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검은 땅의 소녀와>에 이어 ‘대상·국제평론가상’ 2관왕

지난 2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제38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VPRO 타이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린 양익준 감독의 첫 장편 독립영화 <똥파리>(제작 mole film)가 지난 15일 폐막한 제11회 프랑스 도빌아시아영화제(프랑스)에서도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16일 부산국제영화제에 따르면 이 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똥파리>는 최우수 작품상인 대상과 함께 국제평론가상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영화는 지난해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에 이어 2년 연속 대상과 국제평론가상을 휩쓰는 기염을 세우게 됐다.

영화제의 심사위원들은 "'똥파리'는 폭력과 가족 문제 등 인간의 모든 문제가 집약된 것 같은 매우 강한 영화"라고 극찬하며 만장일치로 대상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익준 감독은 "많은 영화제 관객분들이 '똥파리'의 이야기에 공감해 주셨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족에 대한 문제를 같이 고민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기쁘다. 국내 관객들과도 빨리 만났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독립영화계의 스타 배우이기도 한 양익준 감독이 주연까지 맡아 열연한 <똥파리>는 빌려간 돈을 대신 받아주는 일을 하는 나이 든 건달 상훈 앞에 우연히 여고생 연희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로 폭력이 일상이 된 한 남자가 가족에 대한, 세상에 대한 상처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눈물 나게, 그리고 실감 나게 그려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후, 2009년 3월 현재까지 무려 17개 영화제에서 초청을 받아, <워낭소리>에 이어 올해 가장 주목 받고 있는 독립영화로 떠오르고 있다. 4월 16일 극장 개봉한다.

한편 또 다른 경쟁부문인 ‘액션 아시아’ 부문에 초청된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도 이 부분의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1999년에 시작한 도빌 아시아영화제는 이탈리아 우디네 영화제, 바르셀로나 아시아 영화제와 더불어 유럽에 몇 개 안 되는 아시아 영화제로, 지금까지 한국 영화는 2000년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작품상 수상을 시작으로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2001년/작품상·인기상·남우주연상), 송해성 감독의 <파이란>(2002년/작품상·감독상·인기상·남우주연상),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4년/작품상), 류승완 감독의 <아라한-장풍대작전>(2005년/액션아시아상), 이윤기 감독의 <여자, 정혜>(2005년/심사위원대상),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2006년/액션아시아상), 조창호 감독의 <피터팬의 공식>(2006년/심사위원대상),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2007년/심사위원대상), 이윤기 감독의 <아주 특별한 손님>(2007년/비평가상), 전수일 감독의 <검은 땅의 소녀와>(2008년/대상·국제평론가상)가 수상한 바 있다.

2009.03.1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