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동·장률·마랏 사룰루 등 유명 감독들 ‘PPP 2008’에서 신작 프로젝트 공개

부산국제영화제(PIFF)는 올해 영화제 기간에 공개되는 ‘2008 부산프로모션플랜(Pusan Promotion Plan, 이하 PPP 2008)’ 공식 프로젝트 선정을 완료했다.

19일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안필름마켓 사무국에 따르면 올해 PPP에는 역대 최다인 총 200여 편의 출품됐으며 이중 17개국 30편이 최종 공식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작품을 살펴보면, 아시아 최고의 프로젝트마켓인 PPP의 명성에 걸맞게 올해 역시 아시아를 대표하는 걸출한 감독들을 다수 만날 수 있다. <밀양>으로 2007년 칸 영화제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이창동 감독이 다섯 번째 장편 영화로 연출할 신작 프로젝트를 비롯 <청><나비> 등으로 대만 영화계 거장 반열에 오른 장초치 감독의 <아버지 안녕하세요?>, 2005년 PPP에서 소개된 <남쪽 나라의 노래>를 완성해 올해 영화제에서 선보일 중앙 아시아 거장 감독 마랏 사룰루의 신작 프로젝트 <밝은 길>, <동궁서궁><북경 녀석들>을 연출하며 중국 제 6세대 대표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장 위엔 감독의 신작 프로젝트 <1933>, <망종><두만강>에 이은 장률 감독의 세 번째 PPP 프로젝트 <부친>, <69><훌라 걸스>를 만든 재일 교포 이상일 감독이 일본 최고 소설가 무라카미 류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하는 <반도를 떠나며> 등이 PPP를 통해 소개되어 전 세계 투자자, 제작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아시아 합작 프로젝트들의 증가도 눈에 띈다. 그간 PPP에 소개되었던 합작 프로젝트들이 대부분 유럽 및 미주 국가와의 합작에 주력한 것이었다면, 2008년 합작 프로젝트들은 다수가 아시아 국가들 간의 합작 프로젝트로 최근 영화계의 화두 및 추세로 정착된 아시아 합작 및 연대의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일본의 사부 감독이 한국 제작사 화인컷과 함께 하게 될 <구속된 기억>, 말레이시아의 대표적인 여성 감독 야스민 아흐마드가 일본 제작사와 함께 연출할 <물망초>, 대만의 기대주 호위딩 감독이 필리핀과 합작으로 만드는 <피노이 선데이> 등이 대표적인 프로젝트이며, 중국의 슈 하오룬 감독은 상해를 배경으로 한 신작 <흑백 사진>을 들고 프랑스 프로듀서와 함께 PPP에 참가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어려운 국면에 빠져있는 한국 영화계의 흐름을 반영하듯이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수의 한국 프로젝트들이 접수됐다. PPP 최초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인 오성윤 감독의 <잎싹-마당을 나온 암탉>과, <기담>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정범식 감독이 일본의 인기 작가 온다 리쿠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여 연출할 신작 <유지니아>, 단편 <내부순환선>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던 신인 조은희 감독이 2007년 아시아영화펀드(ACF) 개발비 지원을 받아 시나리오를 완성한 새 프로젝트 <꽈리> 등을 포함하여, 총 다섯 편의 한국 프로젝트가 선정, 한국 영화계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출에서 일가를 이룬 아시아의 거장 감독들이 재능 있는 신인 감독들을 위해 제작자로 발벗고 나선 프로젝트들 역시 올해 라인업에 다수 포진하고 있다. 본인의 신작 프로젝트로 PPP를 찾는 이창동 감독은 프랑스 페미스에서 수학한 신인 감독 우니 르콩트의 신작 <아주 새로운 인생>(가제)의 시나리오를 공동 집필한 것은 물론 재능 있는 감독을 지원하기 위한 제작자로까지 나서며 가장 바쁜 PPP일정을 소화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이미 프랑스의 유력 제작사 글로리아필름즈와 한국의 나우필름과의 합작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또한 중국 신인 감독들의 든든한 후원자로 여러 작품을 제작한 중국 제6세대 거장 지아 장커 감독은 칸영화제 시네파운데이션에 단편을 출품할 만큼 전도 유망한 신인 첸 타오의 장편 데뷔작 <오랜 낮잠>을 자신의 제작사인 익스트림픽쳐스를 통해 PPP에 소개한다.

아시안필름마켓 측은 "‘PPP 2008’ 공식 라인업은 기라성 같은 아시아 영화계 대표 감독들의 신작은 물론, 미래 아시아 영화의 지형도를 미리 그려볼 수 있게 하는 신인 감독들의 재능 넘치는 프로젝트까지 조화롭게 망라하며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작품들을 포괄하고 있다"며 "한국의 이창동·장률·최동훈, 대만의 장초치, 일본의 사부·이상일, 카자흐스탄의 마랏 사룰루, 중국의 장 위엔, 베트남 비엣 린 뉴엔 등 다양하고 화려한 개성을 지닌 감독들이 신작 프로젝트와 함께 ‘PPP 2008’을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PPP 2008’에 선정된 프로젝트들은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인 10월 3일부터 6일까지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전 세계의 영화산업 관계자들에게 선보이게 되며, PPP가 주선하는 개별 미팅을 통해 다양한 파이낸싱과 공동 제작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부산국제영화제의 PPP는 지난 1998년 제3회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중, 로테르담영화제의 프로젝트 마켓인 시네마트(Cinemart)를 모델로 출범해 올해로 11번째를 맞는다. PPP는 재능 있는 아시아 감독들의 신작 프로젝트를 세계의 영화산업 관계자들에게 소개하고 폭넓은 투자와 공동제작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아시아 영화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시작해 지난 10여 년간 아시아를 대표하는 유력 감독으로 성장한 많은 감독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지원해 왔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안필름마켓을 출범시킨 2006년부터는 아시아를 벗어나 보다 다양한 나라들의 신작 프로젝트들을 소개하고, 기존의 수준 높은 독립·예술영화 프로젝트와 더불어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프로젝트를 함께 선보이며 그 스펙트럼을 점차 넓혀오고 있다.

2008.8.19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