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은 11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악마를 보았다> 언론시사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굉장히 절제되고 드라이한 연기를 내내 했어야 했다. 절제된 무표정 안에서 분노, 불안감, 슬픔, 복수심 등 희노애락이 조금씩 보여져야하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굉장히 단선의 연기패턴이 필요하겠구나 하고 쉽게 생각했었는데 막상 연기할 때는 그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병헌은 이어 “작은 모니터에서는 그런 작은 감정들이 보이지가 않아 모니터링 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정도로 내내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 고민하면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이병헌은 극중 연쇄살인마 장경철(최민식)에게 약혼녀를 잃고 가장 지독한 복수를 감행하는 국정원 경호팀장, 김수현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이병헌은 연기 대결을 펼친 최민식에 대해 “주위에서 라이벌 의식이 느껴지지 않냐, 연기 잘 하는 배우와 같이 연기하기가 꺼려지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영화는 각기 분야에서 잘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해도 흥행이 될까 말까 하는데 최민식 선배와 함께 연기하게 돼 많이 위안이 되고 의지가 됐다”면서 “각자 촬영하는 게 많았지만 장난치다가도 연기를 할 때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를 볼 때면 '정말 배우 같은 느낌이 드는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악마 같은 연쇄살인마 장경철로 5년만에 상업영화에 복귀한 최민식은 “처음에 대본을 접했을 때는 원색적인 색깔에 반했고 많은 여백이 느껴졌다”며 “처음부터 범인이 누군지, 살인의 동기가 무엇인지 다 드러난 상태에서 두 남자의 치열하고 처절한 복수극이 역으로 연출가 의도에 따라서 색깔이 달라질 수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폭력에 중독된 사람들의 극단적인 모습 속에서 뭔가 찾을 것이 있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출연이유를 밝혔다.
최민식은 이어 “만약 내가 캐릭터를 위해서 몰입을 했다면 여러분들은 구치소로 면회를 와야 했을 것”이라며 “내 스스로가 장경철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작업 과정이 너무나 끔찍하고 고통스러웠다. 여태까지 출연한 작품 중에서 몰입이 가장 덜 되고 테크닉적으로 연기한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친절한 금자씨’에 이어 다시 연쇄살인마를 연기한 최민식은 “‘친절한 금자씨’에서는 너무 짧게 나와 목말랐는데 이번 영화는 너무 과잉이다. 또 이영애씨한테 맞을 때는 아파도 참을 만 했는데 이번에는 더 많이 맞고 이병헌씨한테 맞아서 그런지 더 아프고 징글징글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최민식은 “어떤 여배우가 나와 같이 연기할 지도 걱정”이라며 “실제로는 벌레도 못 죽인다. 이런 작품은 이걸로 끝이다”며 말했다.
두 배우의 불꽃 뛰는 연기 대결이 압권인 <악마를 보았다>는 8월 12일 개봉한다. |
배우
이병헌이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수현 역을 연기하면서 느낀 어려움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