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 <시>, 부일영화상 최우수작품상·각본상 수상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가 제19회 부일영화상 최우수 작품상과 각본상 등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부산일보사는 8일 오후 부산 해운대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제19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을 열고 최우수작품상을 비롯 총 16개 부문에 걸쳐 수상작을 발표했다.

수상의 영광을 안은 이창동 감독은 “시나리오의 미자라는 인물에 생명과 매력을 불러 넣어준 배우 윤정희 등 배우들과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아서 마음의 눈으로 보개 해준 촬영 김현석 촬영감독 등 스태프들에게 감사하고 나와 함께 한 그들이 진정으로 자랑스럽다”며 “영화제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이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는 김동호 위원장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리고 싶다”며 소감을 말했다.

칸영화제 이어 다시 각본상을 받게 된 것에 대해 이 감독은 “시상해주신 임권택 감독님께 죄송하지만 마음속으로 다른 사람 몰라도 각본상을 안 받았으면 했다. 칸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각본상을 받는다는 게 민망하고 부끄럽다”며 “그런 나에게 격려와 용기를 주는 걸로 감사의 마음으로 받겠다”고 말했다.

최우수 감독상은 영화 <하하하>의 홍상수 감독에게 돌아갔으며, 시상식의 꽃인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영화 <이끼>의 정재영과 <하하하>의 문소리가 수상했다.

또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하하하>의 유준상과 <하녀>의 윤여정이, 신인남자연기상과 신인여자연기상은 <방자전>의 송새벽과 <여행자>의 김새론이 각각 수상했다.

신인 감독상은 <여행자>의 우니 르콩트이, 촬영상은 <파주>의 김우형 촬영감독이, 음악상은 <아저씨>의 심현정 음악감독이, 미술상은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강승용 미술감독이 각각 수상했다.

이밖에 특별상 부문인 지난해 별세한 고(故) 유현목 감독의 영화정신을 기리기 위한 ‘유현목영화예술상’에는 심재명 명필름 대표에게 주어졌고, 부산일보 독자들이 뽑는 ‘부일독자심사단상’은 <아저씨>가 뽑혔다. 한편, 시상식에 참여한 영화인을 대상으로 즉석에서 선정하여 시상하는 ‘베스트드레스상’에는 배우 전노민이 선정됐다.

이날 수상의 영광을 안은 정재영은 “부족한 나에게 크고 영광스러운 상을 줘서 감사하다. 좋은 배우, 좋은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며, 문소리는 “오랜만에 받는 상이라 기쁘다. 영화작업을 10년 하고 작년에 1년 쉬었는데 다시 10년 추랄할 수 있는 엔진에 시동을 걸어준 것 같아 기쁘고 또 좋은 작품으로 찾아 뵙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고 김기영 감독의 1960년작 <하녀>로 이 영화제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10년 리메이크작 임상수 감독의 <하녀>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된 윤여정은 “아직까지도 배우로 활동할 수 있게 해준 고 김기영 감독과 상을 받게 해준 임상수 감독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으며, 유준상은 “존경하는 윤여정 선배와 같이 상을 받게 돼 기쁨이 두 배”라고 말했다.

성인 배우들을 제치고 신인여자연기상을 수상해 눈길을 끈 아역배우 김새론은 “아역 배우 김새론은 “앞으로 더 노력해서 멋진 배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최근 떠오르고 있는 조연배우 송새벽은 “상은 어릴 적 개근상 이후로 처음”이라며 기뻐했다.

1958년 국내 처음으로 제정된 영화상인 부일영화상은 1973년 16회 시상식 이후 중단됐다가 2008년 35년 만에 부활했다. 그러나 독립영화에 대한 별도의 시상 부분이 없다는 점은 아쉬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