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최시기 9월로 앞당겨…국제장편경쟁부문 도입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하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CHIFFS) 조직위원회가 6일 오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이덕화 운영위원장, 차승재 기획위원장, 지세연·기준영 프로그래머가 참석한 가운데 1차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영화제 일정과 프로그램 등을 발표했다.

올해는 지난해(10월25일~11월2일)보다 개최시기를 앞당겨 9월 3~11일로 변경하고, 조직도 배우 이덕화와 영화사 싸이더스FNH의 공동대표이자 한국영화제작가 협회장을 맡고 있는 차승재 대표가 각각 운영위원장과 기획위원장을 맡아 새롭게 구성됐다. 지난해 운영위원장이었던 김홍준 감독은 수석 프로그래머로서 프로그램 구성을 지휘한다.

프로그램의 방향은 ‘발견, 복원, 창조’라는 1회의 키워드를 이어가되 올해부터 미래의 고전을 찾는 국제장편경쟁부문을 신설해 그 영역을 넓히는데 힘을 쏟는다.

신설된 국제장편경쟁부문은 한국 프리미어(국내작품 제외)를 원칙으로 장르에 구분 없이 자유로운 경쟁을 펼쳐 대상(3천만원), 심사위원 특별상(5백만원), 올해의 발견상(3백만원), 관객상(2백만원) 등 4개 부분을 시상한다. 심사위원은 총 5인으로 구성되며, 현재 '디어 헌터'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한 마이클 치미노 감독과 이명세 감독이 확정된 상태다.

상영편수는 신설된 경쟁섹션과 함께 메인섹션(7개), 특별섹션(3개) 등 총 11개 섹션에서 40여 개국 170여 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섹션으로는 ‘칸 영화제 감독주간 40주년 특별전’. 칸 영화제 감독주간(Directors’ Fortnight, Cannes)과 공동으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 40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특별전에서는 1969년부터 2008년까지 감독주간을 통해 소개된 영화들 중에서 시대별 지역적 안배를 고려하여 선정된 30여 편에 이르는 주요 걸작들이 상영될 예정이다.

또한 매년 하나의 국가를 선정하여 그 나라의 영화 역사와 영화 산업의 변천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특별섹션에서는 지난해 호주에 이어 올해는 세계 영화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 영화사를 일람하는 특별전이 준비됐다. 개원 4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독일문화원과 함께 진행하는 이번 독일 영화사 특별전에서는 초기 걸작 무성영화에서부터 표현주의 시대의 작품들과 뉴 저먼 시네마시대의 작품들, 그리고 최근 독일영화의 경향을 보여주는 신작에 이르기까지 독일 영화사 전체를 한눈에 아우를 수 있는 주요 작품들이 상영된다.

이밖에 지난해 ‘한국영화 추억전 #7’에 이어 2008년에는 ‘한국영화 추억전 #8’을 통해 1950년대부터 1990년 대에 이르는 작품들 중 제작 년도 끝자리 숫자가 8인 영화들 중 선별해 소개한다. 한국영화를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인 특별섹션 ‘충무로 Now’는 한국 영화와 충무로의 미래를 책임질 오늘의 독립 단편 작품들과 최근 장편들을 소개한다.

한편 영화사 초기의 걸작들을 새롭게 해석해 영화음악을 ‘창조’하는 영역으로 ‘무성영화 음악가 공모전’도 사전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미래의 영화음악인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프로젝트는 정식 데뷔하지 않은 아마추어들을 대상으로 신인 영화음악가를 공개 모집, 3인(팀)을 선발해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될 단편 무성영화의 음악작업을 맡길 예정이다. 지난 4월 30일에 접수가 마감되었으며 <밤과 낮><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등을 작업한 홍상수 감독의 음악 파트너 정용진 음악감독, 뮤지션이자 한국 인디음악계의 최전선에서 활동해온 성기완 음악평론가, 그리고 <폴라로이드 작동법><모놀로그 #1> 등의 단편을 연출한 독립영화계의 스타 김종관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최종 결과물은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무성영화의 향연’ 섹션의 상영을 통해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사전 행사로는 지난해 ‘충무로 난장’ 행사를 더욱 확장해 6월부터 월별 사전 행사를 펼친다. ‘충무로 영화의 거리’ 에서 “Color Festival”, “Cheer up! Korea”, “Movie Costume Play” 등의 다양한 거리축제를 통해 영화제를 미리 만나게 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화제 기간 관객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축제 행사들이 마련될 계획이다.

차승재 기획위원장은 “올해는 특히 영화제 키워드인 “발견, 복원, 창조”의 영역을 넓혀 대중의 기억에 남을 미래의 고전을 찾고자 국제 장편 경쟁부문을 신설했으며 주요섹션들을 통해 국제 영화제로서의 위상을 높이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덕화 신임 운영위원장은 “10여 년 넘게 영화 출연도 안 한 사람이 영화제의 운영위원장을 할 수 있겠냐는 얘기가 있는데, 영화뿐 아니라 방송도 못했던 시기가 있었다. 1995~2001년에 TV, 영화 등 모든 미디어에 전혀 출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영화를 더 찍을 수 없었다. 그래도 아버지의 대를 이어 영화계에서 멀어진 적은 없다”고 말하고, “홍보가 미흡했다는 것과 영화 관계자들이 많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을 뺀다면 1회는 100점짜리 영화제”라며 “내가 맡은 일이 홍보와 동원인 것 같다. 대한민국에서 어떤 영화제에도 이렇게 많은 배우가 참여한 적은 없었다는 얘기가 나오도록 많은 배우들을 책임지고 모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결과가 좋아 다시 불러준다면 하겠지만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 “원래 이런 자리는 전문가가 해야되지만 옆에서 도와준다면 배우도 괜찮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차승재 기획위원장은 “이덕화 선배는 영화인 2세고 아버지부터 이어져 내려오며 충무로에서 반평생을 보냈다. 그래서 국내 영화산업의 원로들과의 관계도 끈끈하지만 나는 솔직히 말하면 충무로 선배들과의 관계가 활발하지 않아 영화제의 정체성을 살리기에는 지역적 상징성, 영화 정신 등의 부분에서 끌고 나갈 수 있는 선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8.5.06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