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PIFF 심사위원,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가 최고의 영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서 ‘뉴커런츠’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월드스타 김윤진이 소감과 심사기준을 밝혔다.

김윤진은 8일 오전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사실 내가 심사위원 중에서는 영화 경험이 제일 적고 자격미달이라고 생각된다”며 겸손의 말로 운을 뗀 뒤 “15년간 고민한 것인데 김동호 집행위원장님에게 좋은 영화가 많은데 그중에서 한 영화만 뽑는 게 너무 힘든 일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하고 물어봤는데 그냥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가 최고의 영화라고 경쾌하게 대답해줘서 그 말을 듣고 용기를 얻고 이 자리에 같이 앉게 됐다”고 밝혔다.

김윤진은 이어 “이번 기회에 영화 공부를 더욱 더 많이 하고 함께하는 심사위원들에게 조언 많이 듣고 열심히 심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영화배우로서 나중에 크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TV 드라마 '로스트'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가 발돋움한 김윤진은 “‘로스트’ 찍는 데 6년 반을 보냈다. 내 인생을 바꿔놓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커리어를 유지하는 것이 내게 굉장히 중요했기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와 작업하는 것이 즐겁고 큰 기쁨이었다”고 말했다.

김윤진은 또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아시아 영화를 보는 관점이 크게 바뀌었다기보다는 미국 사람들이 아시아 영화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는 것을 알게 돼 놀랐다”면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영화에 대한 서양의 관심과 관점을 바꿔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뉴욕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보스턴대학과 영국드라마아카데미에서 연기를 전공한 김윤진은 1996년 드라마 ‘화려한 휴가’로 데뷔한 후, 영화 <쉬리>(1999)의 여주인공으로 크게 주목 받았으며 2004년부터 미국 ABC 방송의 드라마 ‘로스트’에 한국인 ‘선’ 역할로 출연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국내에서도 <세븐데이즈>(2007), <하모니>(2010)에 출연하는 등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 중인 그녀는 현재 박해일과 새 영화 <심장이 뛴다> 촬영 중에 있다.

한편, 심사위원장으로 맡은 일본의 세계적인 의상 감독 와다 에미는 “아마 내가 가장 연장장이기 때문에 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것 같다”며 겸손해하며 “영화라는 긴 역사에서 새로운 도전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가 심사 포인트로 삼고 있다. 새로운 도전은 뒷세대 영화에도 영화를 주기 때문에 기대하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심사에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와다 에미는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 오시마 나기사 감독 뿐 아니라 피터 그리너웨이, 줄리 테이머, 프랑코 제피렐리, 장이모우 감독 등과 영화, 오페라 등을 함께해 왔으며 국내 작품으로 2006년 정우성·김태희 주연의 <중천>)의 의상을 담당하기도 했다. 특히 그녀는 1986년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란>으로 아시아인 최초의 아카데미 의상상을 수상했으며, 1992년에는 줄리 테이머 감독의 TV오페라 ‘오이디푸스 렉스’로 에미상 의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외 뉴커런츠 심사위원으로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단골 감독인 인도의 무랄리 나이르 감독과 대만의 국민 여배우 양귀매, 독일의 크리스토프 테레히테 베를린영화제 포럼 집행위원장이 참여한다.

크리스토프 테레히테 집행위원장은 “영화가 어디서 만들어졌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영화가 얼마나 독창적이고 새로운지가 중요하다”면서 “영화는 개인의 관점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거리를 주는지가 중요하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뉴커런츠’를 통해서도 새로운 영화와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부산영화제에 꾸준히 찾은 그는 “분명 10년 전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규모가 훨씬 커졌고, 새로운 재능 있는 감독을 찾을 수 있는 곳이었고 부산국제영화제의 성장만큼 아시아 영화의 성장과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면서 “세계적으로 아시아 영화의 배급이 어려운데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이 같은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장편 경쟁부문이자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들의 새롭고 도전적인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는 '뉴커런츠' 섹션에서는 올해 영화 <귀여워> 이후 7년 만에 두 번째 작품을 선보이는 김수현 감독의 <창피해>와 윤성현 감독의 데뷔작 <파수꾼>, 박정범 감독의 데뷔작 <무산일기> 등 한국영화 3편과 <블러더>와 <무인 곽원갑>의 작가로 참여한 바 있는 크리스 초우 감독의 데뷔작 <스트로베리 클리프> 등 8개국 총 13편의 작품이 '뉴커런츠상'을 놓고 경합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