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작에 한국단편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 <숏!숏!숏! 2009>
- ‘한국영화’ 섹션 강화 …한국영화 회고전 부활 및 한국영화 특별전 신설

(사진 : 개막작 '숏!숏!숏!' 참여감독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전주국제영화제(JIFF)의 윤곽이 드러났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31일 오후 서울 명동의 세종호텔에서 조직위원장인 송하진 전주시장과 민병록 집행위원장, 정수완·유운성 프로그래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개·폐막작을 포함한 올해 10회 영화제의 상영작 및 행사를 발표했다.

'자유, 독립, 소통'을 슬로건으로 디지털 대안 영화제를 지향하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전북대 삼성문화관을 비롯 전주 고사동 ‘영화의 거리’ 일대의 13개 상영관에서 9일 동안 개최된다.

출품작은 작년 대비 121편(32%)이나 증가한 국내 668편, 해외 510편 등 총 1천172편의 영화가 출품, 역대 최다를 기록했으며, 이중 총 42개국 200편(장편 146편, 단편 53편)의 영화가 선보인다. 또 초청작 가운데 JIFF를 통해 세계 처음으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와 자국 밖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작품은 장·단편 각각 13편이다.

올해 프로그램은 10주년을 맞아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그램을 지속 강화하는 프로그램과 1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10년을 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국영화 섹션의 강화. 다양한 한국 장편 극영화 및 다큐멘터리 작품들을 소개해온 '한국영화의 흐름' 섹션이 올해에는 '한국장편경쟁'으로 변모했으며, 한국 단편영화 신작 발굴에 집중하기 위해 작년까지 운영해왔던 ‘한국단편의 선택: 비평가 주간’도 올해부터 ‘한국단편경쟁’으로 전환했다. 특히 '한국장편경쟁' 부문에서는 임순례 감독·문소리 주연의 <날아라 펭귄>을 비롯해 김응수 감독의 <물의 기원>, 신동일 감독의 <반두비>, 심상국 감독·유준상 주연의 <로니를 찾아서>, 중견 배우 박지영이 출연한 <바다 쪽으로 한 뼘 더>(감독 최지영) 등 극장 개봉에 앞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또한 올해부터 한국영화의 과거를 돌아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2003년 이후 진행되지 않았던 한국영화 회고전을 부활시키고, 한국영화 특별전을 신설했다. 회고전에서는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김기영 감독의 1960년작 <하녀> 완전 복원판을 비롯해 양주남 감독의 1936년작 <미몽>, 신상옥 감독의 1962년작 <열녀문>, 이두용 감독의 1980년작 <최후의 증인> 등 21세기 들어 발굴 또는 복원된 고전영화 4편을 상영한다. 또 특별전에서는 한국독립영화의 가장 중요한 감독 중 한명인 홍기선 감독을 선정, 그의 장편영화 2편과 단편영화 2편을 소개한다.

개막작에는 전주국제영화제가 2007년부터 시작한 한국단편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인 옴니버스 디지털 장편영화 <숏!숏!숏! 2009>가 선정됐다. '돈'을 주제로 충무로와 독립영화를 대표하는 젊은 감독 10명이 감독이 참여해 각 10분 내외의 단편을 선보인다. 참여감독으로는 <새드 무비>의 권종관, <거울 속으로>의 김성호, <보트><내 청춘에게 고함>의 김영남, <그녀는 예뻤다>의 최익환, <탈주><후회하지 않아>의 이송희일,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의 양해훈, <은하해방전선>의 윤성호, <빛나는 거짓>의 채기, <어느 날 갑자기 D-day>의 김은경, 단편 <아이들은 잠시 외출 했을 뿐이다>의 남다정 등 총 10인이다.

폐막작은 영화 <폴 몬티>의 프로듀서로 잘 알려진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의 데뷔작이자 스리랑카·독일·이탈리아 합작영화 <마찬>이 선정됐다. 이 영화는 경제적 위기에 내몰린 스리랑카 두 남자가 다소 엉뚱한 발상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을 담고 있다..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숏숏숏'은 1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인들의 최대 관심사인 '돈'을 주제로 젊은 감독 10명을 통해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유머와 풍자로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또 폐막작 '마찬'은 사회적 현실의 냉철한 응시에 기반한 리얼리즘과 인도반도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대중 장르의 미덕이 적절히 수작으로 올해 마련된 스리랑카 특별전과 더불어 그간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스리랑카의 문화와 현실을 접할 좋은 기회를 제공할 줄 것"이라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올해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으로는 '국제경쟁' 부문의 212분짜리 영화 <하수구>와 올해 '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한 필리핀 라브 디아즈 감독의 480분짜리 영화 <멜랑콜리아>, '10주년 기념상영' 부문의 3회때 상영됐던 중국 왕빙 감독의 551분짜리 영화 <철서구>, '영화보다 낯선' 부문의 필리핀 라야 마틴 감독의 280분짜리 영화 <상영중>과 장 뤽 고다르 감독의 1분짜리 단편영화 <파국> 등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또 오랜 내전과 식민지의 역사, 종교 갈등 등 스리랑카의 사회적 이슈에 관해 진솔하게 성찰한 1974년부터 2005년 사이에 제작된 스리랑카 대표 감독들의 작품 12편을 만날 수 있는 '스리랑카 영화 특별전'이 마련되며, 최근 <안나와의 나흘 밤>으로 전 세계 평단과 호평을 받으며 귀환한 폴란드 출신의 거장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감독 회고전'도 개최된다. 또 스페인 아방가르드 영화의 대표적 거장 페레 포르타베야 감독과 최근 필리핀의 가장 중요한 급부상하고 있는 신예 라야 마틴 감독의 특별전이 '영화보다 낯선' 섹션을 통해 소개된다.

10주년 기념 상영 프로그램인 ‘10주년 기념상영’ 섹션에서는 지난 9년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감독의 데뷔작을 재상영하는 'JIFF가 발견한 감독열전'과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 감독들의 신작을 상영하는 '수상자의 귀환', 일반 관객의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다시 보고 싶은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을 상영하는 '다시 보고 싶은 JIFF'로 나뉘어 총 17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또 10주년 기념 특별 영화평론 마스터클래스와 그간의 영화제 성과를 정리한 '10주년 기념 책자'와 지난 9년간 '디지털 삼인삼색'을 통해 제작된 27편의 영화를 모은 '디지털 삼인삼색 DVD 박스' 세트도 발매한다.

이밖에 영화제 측은 작년 8만여 석에서 올해 10만여 석으로 좌석수를 확대하고,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이 묵어갈 수 있는 사랑방을 기존 3곳에서 5곳으로 확대 운영하며, 주요 행사공간을 이어주는 셔틀버스 시간도 대폭 단축해 관객배려 서비스를 보다 확충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상영작 발표에 이어 홍보대사로 선정된 이지훈과 조안의 위촉식을 가졌다.

개막식 예매는 14일부터, 일반 상영작 예매는 16일부터 영화제 홈페이지(www.jiff.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자세한 상영작 및 상영일정은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2009.03.3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