 그동안 함께 호흡을 맞췄던 후배 배우들에 대해 “모두 말을 잘 안 듣는 배우들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윤석은 27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완득이>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하정우, 강동원, 정경호, 유아인의 공통점은 말을 잘 안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석은 그동안 <황해><추격자>에서 하정우, 영화 <전우치>에서 강동운, <거북이 달린다>에서 정경호, 그리고 <완득이>의 유아인까지 모두 개성 강한 후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다.

김윤석은 “나보다 어린 후배들이 말을 잘 듣지 않는 모습이 굉장히 좋더라”며 “내 말을 들을 필요가 없이 같은 눈높이에서 대화를 나눌 때가 그들도 가장 행복해하고 나도 불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이 작품을 통해서 뭔가 가르쳐야한다는 방종한 생각에 빠질 때 영화가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며 “모두 독특하고 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먼저 물어보기 전에는 절대로 먼저 가르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촬영을 끝마친 후 술도 마시고 커피를 마실 때 서로 연기자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후배들의 그런 개성이 너무 좋고 부럽더라. 후배들의 신선한 에너지를 채혈해서 나 역시 밝음과 건강함을 받아서 힘을 얻게 된다”며 “사석에서까지 그러면 안 되겠지만 앞으로도 말 안 듣는 배우들하고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전의 강한 역할과는 달리 유머러스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선생님으로 연기 변신을 한 그는 “개인적으로 나는 마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젊은 시절에는 마초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지만, 마초가 되니깐 이를 유지하기 위해 쓸데없는 에너지가 소모 되더라”며 “나는 천성적으로 마초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멜로 라인을 선보인 데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멜로 영화의 예고편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라며 “부끄럽기도 하지만 앞으로 본격적으로 사랑 이야기에 열정적으로 빠져 들겠다”고 웃었다.

한편, 소심한 반항아 ‘도완득’을 연기한 유아인은 “실제로도 어렸을 때 반항을 많이 했었고 학교를 그만두기도 했다. 또 데뷔하자마 1년 만에 연기를 하지 않겠다고 도망간 적도 있다”며 “그런 시절과 기억들이 이번 역할을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려령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화한 <완득이>는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가슴 속에 응어리를 품은 채 세상에 미워하는 열일곱 살의 소심한 반항아 ‘도완득’(유아인)이 자신만의 교육철학으로 자신을 사사건건 간섭하는 막무가내 담임교사 ‘동주’(김윤석)를 통해 점차 세상과 소통하며 성장해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렸다. 또한, 남들보다 작은 키와 굽은 등을 가진 소인증 아버지와 언젠가부터 한 가족이 되었던 정신지체 삼촌, 18살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된 필리핀 국적의 어머니 등 완득이의 불완전한 가족이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통해 다문화 가족, 장애인 등 현대 사회의 새로운 이슈들을 따뜻하면서도 건강한 시각으로 그려냈다. 아주 특별하거나 이렇다 할 반전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정감 넘치는 캐릭터들이 펼치는 티격태격 에피소드와 주·조연 배우들의 실감나고 맛깔스러운 연기로 인해 영화 내내 지루할 틈 없이 웃음과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 김윤석과 유아인의 연기 호흡이 돋보인다. 다만, 영화가 너무 순탄하게 전개되는 부분은 아쉽다.

영화 <완득이>는 10월 20일 개봉한다. [완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