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 “모진 역할 맘껏 연기, 스트레스 다 풀려”

배우 강동원이 첫 악역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강동원은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초능력자>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꽃미남으로서 악역으로도 볼 수 있는 모진 역할을 맡아 어려운 게 없었냐는 질문에 “모진 역할을 하면서 전혀 어려움은 없었다”며 “그동안 못 해봤던 연기를 마음껏 해봤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다 풀리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눈으로 사람들을 조종하는 초능력자로 분해 강렬한 눈빛 연기를 선보인 강동원은 “너무 눈에 힘을 주고 연기하려고 하지 않았는데 표현에 한계가 있더라. 결국에는 눈에 힘을 줄 수밖에 없었다”며, 역할에 대해서는 “맡은 역할이 악역이지만 개인적으로 악역이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하지 않았다. 초능력자의 성격에 표현하려고 했었고 그에게는 그런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강동원은 고수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에너지가 넘치는 선배라 작업하는 게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에 고수는 “촬영하면서 많이 다쳤는데 그때마다 편하게 모니터 앞에서 편하게 앉아있는 동원이를 볼 때 얄밉고 부럽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동료, 좋은 동생이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민석 감독은 두 배우의 연기에 대해 “강동원과 고수가 영화 속 인물들과 싱크로율이 120%이상 맞았다”며 “시나리오를 쓰면서 혼자 생각했던 것을 배우들이 120% 이상 현실적으로 움직이도록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초능력자’라는 소재가 너무 매력적이었지만 부담도 없지 않았다”며 “할리우드의 이야기 방식들이 한국에서 어색할 수도 있고 잘 안 어울릴 수도 있어서 우리나라 스타일에 맞게끔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풀어보려고 했다. 새로운 시도라기보다 다른 감성으로 찍었다”고 말했다.

영화 <초능력자>는 눈으로 사람들을 조종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정의감보다는 그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만 조용히 초능력을 이용하며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초인’(강동원)이 어느 날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단 한 사람 ‘규남’(고수)과 맞닥뜨리고 뜻하지 않는 살인을 저지르게 되면서 모든 걸 걸고 자신을 추격하는 그와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치게 된다는 내용으로, 절대 만나지 말아야 할 두 남자가 만나게 되면서 진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알아간다는 이야기다. ‘초능력’이라는 비일상적인 소재로 하고 있지만 영화는 매우 현실적인 배경과 캐릭터 속에서 일상적인 이야기로 그려내며 독특하고 색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초능력’을 소재로 한 여느 할리우드 영화와는 달리 판타지적인 재미나 액션은 없지만, ‘생계형 초능력자’와 ‘그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유일한 남자’라는 대결구도와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이지만 공존할 수 없는 관계라는 설정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꽤나 흥미롭다. 특히 각자의 역할을 충실해 표현해낸 두 배우의 불꽃 튀는 연기대결이 볼만하다. 감정과 디테일이 살아있는 강동원의 눈빛 연기와 몸을 아끼지 않은 고수의 온몸 열연은 칭찬할 만하다. 또한, 극의 긴장을 풀어주는 외국인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인상적이다. 반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다소 무겁다는 점과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많이 생략돼 감정 이입이 덜 된다는 점은 아쉽다. 또한, 이러한 감독의 신선한 시도가 할리우드의 판타지 영화를 기대하고 보러 온 일부 관객에게는 낯설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점도 흥행의 변수다. 오는 11월 11일 개봉한다. [초능력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