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제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최초 공개

우리 나라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인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전>(1967, 신동헌)이 41년 만에 우리 곁을 찾아온다.

오는 8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개최되는 제3회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Biki) 개막작으로 선정돼 일반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된 것.

그간 영화 필름이 보존되지 않아 기록으로만 남았던 <홍길동>은 2007년 말 애니메이션 연구자 김준양씨를 통해 이 필름의 소재를 제보 받았고, 한국영상자료원이 지난 3월 일본에서 상영된 16mm 판본을 입수한 뒤 보수와 복사 과정을 거치고 한국영상자료원에서 기존 소장하고 있던 사운드 필름과의 동조 작업 후에 35mm 프린트로 확대 복원하여 5월 한국영화박물관 개관기념 영화제 폐막작으로 41년 만에 첫 상영됐었다.

1967년 1월 27일 개봉당시 극영화를 뛰어넘는 흥행을 거두며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홍길동전>은 신동헌 감독의 동생 신동우 화백이 소년조선일보에 인기리에 연재했던 만화 '풍운아 홍길동'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 영화의 흥행으로 이후 한국에는 장편 애니메이션 붐이 일었고, <소년 용자 길동>이라는 제목으로 일본에 수출되기도 했다. 또한 선녹음 방식으로 표현된 캐릭터들의 생생한 움직임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동원한 큰 스케일의 배경음악, 6,500장에 달하는 그림으로 이루어진 <홍길동전>의 완성은 한국을 세계 5번째의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국의 위치에 올려놓기도 했다.

80대에 접어든 원로 신동헌 감독은 이번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어린이들을 위한 국제 행사에서 일반인에게 소개되는 기회여서 매우 기쁘다"는 소감을 전해왔으며, 신 감독은 13일 오후 7시30분 부산 해운대구 시네파크에서 개최되는 개막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제3회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는 씨네파크와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등에서 14개국 110여 편의 어린이 영화를 상영한다.

2008.8.07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