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 20~26일 개최… 개막작에 지아 장커 감독 <24 시티>

지난해 첫걸음을 뗀 아시아 신인의 디지털영화 중심의 경쟁 영화제 ‘시네마디지털서울 2008(CinDi 2008)’이 피서철과 방학기간을 고려해 작년보다 한달 늦은 8월 20~26일 7일간 CGV 압구정에서 열린다.

영화제 조직위는 28일 오전 광화문 씨네큐브 상영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회 영화제의 상영작을 발표했다.

“아시아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고 디지털 영화의 미래를 소개한다”라는 비전으로 올해 영화제 역시 경쟁부문과 초청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며, 작년 40편보다 훨씬 늘어난 18개국 총 71편의 다양한 디지털 영화를 선보인다.

올해 영화제의 가장 특징으로는 초청부문의 스펙트럼의 확대다. 지난해 하나의 부문이었던 초청부문이 올해에는 초청부문, 디지털 회고, 디지털 복원으로 세분화되었고 디지털 단편, CinDi 익스트림, 인스톨레이션의 세 부문이 신설됐다.

개막작으로는 <스틸 라이프>로 2006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중국의 거장 지아 장커 감독의 신작 <24 시티>가 상영된다. 이 영화는 중국 쓰촨성 청두(成都)에 있는 아파트의 이름이기도 한 ‘24 시티’라는 건물의 역사를 통해 중국의 근대와 중국 사회주의 인민에 대해 이야기한다.

3편 이하의 장편영화를 만든 아시아 신인감독의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경쟁부문’에는 올해 6편의 중국영화, 1편의 홍콩영화, 3편의 일본영화, 그리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에서 1편씩, 그리고 2편의 한국영화 등 15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지난해 감독상과 국제비평가상을 나란히 공동수상한 중국 위 광이 감독의 <살아남은 자의 송가>와 말레이시아 우 밍진 감독의 <터키블루 스카이>, 그리고 지난 2월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트로피컬 마닐라>라는 제목으로 소개된 다음 찬반양론에 휩싸인 이상우 감독의 새로운 버전 <트로피컬>, 인도 판카지 샤르마 감독의 3D 장편 애니메이션 <코끼리신 가네시> 등이 상영된다.

국제감독심사위원으로는 이스라엘 아모스 지타이 감독, 한국 홍상수 감독과 김우형 촬영감독, 재중동포 장률 감독, 중국 지아 장커 감독이, 국제비평가심사위원으로는 허문영 평론가, 뉴욕의 뮤지엄오브더무빙이미지(Museum of the Moving Image)의 편집 책임자 데니스 림, 프랑스 알랭 마송, 독일 저널리스트 크리스토프 테레히테, 중국 영화평론가 장 야쉬안가 선정됐다.

‘초청부문’에서는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 장률 감독의 신작 <중경>,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장편 <다치구이시 열전>의 직접적인 속편 격에 해당하는 단편 라이브액션 <여 입식사열전>,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중편 <참 작은 세계> 등과 일본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플래시애니메이션의 극장판이자 1인 제작 애니메이션 <비밀결사 매의 발톱단: 총통은 두 번 죽지 않는다>와 이란의 인형 애니메이션 <뱀어깨의 전설: 아지다학> 등 11편이 상영된다.

올해 신설된 ‘디지털 단편’ 부문은 남다정 감독의 <아이들은 잠시 외출했을 뿐이다>, 이종필 감독의 <불을 지펴라>, 소준문 감독의 <올드 랭 사인>, 이지상 감독의 <십우도 4 득우 - 두 모과> 등 2007년부터 현재까지 만들어진 단편 수작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특히 2007년 대통령 선거 개표일을 배경으로 한 김경만의 신작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CinDi 2008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디지털을 가장 멀리 밀고 나아간 새로운 디지털영화를 선보이는 ‘CinDi 익스트림’ 부문에서는 재작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인 <크레이지 스톤>과 봉준호 감독의 <괴물>의 ‘중국판’ 버전 감독으로도 내정된 닝 하오 감독의 <기적세계>,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애니메이션 <스캐너 다클리>에 참여했던 애니메이터 밥 새비스턴 감독의 로토스코핑 애니메이션 <그래스하퍼>, 김곡·김선 감독의 2부작 <임계밀도>와 <자살변주>가 상영된다.

‘인스톨레이션’ 부문에서는 지난해 CinDi 2007에서 <중국여인의 연대기>로 국제비평가상 특별언급과 젊은비평가상을 받은 왕 빙 감독의 신작이자 상영시간이 무려 840분인 <원유>가 국내외에서 설치 작업으로 주목을 모으고 있는 정희우 작가의 인스톨레이션 작품과 함께 소개된다.

심야상영인 ‘CinDi 올나잇’에서는 이례적으로 두 개의 프로그램이 두 개의 상영관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하나는 ‘로큰롤 파티’라는 이름으로 미니 콘서트가 열린 다음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다큐멘터리 <샤인 어 라이트>를 시작으로 가수 한대수에 관한 오마주, 부산 인디락 신에 관한 다큐멘터리, 그리고 고등학생들이 맹렬하게 촬영한 전설적인 얼터너티브 밴드 소닉 유스의 라이브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 다른 극장에서는 동시에 ‘크레이지 애니’라는 이름으로 가와지리 요시아키 감독의 <하이랜더: 복수의 전사>를 오프닝으로 퀘이 형제 감독의 ‘기기묘묘’한 컬렉션, 한국 단편 애니의 최전선, 그리고 당신이 본 적이 없는 이상한 애니메이션 <우리, 스트레인저>가 상영된다.

‘디지털 회고’ 부문에서는 디지털영화의 고전의 반열에 오른 포르투갈 페드로 코스타 감독의 <반다의 방>을 비롯 한국 송일곤 감독의 <꽃섬>, 심사위원이기도 한 이스라엘 아모스 지타이 감독의 <약속의 땅>, 캐나다 드니 코테 감독의 <방랑>과 미국 레흐 코왈스키 감독의 <낙원의 동쪽> 등 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또 ‘디지털 복원’에서는 한국영상자료원이 마틴 스콜세지가 설립한 세계영화재단(World Cinema Foundation)과 협업한 김기영 감독의 <하녀>(1960)가 선보이며, 상영 후에는 복원 작업에 관여한 전문가들과 함께 토론의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정성일 위원장은 "이제는 점점 더 많은 전문가들의 눈에도 필름과 디지털이라는 경계가 점점 섞이고 있다"면서 "필름으로 보이는 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니라 필름과 디지털이 어떤 프로세스의 차이를 통해서 자기 미학을 추구하고 있는가 쪽에 더 방점이 찍힐 것이다. 올해 초청된 모두 감독에게 '당신이 디지털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를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예매는 8월 4일부터 CGV 홈페이지와 맥스무비, 인터파크에서 할 수 있다. 자세한 상영일정은 영화제 홈페이지(www.cindi.or.kr)를 참조하면 된다.

2008.7.28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