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질투는 나의 힘>에 이어 3번째 수상

다양한 영화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통해 ‘배우’로 먼저 얼굴을 알린 양익준 감독은 첫 장편 독립영화 <똥파리>가 내일 막을 내리는 제38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네덜란드)에서 영화제의 최고상인 VPRO 타이거상(VPRO Tiger Awards)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31일 부산국제영화제 측에 따르면 <똥파리>는 이 영화제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국제경쟁부문에서 이란 람틴 라바피프 감독의 <소년과 바다>와 터키 마흐뭇 파질 코스쿤 감독의 <나쁜 로자리오>와 공동으로 타이거상을 수상했다.

로테르담 영화제는 '유럽의 선댄스 영화제'라고 불릴 만큼 비할리우드적인 독립영화들이 선보이는 영화 축제로, 한국영화로는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박찬옥 감독의 <질투는 나의 힘>이 각각 1997년과 2003년 타이거상을 수상한 바 있다.

타이거상 수상작은 각 15,000 유로의 상금을 받으며, 네덜란드의 공영방송인 VPRO 방송을 보장받는다.

로테르담국제영화제는 "힘있는 연출과 연기가 돋보인 '똥파리'는 다른 영화에서는 좀처럼 보지 못한 특별한 상황을 날카로운 현실 감각으로 묘사하고 있다. 특히 심각한 상황과 주제에도 불구하고 따뜻함과 유머를 잃지 않았다는 점이 놀라웠다"며 선정이유를 밝혔다.

해외 영화제 첫 초청과 동시에 최고상 수상이라는 겹경사를 맞은 양익준 감독은 영화제 폐막을 앞두고 열린 시상식에서 "호랑이는 한국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다. 지금은 한국에서 사라졌지만, 이 트로피를 받으니 한국의 호랑이가 다시 살아 돌아온 것 같다"며 기쁨의 춤까지 선보여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고. 또 "온 마음을 바쳐 영화를 함께 한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이 감동과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 앞으로도 진심을 다해 나와 나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스텝과 배우들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가슴 벅찬 수상 소감을 국내에 전해왔다.

지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영화 <똥파리>는 12월 열린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올해의 독립영화'로 선정된 화제작으로,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독립영화계의 스타 배우이자 꾸준한 단편 작업을 통해 연출력을 키워 온 양익준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이다.

영화는 빌려간 돈을 대신 받아주는 일을 하는 나이 든 건달 상훈 앞에 우연히 여고생 연희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로 폭력이 일상이 된 한 남자가 깊은 상처를 이겨내고, 희망의 날개짓을 시작하는 과정을 눈물 나게, 그리고 실감 나게 그려냈다. 오는 4월 국내 개봉예정이다. (사진 제공 배급사 영화사 진진)

2009.01.3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