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의 슈퍼히어, 2008 아시아의 옴니버스 영화, 타비아니 형제 회고전 등 마련
- 문제작 <자유부인>의 한형모, <하녀>의 김기영 감독 회고전 마련

부산국제영화제(PIFF) 조직위원회는 올해 영화제 기간 중 상영될 ‘특별기획프로그램(Special Program in Focus)’과 ‘한국영화회고전(Korean Cinema Retrospective)’ 프로그램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특별기획프로그램’에서는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아시아 각국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슈퍼히어로들을 만나보는 ‘아시아의 슈퍼히어로’를 비롯해 현재 아시아 장편 애니메이션의 흐름과 가능성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애니아시아! : 아시아 장편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도약3’과 ‘아시아 감독들의 뮤직비디오’, ‘2008 아시아의 옴니버스 영화’를 준비했다.

상영작품으로는 ‘아시아의 슈퍼히어로’에서는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전>을 비롯 일본 다카오 나가이시 감독의 <가면라이더:더 퍼스트>와 츠네오 고바야시 감독의 <월광가면>, 홍콩 샨 화 감독의 <슈퍼 인프라맨>, 인도 로샨 라케쉬 감독의 <끄리쉬>, 필리핀 맥 C. 알레한드레 감독의 <캡틴 바벨>와 <라스틱맨>, 말레이시아 유스리 압둘 하림 감독의 <치착맨 2>, 태국 밴디트 통디 감독의 <머큐리맨> 등 총 11편에 이르는 아시아 슈퍼히어로들의 활약을 통해, 서구에서 유입된 슈퍼히어로라는 장르가 아시아 각국의 역사, 정치, 문화, 사회적 맥락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과정을 거쳐 자국의 슈퍼히어로로 변형되었는지 살펴보게 된다.

‘애니아시아 ! : 아시아 장편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도약3’에서는 일본 마코토 고바야시 감독의 <아이스>, 태국 나타퐁 랏타나촉시리 감독의 <낙>과 크리스만 와타나나롱 감독의 <부처의 일생>, 마이크 투비에라·안토니오 투비에라 감독의 <우르두자>, 말레이지아 안와르디 자밀 감독의 <부닥 라폭>, 인도 싱이탐 스리니마사 라오 감독의 <마법사 가투>와 아누락 카쉬얍 감독의 <하누만의 귀환>, 대만 린스렌 감독의 <마주>, 싱가폴 필 미첼 감독의 <새벽을 기다리는 노래> 등 9편이 초청됐다.

‘아시아 감독들의 뮤직비디오’에서는 위시트 사사나티앙, 펜엑 라타나루앙, 호유항, 야스민 아흐마드, 야마시다 노부히로 등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 진 감독들의 작품에서부터 에드윈, 아우라에우스 솔리토 등 떠오르는 유망한 감독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와 스타일의 영화감독들이 만든 뮤직 비디오가 선을 보인다.

‘2008 아시아의 옴니버스 영화’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네 번째 인권 프로젝트로 방은진·김태용·이현승·윤성호·전계수 감독이 참여한 <시선 1318>를 비롯해 영화 <피와 뼈>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하드보일드 액션의 거장 재일교포 최양일 감독과 이상일·사카모토 준지·오모리 가즈키·이즈츠 가즈유키 등 일본 유명 감독이 ‘어린이’를 주제로 연출한 옴니버스 < ABC 단편영화 >,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홍콩사람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가 생겨났는지에 대해 10명의 홍콩감독이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사랑의 연대기>, 니아 디나타를 비롯한 인도네시아의 4명의 여성이 여성의 삶을 그린 <연꽃의 노래>, 거대 도시 뭄바이를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군상의 이야기를 리투파르노 고쉬를 비롯 11명의 인도 감독들이 풀어낸 <뭄바이 커팅>, 용유스 통콘턴·반종 피산타나쿤·팍품 웡품·파윈 푸리짓판야 등 태국의 실력파 감독 4명이 각기 다른 스타일의 공포를 담은 <4색 공포>, 1997년 인도네시아의 민주화운동 10주년을 기념하여 10명의 감독이 모여 만든 <9808> 등이 초청됐다.

또한 지난해 칸 영화제의 주요 부문상을 석권한 루마니아 영화를 재발견할 수 있는 ‘루마니아 뉴웨이브’와 르네상스 미술을 영화 속에 삽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탈리아 현대사의 첨예한 이슈들을 독특한 화법으로 탐구해온 거장 타비아니 형제를 집중 조명하는 ‘타비아니 형제 회고전’를 마련했다.

‘루마니아 뉴웨이브’에서는 2007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의 크리스티앙 문쥬 감독을 비롯해 루마니아 뉴웨이브를 이끄는 대표 감독들의 초기작과 올해 공개된 신인들의 놀라운 데뷔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타비아니 형제 회고전’에서는 형제의 유토피아니즘에 대한 수정적 인식을 드러내는 <파드레 파드로네>(1977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국제비평가상)에서부터 <로렌조의 밤>(1982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카오스>(1984) 및 최신작 <종달새 농장>(2007)에 이르기까지 미학적 통일성이 돋보이는 총 8편이 상영될 예정이며, 동생 파올로 타비아니와 부인이자 거의 전작에서 의상을 담당한 리나 넬리 타비아니가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 ‘한국영화회고전’에서는 만주에서 미술을 공부한 후 <집 없는 천사>의 미술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후, 혼탁하고 타락한 시대상을 다룬 멜로드라마 <자유부인>을 통해 1950년대 대표적인 흥행감독으로 시대를 풍미한 ‘한형모(사진) 감독 회고전’과 올해 칸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김기영 감독의 디지털 복원판 <하녀>와 <반금련>을 만날 수 있는 ‘한국영화의 고고학’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한형모 회고전 : 통속/장르의 연금술사’이라는 제목으로 상영될 작품으로는 <운명의 손>(1954), <자유부인>(1956), <청춘쌍곡선>(1956), <순애보>(1957), <돼지꿈>(1961), <언니는 말괄량이>(1961) 등이다.

‘한국영화의 고고학’에서는 김기영 감독 10주기를 추모하면서 두 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하나는 한국영상자료원이 마틴 스콜세지가 설립한 세계영화재단과 협업하여 올해 칸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디지털 복원판 <하녀>(1960)이다. 또 다른 작품은 김기영의 야심찬 실패작 <반금련>(1981)이다. 4년간에 걸쳐 진행된 방대한 프로젝트는 사전 검열에 의해 90분 길이로 줄어들면서 원래의 뜻을 훼손당하였지만 김기영 특유의 미장센과 컬러의 색감은 여전히 놀랍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유체이탈을 보여주는 연출력은 김기영의 상상력이 잘 느껴지는 대목이다.

2008.8.2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