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JIFF)의 윤곽이 드러났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31일 오후 서울 명동의 세종호텔에서 조직위원장인 송하진 전주시장과 민병록 집행위원장, 정수완·유운성 프로그래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개·폐막작을 포함한 올해 11회 영화제의 상영작 및 행사를 발표했다. '자유, 독립, 소통'을 슬로건으로 디지털 대안 영화제를 지향하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9일간 한국 소리문화의 전당을 비롯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 일대의 14개 상영관에서 9일 동안 개최된다. 올해 출품작은 출품 규정 강화에 따라 작년보다 소폭 줄어든 국내 577편, 해외 459편 등 총 1천39편의 영화가 출품됐으며, 이중 총 49개국 총 209편(장편 131편, 단편 78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49개국은 역대 최고의 제작 국가 수이며, 상영편수는 작년보다 9편이 늘어났지만 장편영화의 상영편수가 작년에 비해 15편이나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프로그램도 소폭 축소됐다. 초청작 가운데 JIFF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와 자국 밖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작품은 장편 21편, 단편 19편이다. 프로그램은 올해 역시 신인감독들의 작품과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감독들의 작품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데 역점을 뒀다. 또한 올해에는 남미 출신의 신인감독들의 도전적인 영화들이 대거 선보이며, 다양한 스펙트럼에 걸친 색다른 다큐멘터리와 차이 밍량·라브 디아즈 등 거장 감독들과 라민 바흐러니·잉 량·크리스티안 클란트·김종관 감독 등 전주국제영화제가 발견, 지속적으로 소개해 온 감독들의 신작 단편들도 소개된다. 특히 11회를 맞아 영화제 프로그램의 성격을 분명히 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그리고 이를 토대로 또 다른 10년의 첫 해를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큰 변화 없이 지켜온 전체 프로그램을 총 6개의 카테고리로 묶어 전체적으로 재조정했다. 전주국제영화제 직접 제작하는 '디지털 삼인삼색'과 '숏!숏!숏!' 프로젝트가 포함된 'JIFF 프로젝트', 3개의 장·단편 경쟁부문을 모은 '경쟁부문', 동시대 영화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시네마스케이프', 특별전과 회고전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영화를 살펴보고자 마련된 '포커스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막작은 그 동안 독창적인 단편 영화로 기대를 모았던 신인 박진오 감독의 데뷔작 <키스할것을>이 선정됐다. 영화는 스타가 아니라는 이유로 번번이 배역을 거절당하고 실망감에 빠진 남자가 자신과 똑같은 처지의 배우지망생 여자를 만나 특별한 교감을 나누지만 이내 사라진 그녀를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로 박 감독이 주연까지 맡았다. 박 감독은 <죽어도 좋아><내사랑 내곁에>의 박진표 감독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앞서 박진표 감독도 자신의 데뷔작 <죽어도 좋아>가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바 있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새로운 스타일, 형식 등 실험정신이 뚜렷해 개막작으로 선정하게 됐다"며 "좋은 신인감독을 발굴했다고 자부한다"고 설명했다. 폐막작은 멕시코 출신의 페드로 곤잘레즈-루비오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알라마르>가 선정됐다.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큰 산호초 군락지인 반코 친초로(Banco Chinchorro)를 배경으로 곧 멀리 떨어져 살아가야 할 한 아버지와 어린 아들의 짧은 여행을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담아낸 작품으로, 올해 로테르담영화제에서 타이거상을 거머쥐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 동시대 가장 위대한 영화예술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포르투갈 페드로 코스타 감독과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대부인 김동원 감독, 그리고 독일에서 가장 논쟁적이고 혁신적인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는 로무알트 카마카 감독의 회고전과 헝가리 거장 미클로슈 얀초 감독을 소개하는 오마쥬 프로그램, 최근 복원된 유현목 감독의 <분례기>와 이만희 감독의 <삼각의 함정>을 포함해 4편의 한국 고전영화를 상영하는 한국영화 특별전도 마련된다. 또 <괴물>의 봉준호 감독과 페드로 코스타 감독이 참여하는 마스터클래스도 열린다. 영화제 기간에는 재능있는 신인 프로듀서의 참신한 저예산 극영화 및 다큐멘터리 영화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개발, 지원하는 '전주 프로젝트 마켓'(JPM)과 한국 영화산업의 현안을 고민하는 학술 행사 프로그램 '인더스트리 컨퍼런스'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올해 홍보대사로 선정된 박신혜와 송중기가 참석해 민병록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위촉장을 수여 받았다.
개막작 예매는 13일부터, 일반 상영작 예매는 15일부터 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자세한 상영작 및 상영일정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초심의 마음으로 11회 영화제는 관객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변화와 안정을 추구해 나가고자 했다"고 말했다. 정수완 프로그래머 역시 "10회까지는 영화제를 성장시키는데 주안점을 뒀다면, 11부터는 안정된 영화제를 목표로 내실을 기했다"고 말했다. |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으로는, 지난 2002년 아르헨티나에서 기적적으로 16mm 필름이 발견되고 이를 토대로 30분 가량의
미공개 씬이 복원된 프리츠 랑 감독의 걸작 SF <메트로폴리스>와 <대부>로 유명한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테트로>,
모리스 센닥의 그림동화를 원작으로 한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 올해 베를린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일본 와카마츠 코지 감독의 <캐터필러>, 마츠 다카코·아사노 타다노부·츠마부키 사토시 등 일본 유명배우가 출연한
네기시 키치타로 감독의 <비용의 처>, <검모><미스터 론리> 등으로 열광적 지지와 극단적 혐오를 오갔던 하모니 코린
감독의 신작으로 낯선 세계의 기묘한 노인 무리를 찍은 <트래쉬 험퍼스>, 일본의 천재 작가라 불리는 이사코 코타로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모리 준이치 감독의 미스터리 영화 <중력피에로>, 컬트 감독으로 추앙받는 일본의 오바야시 노부히코
감독의 데뷔작 <하우스>, 일본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츠보카와 다쿠시
감독의 <일본인 안나>, 팍품 윙품 등 태국의 대표 감독들이 만든 옴니버스 공포영화 <포비아2>, 공포영화 사상 최초로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던 저예산 공포영화의 거장 조지 로메로 감독의 <서바일버 오드 데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거장 에르마노 올리 감독의 중편 <와인을 찾아서>, <백실>의 소리 후미히코 감독의 신작 애니메이션
<토우>, <굿바이 솔로>의 라민 바흐러니 감독이 환경을 테마로 선보이는 단편이자 베르너 헤어조그 감독이 내레이터로
참여한 <비밀봉투>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