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까지 39개국 202편 상영

'사랑, 환상, 모험'을 주제로 열리는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18일 오후 6시 부천 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개막식을 열고 열흘간의 판타스틱한 영화축제에 돌입했다.

흐리고 무더운 날씨 속에서 진행된 이날 개막식에는 김동호·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공동집행위원장, 강한섭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 폐막작 <싸이보그, 그녀>의 곽재용 감독과 이명세 감독, 영화배우 안성기·강수연·오광록·윤정희·남규리, 디자이너 앙드레 김, 피판레이디 유진 등 국내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또 NAFF2008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일본 호러 영화의 대가 시미즈 다카시 감독을 비롯 싱가포르 켈빈 통 감독 등 해외 영화인들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례적으로 민규동, 방은진 두 영화 감독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개막식은 신용구 작가의 영화제 축하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홍건표 조직위원장의 개막선언과 한상준 집행위원장의 개막인사와 심사위원단 소개, 피판레이디 유진의 무대인사, 문화집단 ‘들소리’의 축하공연, 그리고 개막작 소개에 이어 개막작인 아리 폴먼 감독의 이스라엘·프랑스·독일 합작영화 <바르시아와 왈츠를>가 상영됐다.

영화제 조직위원장인 홍건표 시장은 "피판은 한 여름밤의 환상과 감동, 설렘을 충분히 선사할 것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추억이 부천에서 아름답게 피어나길 기원한다"고 개막을 알렸다.

한상준 집행위원장은 "대도시는 아니지만 대도시와 근접한 위치해 있고 많은 뛰어난 인재를 배출한 스위스의 제네바와 캐나다의 토론토를 보면서 지난 1년 동안 부천이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면서 "2년 6개월 전 내가 부천영화제 업무를 처음 시작할 때 주위 사람들이 ‘부천은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왜냐면 넓은 바다도 없고 큰 호텔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고 했다. 하지만 내게 보이는 부천영화제는 다른 모습이었다. 수도권에서 가장 역사가 길고 규모가 큰 영화제다. 서울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영화제였다. 또 문화와 산업이 결합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조건을 가진 역동적인 영화제로 보였다. 이번에 새롭게 진행하는 장르영화 프로젝트 마켓인 NAFF를 통해 한국 장르영화 발전뿐만 아니라 아시아 장르영화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피판레이디로 관객과 함께하게 된 유진은 "많은 영화인들이 함께하는 자리여서 그런지 너무 떨려서 심장이 터질 것 같다"며 "부천영화제를 통해 소중하고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갔으면 한다. 부천영화제가 관객들의 마음속에 남을 수 있도록 피판레이디로서 역할도 충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이날 개막식에는 아리 폴먼 감독 대신 애니메이션을 맡은 요니 굿맨 감독이 참석했는데, 그는 "이 영화는 아리 폴먼 감독의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다. 즐겁게 봐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은 색다른 레드 카펫로 눈길을 끌었으나 국내 영화인들의 저조한 참여로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다소 실망감을 안겨줬다. 또한 시간을 제때 지키지 않은 관계자들로 인해 어수선한 가운데서 진행되기도 했으며, 행사 역시 너무 단조로웠다.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27일까지 복사골 문화센터, 부천 시민회관 대공연장, 부천시청 대강당, CGV 부천8, 프리머스 시네마 소풍 등 부천 일원에서 개최되며, 판타스틱 장르 마니아와 일반 관객들이 동시에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39개국 202편의 다양한 영화들이 선보인다.

특히 올해 국제영화제로서 보다 도약하고 아시아 장르영화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새롭게 시작하는 장르영화 제작 네트워크인 ‘아시아 판타스틱영화 제작네트워크(Network of Asian Fantastic Films, 이하 NAFF2008)’가 영화제 기간인 19~23일까지 5일간 고려호텔, 경기예술고등학교 등에서 진행된다.

이밖에도 무료 야외상영, PiFan 사진전시회, 장르별 콘서트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펼쳐진다.

2008.7.18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