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모토 준지 감독, DMZ국제다큐영화제 트레일러 연출

일본의 중견감독 사카모토 준지(Sakamoto Junji) 감독이 제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DMZ DOCS 2011)의 트레일러를 연출한다고 영화제 사무국이 3일 밝혔다.

해외 감독이 국내 영화제의 트레일러를 연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제 사무국은 “3회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아시아 다큐멘터리 산업에서의 위상 강화, 젊고 역동적으로 변화된 영화제의 면모 등을 보여줄 수 있는 트레일러를 제작하고자 했고, 영화제가 지향하는 ‘평화, 생명, 소통’의 가치에 대한 안목과 주제의식, 탁월한 연출력을 갖고 있는 사카모토 준지 감독에게 연출을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1989년 <팔꿈치로 치기>로 각종 신인 감독상을 휩쓸며 화려하게 데뷔한 이래, 김대중 전대통령의 납치 사건을 다룬 <케이티(KT)>로 2002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고, <멍텅구리- 상처입은 천사>(1998), <얼굴>(2000), <의리없는 전쟁>(2000), <망국의 이지스>(2005), <다마모에>(2007) 등 내놓는 영화마다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끌어내며 세계적인 감독으로 부상했다. 2008년에는 아동 인권 유린의 참혹한 현실을 다룬 <어둠의 아이들>을 통해 일본영화의 새로운 영역을 만들었다는 평가와 더불어, 사회의 어두운 현실에 대해 각성을 불러일으켜 세계적인 화제를 낳았다. 최근에는 일본의 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오사카 마을 소동기>를 작업했고, 현재 대작영화 <유엔(UN)>(가제)을 준비하고 있다.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처음 영화제 트레일러 감독 제의를 받았을 때는 과연 일본인인 내가 해도 괜찮을까? 라고 고민했다. 그 후, 일본에는 큰 지진이 왔고, 전 세계의 지원의 손길을 받으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근 트레일러 작업을 위해 직접 한국을 찾아 DMZ를 방문한 그는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추구하는 평화의 의미와, 내가 최근에 겪은 일본의 상황을 접목시켜, ‘공생’을 표현하고 싶다”고 연출의도를 전했다.

6월 초, 민통선마을에서 촬영될 이번 트레일러에는 배우 유지태가 주인공을 맡는다. 배우 유지태는 작년 2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의 트레일러를 연출했으며, 현재는 영화제 부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지태 부집행위원장은, 지난 4월 12일 있었던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DMZ답사에 동행, 작년 트레일러 촬영 당시의 추억을 나눴고, 사카모토 준지 감독은 소년과 청년의 느낌이 공존하는 배우 유지태의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트레일러 인물 캐릭터를 구상했다.

이번 트레일러는 8월말 열리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초로 공개되며, 두 가지의 버전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30초 내외의 짧은 버전은 영화제 기간 중 모든 영화 앞에 상영되는 리더필름으로 사용되며, 긴 러닝타임의 풀 버전(full version) 영상은 영화제 홈페이지, 포털 사이트 등 온라인과 각종 영화 매체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제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오는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씨너스 이채와 파주 출판도시 등 경기도 파주시 일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