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박완서, 이용수 할머니, 중견배우 나문희 출연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인 10주년 기념 제작프로젝트 <텐 텐>에 소설가 박완서 씨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중견 배우 나문희가 출연해 관심을 끌고 있다.

<텐 텐>은 국내외 유명감독 6명(울리케 오팅거, 헬렌 리, 변영주, 임성민, 장희선, 이수연 감독)의 단편들을 모은 HD 옴니버스 영화.

박완서 작가는 이중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20세기를 기억하는 슬기롭고 지혜로운 방법>에 출연, 본인의 소설 이야기와 ‘젊은 창작가’(변영주 감독)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해 준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신문 연재소설을 즐겨 읽던 변영주 감독은 1976년 동아일보에 연재됐던 박완서씨의 '휘청거리는 오후'를 ‘20세기를 해석해주는 최고의 교과서’라고 생각하고 박완서씨를 인터뷰했다고 전한다. 그간 박완서 작가는 '살아있는 날의 시작'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서 있는 여자',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등을 통해 작가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여성문제를 조명해 왔다. 이번 영화를 통해 박완서씨가 기억하고 있는 지난 세기는 어떠했으며, 다가오는 세기는 어떤 모습일까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1992년 1월 8일, 일본 대사관에서 열린 첫 ‘수요시위’ 이래 16년을 빠짐없이 참가해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는데 앞장서 온 이용수 할머니도 변 감독의 다큐멘터리에 출연한다. 이 할머니는 변 감독의 다큐멘터리인 <낮은 목소리>(1995) 첫 번째 시리즈에 출연했던 할머니들 중 유일한 생존자이기도 하다. 올해 여든을 맞은 이 할머니는 수요시위 참여는 물론이거니와 반대세력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지만,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을 설립하기 위해 불철주야 활동 중이다.

그밖에 임성민 감독의 <드라이빙 미스 김옥분>에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 중인 중견 배우 나문희가 자가운전을 꿈꾸며, 할아버지의 온갖 구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운전을 배우는 귀엽고 애교스러운 김옥분 할머니 역으로 출연한다. 젊은 배우들 못지 않은 왕성한 활동으로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출연했다고.

10주년의 감동과 관객들의 환호가 어우러질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4월 10일부터 18일까지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열린다.

2008.3.25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