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은 8일 오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호우시절>(감독 허진호, 제작 판씨네마) 제작보고회에서 "허진호 감독의 시나리오를 받을 때마다 늘 망설이게 되더라. 과연 내가 이런 잔잔하고 물결처럼 파고들어 오는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망설임이 있었다"며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영화도 일상적이면서도 찬란하고 스파크처럼 톡톡 뛰는 느낌들이 전해져 '재미있겠다.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끌었다"며 "이제는 이런 사랑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하게 돼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배우라는 직업 때문에 주어지는 제약도 있고 개인적으로 동창과 사랑을 나눠 본 경험도 없어서 이런 감정에 대한 그리움이나 질투가 있었다"며 "이번 영화를 하면서 대리만족이나 내가 일상에서 느끼지 못한 찬란함을 맛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허진호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굉장히 마음 고생하면서 찍은 영화"라며 "허진호 감독과 사랑이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다.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아무도 허진호 감독의 사랑 스타일에 대해서 귀뜸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촬영을 하면서야 '이런 분이구나'란 걸 알았다. 굉장히 재미있었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첫 영화부터 정우성에게 러브콜을 보냈던 허진호 감독은 "'호우시절'이라는 제목처럼 좋은 때를 만나서 다시 작업할 수 있어서 기뻤다"며 "현장에서 감독과 틀린 자신만의 의견들이 있더라.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을 때 자존심도 상하고 '저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몇몇 장면들에서 정우성의 연출적인 생각들이 들어갔고 영화를 더 좋게 만든 게 분명히 있다"고 칭찬했다. 허 감독은 영화에 대해 "지금까지 만든 영화 중에서 가장 밝고 명랑하고 행복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 "전에 만들어왔던 영화들이 두 남녀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행복하게 살다 이별하는 이야기였다면, 이번 영화는 전에 만났지만 그땐 기회가 되지 않아서 사랑을 확인하지 못했던 두 남녀가 다시 만나서 밝고 행복한 사랑을 하는 이야기다. 영화를 보면 가슴이 뛰는 밝은 영화"라고 소개했다. 2007년 늦은 나이에 결혼해 올해 아이를 얻은 허 감독은 결혼과 아기가 영화를 만드는 데 영향을 끼쳤느냐는 질문에 "6개월이 된 아기가 참 귀엽고 세상에도 이런 행복이 있구나 싶다"면서도 "꼭 개인적인 이유 때문만은 아니고 전작과는 조금 다른 좀 더 가볍고 밝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목에 대해서는 "‘두보초당’은 영화의 주된 배경이고 여주인공 메이가 일하는 중요한 공간이다. 영화의 제목도 '좋은 비는 때를 알고 내린다'는 두보의 시구절에서 따왔다"며 "사랑에도 때가 있다는 느낌들이 이 제목을 통해서 전달될 수 있고, 개인적으로 계절의 느낌이 나는 제목을 좋아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여주인공 메이 역으로 출연한 중국 배우 고원원은 "'8월의 크리스마스'부터 개봉한 영화는 빼놓지 않고 본 허진호 감독의 팬이었다"며 "시나리오가 없는 상태였지만 마음속으로 무조건 이 영화를 해야겠다고 결정을 내렸다.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만으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정우성에 대해서는 "영화를 통해서 봤을 때는 굉장히 쿨하고 차가운 사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만나면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을 수 있겠다는 걱정도 했었다. 나도 쉽게 어떤 사람과 편하게 말을 놓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어떻게 친해질 수 있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실제 만나고 보니 너무나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재미있고 농담도 잘하고 동시에 신사적인 면도 가지고 있는 완벽한 남자라고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했다. 이에 정우성은 "고원원씨는 청순하고 이해력도 넓고 배려심도 크다. 또 대화를 하다 보면 외적 지향보다는 내적 지향을 갖고 있는 훌륭한 여배우였던 것 같다"면서도 "개인적으로 괜찮은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남자친구가 있어 많이 아쉬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허진호 감독은 두 배우와의 작업하면서 "언어 문제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고 촬영을 시작했는데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처럼 둘의 연기를 통해서 보여지는 것들이 너무 좋았고 둘이 너무 잘 어울렸다. 찍으면서 두 사람을 한 화면에 담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멜로 영화 감독인 허진호 감독이 <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외출><행복>에
이어 선보이는 5번째 로맨스 <호우시절>은 미국 유학 시절 서로 설렜으나 사랑인지 아닌지 미처 확인할 기회도 없었던
두 사람이 몇 년의 세월이 흐른 후 우연히 만나 진짜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으로, 사랑의 감정에 대한 '타이밍'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영화는 앞서 일본 굴지의 종합 엔터테인먼트&컨텐츠 기업 '아뮤즈 소프트 엔터테인먼트'에 선판매되기도
했다. 10월 8일 개봉예정이다. |
배우
정우성이 계속된 러브콜 끝에 마침내 허진호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