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30개국 110편 초청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IWFFIS)가 오는 4월 7일부터 14일까지 8일간 열리는 서울 신촌 아트레온과 한국영상자료원, 서울여성플라자, 양천문화회괸에서 열린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7일 오후 서울 신세계백화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3회 영화제의 프로그램과 상영작을 확정, 발표했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뜨거운 애정으로 자라온 그리고 세계 여성영화의 최근 흐름을 소개하고 아시아 여성영화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세계여성영화축제의 장으로 자리매김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올해 '활개'라는 키워드로 관객들을 맞이한다.

올해 상영작 수는 지난해보다 조금 늘어난 30개국 110편(장편 34편, 단편 76편)이 초청됐다. 단편이 늘어난 것에 반해 장편의 편수는 줄어들었다.

프로그램은 ▲ 개막작 ▲ 새로운 물결 ▲ 아시아 스펙트럼: 신세기 중국여성영화 ▲ 쟁점: 장소들 ▲ 애니엑스 : 꿈, 마음, 현실 그리고 애니메이션 ▲ 한국영화회고전 : 도시를 걷는 여자들 ▲ 퀴어 레인보우: 큐 워드 ▲ 오픈 시네마 ▲ 아시아 단편경선 ▲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 ▲ 이주여성 영화제작 워크숍 : 카메라에 희망 담는 샐러드 우먼 등 10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개막작은 <내 남자의 유통기한>으로 국내 관객에게도 잘 알려진 있는 도리스 되리 감독의 신작 <헤어드레서>가 선정됐다. 이 영화는 자기만의 미용실을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중년 싱글마의 모습을 경쾌한 리듬으로 풀어낸 영화다. 폐막작은 ‘아시아 단편경선’ 수상작이 상영된다.

지난 1~2년간 제작된 빼어난 여성영화들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여성영화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새로운 물결' 부문에서는 류미례 감독의 자전적 다큐멘터리 <아이들>을 비롯해 부지영 감독의 <니마>, 손경화 감독의 <그 자식이 대통령이 되던 날>, 킴 론지노토 감독의 <핑크 사리>, 탄 추 무이 감독의 <여름이 없었던 해> 등 극영화, 다큐멘터리, 단편, 실험영화 등 다영한 영화들이 상영된다.

현안의 이슈를 선정하여 그와 관련된 영화들을 집중적으로 상영하고 토론의 장을 마련해 보는 '쟁점' 부문은 올해 ‘장소들’을 그 화두로 삼아 서울광장, 4대강 사업, 용산 철거민 문제 등 지금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이곳을 둘러싼 제 문제들을 살펴보는 영화들을 소개한다.

유일한 경쟁 부문인 ‘아시아 단편경선’에서는 한국을 포함해 대만, 싱가포르, 이란, 이스라엘, 인도, 일본, 중국, 키르기스스탄, 태국, 터키, 필리핀 등 17개국에서 출품된 총 301편의 작품 중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17편의 작품이 메리케이 최우수상(상금 1천만원), 우수상(2편 각 500만원), 관객상을 놓고 경쟁한다.

2000년대 중국 여성영화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아시아 스펙트럼: 신세기 중국여성영화' 부문에서는 중국의 대표적 5세대 감독 중 하나이면서 현재까지 열정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닝 잉 뿐만 아니라 리 위, 마 리원, 리 팡팡 같은 신세대 여성감독들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주여성 영화제작 워크숍: 카메라에 희망 담는 샐러드 우먼’ 부문에서는 인천과 안산에서 영화제작경험이 있는 이주여성들이 함께 워크숍에 참여해 완성한 6편의 결과물이 소개된다.

여성다큐멘터리 지원 프로그램인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은 지난해 수상작인 지민 감독의 <두 개의 선>을 월드프리미어로 상영한다. 이 영화는 임신과 출산을 통해 비혼커플이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겪는 갈등과 고민을 담은 자전적 다큐멘터리다.

최근 10년간 제작된 전 세계 애니메이션 여성감독들의 단편을 선보이는 특별전 ‘애니엑스 : 꿈, 마음, 현실 그리고 애니메이션’, 오래간만에 다시 마련된 ‘한국영화회고전: 도시를 걷는 여자들’은 식민지 시기 이후부터 산업화 시기인 7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지리 정치학 속에서 도시와 여성의 관계를 계보학적으로 훑어본다.

이밖에 ‘퀴어 레인보우’ 부문에서는 성정체성과 관련된 고정관념에 질문하고 의문을 던지는 영화들이 준비되어 있으며, ‘오픈 시네마’ 부문에서는 다양한 여성 문제를 공감 있게 다룬 남성감독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2회를 맞은 기획개발 프로젝트 ‘피치&캐치’도 다큐 및 극영화 부문의 본선 진출작 각 5편을 선정해, 영화제 기간 동안 피칭 행사를 연다.

부대행사로는 매해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진행 해 ‘온 토크 인 씨어터’와 함께 올해는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라운드테이블’이 마련돼 뜨거운 현안에 대해 격식 없는 토론의 장을 마련한다. ‘쟁점: 장소들’ 섹션과 연계한 라운드테이블1 ‘여성, 장소, 소셜’은 트랜스아시아영상문화연구소와의 공동주최로 열리며, ‘젊은 여성 예술가의 자리’라는 주제로 열리는 라운드테이블2는 최근 세상을 떠난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의 죽음이 남긴 사회적, 심리적 파장들을 출발점으로 삼아, 현재의 가난한 젊은 여성예술가의 현실적인 조건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진다.

그 밖에도 아시아 다큐멘터리 여성 감독 3인과 함께 하는 ‘오픈토크’를 비롯해 신세기 중국영화와 중국 여성영화의 힘,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의 매력과 특징에 대해 함께 얘기하는 ‘토크 인 씨어터’ 등을 진행한다.

개·폐막식의 티켓은 22일부터, 일반 상영작 예매는 24일부터 영화제 홈페이지(www.wffis.or.kr)에서 예매할 수 있다.

이혜경 집행위원장은 “13회는 하나의 주기가 끝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출발의 의미”라며 “12회까지는 여성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자기 긍정을 하게 하는 과제가 컸다면, 이제부터는 타자를 위해서 자신을 개방하고 새로운 차원의 관계를 열어젖히는 것이 앞으로 12년간 여성영화제가 해내야 될 중요한 화두와 실천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제 트레일러는 연출한 구혜선은 “영화제의 트레일러 연출을 맡게 돼 영광”이라며 “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현대화된 여성보다는 감성적인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