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다 30개국 141편(장편63편, 단편78편) 초청
- 남성감독의 여성주의 영화를 소개하는 '오픈 시네마' 신설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IWFFIS)가 오는 4월 10일부터 18일까지 9일간 열리는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개최된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1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아트센터 나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10회 영화제의 프로그램과 상영작을 확정, 발표했다.

‘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뜨거운 애정으로 자라온 그리고 아시아 여성영화 네트워크 중심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여성영화제를 중 하나로 성장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올해 10주년을 맞아 여성영화제 10년의 역사를 기억하고, 지난 10년의 성과를 관객들과 함께 축하하며, 10주년의 감동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는 축제의 장으로 펼쳐진다.

먼저 10주년을 맞아 30개국 141편(장편63편, 단편78편)에 달하는 역대 최다 상영작이 소개되며, 상영관도 3개관에서 5개관으로 증설된다. 또 관객들이 역대 가장 즐거운 영화제로 꼽을만한 다양한 행사도 펼쳐지며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해외 게스트들이 영화제를 찾을 예정이다.

올해 프로그램의 성향은 여성, 여성영화에 대한 시각을 확대, 확장했다는 것. 10주년을 기념하고 또 새롭게 다가오는 역사를 기약하며 세대, 성별 등 모든 경계를 넘어,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영역으로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범위를 넓혀나간다는 취지다.

이에 3개의 섹션을 신설했다. 여성영화제로서는 이례적으로 남성감독이 만든 여성주의적 영화를 소개하는 ‘오픈 시네마’(7개국, 6편) 섹션은 남성감독의 여성주의 영화까지 그 범위를 확대하고, 여성의 몸을 기존의 영역이 아닌 다른 범주나 위치로 전환시키고 여성에게 강제했던 신자유주의적 가부장제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이를 비판하는 영화들을 상영하는 ‘몸의 정치학’(8개국 11편) 섹션은 ‘여성의 몸’이라는 또 다른 전쟁터로 시선을 확장하며, ‘판타스틱 여성영화 : 위반과 유혹의 공간’(9개국 9편) 섹션은 판타지라는 대중 장르를 중심으로 여성의 도발적인 상상력, 그 가능성에 주목한다.

개막작품도 기존 영화가 아닌 10주년 맞아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직접 제작한 HD 옴니버스 프로젝트 <텐 텐(Ten Ten)>(사진)을 상영한다. 서울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이 영화는 ‘서울과 여성’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유명 여성감독 6명의 단편으로 구성된 작품으로 2편의 다큐멘터리(울리케 오팅거 감독, 변영주 감독 작품)와 4편의 극영화(헬렌 리 감독, 이수연 감독, 장희선 감독, 임성민 감독 작품)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함께 세계 여성영화의 최신 경향을 소개하는 ‘새로운 물결’(19개국 30편), 이분법적 성담론에서 자유로운 도발적인 섹션 ‘퀴어 레인보우’(10개국, 16편), 십대여성들의 진지하고 유쾌한 섹션 ‘걸즈 온 필름’(8개국, 20편), 아시아 여성영화의 인큐베이터 ‘아시아 단편경선’(5개국, 19편) 등 고정 섹션과 중국 여성감독인 펑 샤오리엔의 ‘감독특별전’(5편), 그리고 10주년 기념 프로그램으로 ‘다시 보고싶은 영화’를 앵콜 상영하는 ‘커튼콜’(9개국 11편)과 임순례 감독의 데뷔작 <우중산책>, 변영주 감독의 기념비적인 작품 <낮은 목소리2> 등 한국 여성영화 10년을 대표하는 작품들로 구성된 ‘9707 한국여성영화’(11편) 등 총 10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또한 지난해 다큐멘터리 옥랑문화상 수상작인 ‘3XFTM’(감독 김일란, 제작 성적소수문화환경을위한모임 연분홍치마)과 이주여성 강원도 횡성에서 진행된 영화제작워크숍의 결과물이 특별 상영된다.

부대행사로는 10주년 기념 국제학술회의인 국내외 세계적인 여성학자들이 참여하는 ‘여성영화의 새로운 지도그리기’와 ‘세계를 재생산하는 여성의 몸을 둘러싼 생체 정치학’이 14~15일 이틀에 걸쳐 열린다. 또 감독특별전의 주인공인 펑 샤오리엔 감독과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의 마스터클래스와 2007년 체코 최고의 다큐멘터리 <마르첼라>의 헬레나 트르제시티코바, 미국 대표적인 여성영화 배급사 WMM의 총감독 데브라 짐머만과 독일 페미니스트 여성감독 헬마 산더스-브람스의 쾌girl-女담, 그리고 '저항의 형상들'의 저자 테레사 드 로레티스 특강도 열린다.

그밖에 다양한 예술과 신선한 이벤트가 조화로운 ‘만남의 공간’부터, 락의 열정과 호흡하는 ‘락앤락’, 여성 싱어송 라이터들의 무드있는 릴레이 공연 ‘어쿠스틱 릴레이’, 퀴어 커뮤니티와 어우러지는 열정적인 ‘퀴어 나잇’ 파티 등 영화제 기간 동안 관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을 신나는 이벤트들이 계속된다. 이와 더불어 관객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축제에 참여할 수 있도록 관객서비스도 보강했다. 관객카페는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서비스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고, 자녀 동반 관객의 편의를 보장하기 위해 놀이방의 운영 시간을 연장했다. 특히 올해는 청각장애우들의 영화 관람을 위해 골도기기 대여 서비스를 추가했다.

한편 올해 영화제는 진취적인 활동으로 한국 영화계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한국 여성감독에게 수여하는 ‘박남옥 영화상’(한국 최초의 여성감독)의 신설, 첫 수상자로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든 임순례 감독을 선정했다.

영화제 측은 "올해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빛나는 장편영화들이 많이 포진되어, 재기발랄한 에너지의 단편영화들과 수준 높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다큐멘터리, 드라마, 코미디, 스릴러, SF, 공포, 애니메이션까지 특색있는 작품들이 폭넓게 분포되어 관객들에게 여성영화의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는 묘미를 선사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예매는 3월 24일부터 시작하며 영화제 홈페이지(www.wffis.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개막식은 10일 오후 6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에서 진행된다.

2008.3.11 / 코리아필름 김철연 기자