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화제의 ‘한국영화 회고전(Korean Cinema Retrospective)’의 주인공이자 올해로 사후 30주기를 맞는 해이기도 한 하길종 감독은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게 미국 UCLA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1970년 귀국하여 <화분>이라는 충격적인 데뷔작으로 한국영화계를 흔들어놓았으며 1979년 뇌졸중으로 타계할 때까지 걸작과 문제작을 포함한 6편의 작품을 더 내놓았다. 1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영화인생 동안 7편의 영화를 남기고 떠난 그는 열정적인 감독이자 평론가였고 교수이자 번역가였으며 서슬 퍼런 국가 검열이 있던 70년대 한국 문화와 사회의 현실을 개탄한 고뇌하는 지식인의 대명사였다. 한국영상자료원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번 회고전에서는 데뷔작 <화분>을 비롯해 괴기영화 <수절>, 4·19 세대의 낭만적인 꿈과 좌절을 그려낸 청춘영화 <바보들의 행진>, 로맨틱 코미디 <여자를 찾습니다>, 실험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한네의 승천>, 이장호 감독의 <별들의 고향> 속편인 <續 별들의 고향>, <바보들의 행진>의 속편 격인 <병태와 영자> 등 1972년부터 1979년까지 그가 세상에 남겼던 7편의 장편들을 선보인다. 특히 그의 UCLA 대학원 졸업작품이자 MGM사의 매이어 그랜트상 수상작인 <병사의 제전>(1969)도 공개한다. 이 작품은 아방가르드적인 실험을 엿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사례이며, 16미리로 제작된 작품을 복원하고 다듬어 35미리 필름으로 상영을 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6월 28일 타계한 고(故) 유현목 감독의 추모전에서는 그의 대표작인 동시에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상징적인 작품인 <오발탄>과 그가 타계하기 전인 6월 23일에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자택에서 별세한 김은국 원작의 <순교자>, 한국영상자료원이 새롭게 발굴한 프린트의 복원을 통해 상영되는 <분례기> 등 3편이 상영된다. 유현목 감독은 1925년 황해도 봉산군 사리원에서 태어나 휘문고와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홍차기의 일생>(1948), <춘향전>(1955) 등의 조감독을 거쳐 1956년 <교차로>로 감독 데뷔했다. 이후 1961년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최고작으로 꼽히는 <오발탄>을 비롯해 <아낌없이 주련다>(1963), <잉여인간>(1964), <순교자>(1965), <분례기>(1971), <사람의 아들>(1980), <말미잘>(1995) 등 50여 년간 43편의 영화를 연출하며 한국 영화계의 '거목'으로서 자리매김했다. |
부산국제영화제(PIFF)
조직위원회는 오는 10월 8~16일 개최되는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고(故) 하길종 감독 회고전과 고(故) 유현목
감독 추모전을 연다고 19일 밝혔다. 
또한,
하길종 전집 발간과 더불어 그의 영화 정신을 되새기는 세미나의 개최를 통해 그가 남긴 영화적 유산을 음미할 예정이며,
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행사인 ‘한국영화 회고전의 밤’을 통해 디렉터스 체어(Director’s Chair)를 유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