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고갈> '제한상영가' 판정으로 개봉 불투명

- 김곡 감독 "재심의 신청을 할 예정"

법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은 '제한상영가' 등급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독립영화제2008 대상, 미국 시라큐스국제영화제 3관왕,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초청 등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김곡 감독의 독립영화 <고갈>이 지난 6월 30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것.

영등위 측은 "'고갈'이 주제, 선정성 등의 수위가 아주 높고, 폭력성, 공포, 대사, 모방위험 등 다른 판단 기준들도 모두 수위가 높다. 게다가 대사 및 주제, 폭력성 부분에 있어서도 청소년에게는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제한상영가 등급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2001년 12월 '제한상영가' 등급이 신설된 후, 몇 개의 제한상영관이 개관하였으나 경제적 이유 등으로 현재는 모두 영업을 중지한 상태다. 제한상영관이 없는 국내 현실상,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영화는 사실상 개봉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헌법재판소는 '제한상영가' 등급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정을 내렸으나, 영등위 측에서는 '제한상영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월부터 현재까지 등급분류신청을 한 영화 723편 중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영화는 해외작 529편 중 6편, 국내작 194편 중 2편으로 총 8편이다. 2009년 들어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은 작품은 <고갈>을 비롯해 <천국의 전쟁> 등 모두 3편뿐이다.

비타협영화집단 ‘곡사’의 김곡 감독은 항상 신선한 영화적 실험을 계속해온 독립영화계의 스타감독.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인 <고갈>은 최근에는 보기 드문 슈퍼 8mm의 거친 입자로 생성과 소멸의 징후를 담아내는 작품으로,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수위 높은 묘사로 인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작품이다.

당초 9월에 개봉할 예정이던 <고갈>은 이번 '제한상영가' 판정으로 개봉 자체가 불투명해진 상태. 김곡 감독은 "배급사를 찾지 못해 직접 사업자 등록까지 하면서 개봉에 열의를 보였는데, 이번 '제한상영가' 판정으로 개봉 일정이 난항에 처했다"며 "우선은 재심의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갈>은 7월 23일부터 8월 2일까지 폴란드 브로추아프(Wroctaw)에서 열리는 제9회 에어라 뉴호라이즌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2004년 <송환>이 초청되며 국내에 알려진 뉴호라이즌 국제영화제는 영화예술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예술적 영화들을 소개하는 영화제로, 뉴호라이즌 측은 <고갈>을 "관습에 대항하는 호러"라고 소개하며 관심을 드러냈다.


2009.07.09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